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별을 넘어 연대와 공감을 위한 마인드셋
강이나 개울의 물이 얼마나 오염되었는지 알아보는 여러가지 방법 중에
그 물 속에 살고 있는 물고기 종류가 무엇인지를 확인해보는 방법이 있다.
1급 수질은 맑고 투명해서 물속 모래알까지 세어볼 수 있다고 한다.
2급 수질에서는 목욕이 가능하고 비교적 냄새가 나지 않는 물이라고 한다.
3급 수질은 황갈색의 탁한 물로서, 비교적 수질 오염을 잘 견디는 붕어나 잉어가 산다고 한다.
4급 수질은 먹물처럼 새까맣고 냄새가 고약해서 물고기는 살 수 없고, 유충이나 지렁이류가 서식한다.
그런데 만약,
한국 사회와 우리의 모습을
수질과 물고기로 비유해 본다면 어떤 결과가 나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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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지표, IT강국, 역사적으로 전무했던 한류 열풍 등을 떠올리면
우리 사회는 살기 좋고, 살고 싶은 곳일 거라는 낭만적 생각이 든다.
그런데 그러한 겉모습의 스펙과는 다르게,
낮은 출산율과 높은 자살률이 보여주는 통계치,
헬조선, N포 세대와 같은 자조 섞인 말들은
우리 사회가 겉과 속의 불균형, 불일치가 심각한 수준이며
겉모습의 번지르르함과 달리 이면은 공허함이 가득하다는 걸 보여준다.
우리 사회를 수질에 비유하자면, 3등급 혹은 더 심각한 수준이다.
또 이 사회를 사는 우리들의 마음 건강이, 정신적 스트레스와 이로 인한 건강 문제,
불행의 악순환이 곳곳에서 더 심각하게 번져가는 듯한 인상을 준다.
그렇다면 나와 우리는 몇 등급의 물고기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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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교양있고, 도덕적이며, 평균 이상의 지능 또는 학력을 가졌다고 생각하는 사람들…
부조리한 사회를 용납하고 적당히 적응하고 살아갈 수 있는 사람들이라면,
우리 사회 3등급 수질을 버틸 수 있는 물고기에 비유할 수 있지 않을까.
그렇다면 반대로, 아주 특수하게…
맑은 환경에서 살아갈 수 있는 1급수 물고기,
예민하고 희귀한 어쩌면 그래서 더 가치 있는 1급수 물고기는 누가 해당할까.
조심스러운 이야기이지만, 전개한 맥락에서 본다면…
어쩌면 우리가 편견의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는 사람들,
특히 특수 장애나 정신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분들을 조금 다른 시선에서 이야기 해보고 싶다.
우리 주변에는 정신적으로 어려움과 힘듦을 호소하는 분들이 있다.
그들을 아끼는 가족과 가까운 지인들은 답답하고 안쓰러운 마음 때문에,
도대체 뭐 때문에 그래?
왜 혼자 예민하게 굴어?
그렇게 나약한 소리는 그만해! …
라며 분통 터져한다.
어렵게 꺼내놓은 그들의 깊은 우울과 불안, 어려운 마음들은
공감받지 못하고
도리어 상처 받고 더 깊게 곪는다.
진단적으로 볼 때,
이상심리학(abnormal psychology)에서는
이상 행동(abnormal behavior), 장애(disoder), 특수한(uncommon) 사람들로 분류되는 사람들…
나는 어쩌면 그들이, 우리 사회의 1급수 물고기에 비유할 수 있는 존재가 아닐까…하는 생각을 해본다.
그러한 관점에서
1급수 물고기의 아픔은,
오염된 세상 속에서 적당히 부조리함과 불의를 외면하지 못하고,
그러기엔 너무나 양심적인, 진지하게 고민했던 흔적이 아니었을까….
나의 생각은,
마음의 병으로 고통 속에 있는 분들,
발달 장애 또는 남다른 특수성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들에 대해
우리가 편견이나 선입견의 시각을 가지기 보다,
우리 사회가 좀더 투명해져야 할 것을 촉구하는 존재들이라는 관점으로
생각의 전환이 필요하지 않을까 한다.
그것이 공감하며 연대하는 사회
우리 자신과 사회를 정화시켜 나가는 노력
작은 변화의 씨앗일 수 있겠다는 생각도 해본다.
코로나 이후,
외적 조건이 우리의 행복을 보장해주지 않는 현실을 더욱 실감하면서…
온전한 치유를 위한 공동의 노력이 무엇일까를 고민해보며,
아마도 그것은 서로가 서로의 아픔을 보듬고 공감하려는 노력, 태도,
그러한 마인드셋이 우리의 상식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