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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혜원 Sep 17. 2015

돈 되는 개인정보, 공짜 점심은 없다

경품 응모했더니 스팸 폭탄, 왜?

‘소셜 로그인’이라는 기능이 있다. 새로운 웹사이트나 앱에 가입할 때 기존에 있는 네이버나 페이스북 아이디로 로그인을 할 수 있는 기능이다. 가입할 때마다 개인정보를 다시 입력할 필요가 없으니 여간 편리한 게 아니어서 자주 애용해 왔다.


최근 한 스타트업 앱 개발사를 취재하던 중 소셜 로그인이 온전히 소비자들만을 위한 기능은 아니라는 이야길 듣게 됐다. A사의 앱에 가입하기 위해 페이스북 아이디로 소셜 로그인을 했다고 가정해 보자. 이럴 경우 사용자의 페이스북에 공개된 프로필을 A사가 수집한다는 문구가 뜬다. 승인만 하면 로그인 완료다. 페이스북 프로필은 대수롭게 넘길 정보가 아니다. 생년월일, 학력, 거주지, 관심사 등 개인에 관한 정보들의 총집합체다. 앱 개발사 대표는 “해당 정보들을 기반으로 무궁무진한 마케팅을 진행할 수 있다”고 귀띔했다.


페이스북에서 유행하고 있는 운세보기, 이름 풀이, 심리테스트 사이트도 매한가지다. 사용자들은 가벼운 내용의 심리테스트를 즐기고 그 결과물을 자신의 페이지에 공유하는 경우가 많다. 이 과정에서 심리테스트를 만든 업체들은 사용자의 페이스북에 공개된 개인정보를 자연스럽게 수집할 수 있게 된다.


경품 이벤트도 그렇다. 이벤트에 응모하면 당첨 사실을 알리기 위해서라며 휴대전화번호나 이메일 주소를 요구한다. 이때 자세히 읽어보면 ‘제3자 마케팅 활용에 동의한다’(선택)는 조항도 들어있다. 무심히 이 항목에 체크를 하면 얼마 지나지 않아 스팸전화에 시달리게 된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이런 속사정을 몰랐던 터라 스팸전화를 건 상담원에게 내 전화번호를 어찌 알았느냐고 따져 물었다. 상담원은 “당신이 경품 이벤트에 참여하면서 마케팅 활용에 동의를 했기에 전화를 걸었다”고 했다. 실제로 내가 응모한 경품 이벤트였다.


개인정보가 돈이 되는 세상이다. 미국 경제학자 밀턴 프리드먼의 해묵은 명언을 빌려오자면 “세상에 공짜 점심은 없다”. 기억하라, 당신이 얻은 작은 편리함이나 약소한 경품은 개인정보를 넘겨준 대가라는 사실을.


중기이코노미에 2015년 8월 21일 자로 보도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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