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노트#25 한 도시에서, 스무 해가 돌아왔다

내 20대를 지켜준, 소중한 사람들

by 원지윤

# 감사한 / 일

결혼식에서 모두를 만난 건 아니었다. 수원이라는 하루 안에서, 결혼식 전에 수원에 사는 20년지기를 만나고, 선배의 결혼식을 다녀오고, 식이 끝난 뒤엔 수원에 사는 대학 후배를 만났다. 내 20대의 서로 다른 페이지들이 한 도시에서 순서대로 펼쳐지는 느낌이었다. 어제의 동선이 나를 끌고 가준 것 같아서, 하루가 통째로 감사했다.


# 감사한 / 말

“오랜만에 보니까 좋네용.” 그 말이 귀엽고도 정확했다. 우리는 오랜만이면 늘 어색할까 봐 먼저 몸을 사리는데, 그 한 문장이 분위기를 단번에 풀어줬다. 이유를 길게 설명하지 않아도, 그냥 만나서 좋다고 말해주는 사람들 덕분에 재회는 ‘서먹함’이 아니라 ‘회복’이 된다.


# 감사한 / 사람

세 사람이 다 고마웠다. 재수할 때 만나 어느새 20년지기는 여전히 편하게 웃게 해주는 사람이었고, 내가 가장 힘들던 시절을 거의 동거동락하며 함께한 대학 후배는 지금도 나를 현실로 붙잡아주는 사람이었다. 그리고 나를 딸이라 부르는 대학 선배는, 내 삶에 어른 한 명이 생긴 것 같은 든든함을 남겨준 사람이다. 서로 다른 방식으로 내 시간을 지켜준 사람들이 한 날에 이어져 있어서, 마음이 한참 따뜻했다.

금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