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만의 특별함을 고민하자
항상 이 맘때면 매주 축제의 연속이다.
시민들의 입장에서 축제가 반가운 문화의 향유일 수도 있지만, 아무리 좋은 음악이라도 때로는 소음이 되기 마련이고, 좋은 것들도 너무 자주 경험하게 되면 식상하게 된다.
지역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문화예술 프로그램과 축제들이 조금은 더 효율적이고 제대로 정체성을 가질 수 있도록 관리될 필요가 있다.
최근 몇몇 시민단체와 문화활동가들을 주축으로 이 부분에서도 다양한 시도가 있다는 것은 참 반가운 일이다.
여기서도 현시대의 키워드인 '소통'‘공유''공존'이 동일하게 적용될 수 있다.
필자가 올해로 14년 째 진행하고 있는 김해뮤직페스티벌 '연어'의 경우 지난해부터 인큐베이팅축제시스템을 시도해보고 있다. 대단한 시스템은 아니지만 발전적으로 갈 수 있는 프로젝트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인큐베이팅축제시스템이란, 어느 정도 안정된 플랫폼을 가지고 있는 축제의 빈 시간과 무대의 유휴공간을 내실있는 다른 프로그램에게 배려하여 기회를 제공하고, 마니아층이 형성되면 또 하나의 프로그램으로 분리해 가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무대에서 바로 비교되기 때문에 서로간 더 경쟁력있는 축제로 만들 고민을 할 수 밖에 없게 된다. 이 프로젝트를 통하여 축제에서 프로그램의 질을 높이고, 제대로 된 차별화를 가져갈 수 있다고 생각하여 시도해 보고 있다.
이 프로젝트를 시작으로 올해 같은 기간에 겹쳐있는 독서대전, 아시아문화축제, 문화공존페스티벌, 평생학습축제를 하나의 플랫폼으로 내세워 시민들이 다양하게 경험할 수 있도록 축제 속의 축제로 만들어 보고자 한다.
김해가 문화도시로 가기에 앞서 조금 더 세밀한 부분을 살려야 할 것이 바로 이 부분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오래전부터 제안해 온 '김해문화캘린더'사업이 그 한 부분이다. 시민들의 가장 많은 의견은 홍보가 잘되지 않기 때문에 제대로 된 홍보플랫폼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김해는 아직 축제조직위원회가 제대로 구성·가동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여러가지 프로그램의 지역적 안배나 기간 안배가 잘 되지 않아 행사의 병목현상이 올 때가 많다. 이러한 부분을 인식하여 몇몇 프로그램들이 장유, 진영, 한림, 진례, 불암 등 외곽지역에서 특색을 만들어 진행해 보려는 노력을 하고 있는 것은 매우 반가운 일이다.
김해문화캘린더는 김해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하나의 플랫폼에서 관리까지는 아니더라도 정보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하여, 해당 프로그램을 기획·운영하는 이들이 지역, 시간, 공간 등을 잘 배분할 수 있도록 돕는 시스템이다.
김해가 이제 문화도시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준비하고 있고, 10월에는 경남음악창작소도 개소를 앞두고 있다.
소잃고 외양간 고치는 식의 일들이 지금까지 많이 있었다. 더 이상 그렇게 하지 않아도 되는 방법이 바로 행정과 문화단체 간의 '소통'이다. 보다 편하게, 보다 건강하게 소통할 수 있는 다양한 창구들이 열려진다면 시민의식도 우리의 삶도 진일보할 것이라 믿는다.
2019년 가을, 다시한번 축제로 물들 김해!
시민들의 문화 향유를 위한 고민과 열정이 묻어나는 프로그램과 이야기가 더욱 풍성해져 제대로 김해스타일이 만들어지기를 희망한다.
2019.9.17.김해뉴스에 게재한 칼럼입니다
http://m.gimhae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298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