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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페르세우스 Jul 24. 2024

사법 불신이 낳은 이 시대의 괴물, 사이버렉카


안녕하세요, 자녀교육에 진심인 쌍둥이아빠 양원주입니다.


저는 사적 제재에 대해서 그리 부정적이지 않은 사람 중 한 명이었습니다. 함무라비 법전처럼 '눈에는 눈, 이에는 이'라는 원초적인 해결 방법이 사회질서를 유지하는데 훨씬 도움이 된다고 믿기 때문이죠. 굳이 고르라면 성선설보다는 성악설에 무게를 더 두고 있기도 합니다. 


물론 현실에서 실천할 수 있는 경우는 많지 않습니다. 법적인 처벌을 받기 때문이죠. 그런 이유에서인지 언젠가부터 사적 제재를 주제로 한 콘텐츠들이 어마어마한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현실에서는 절대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고 그리고 법적으로 문제가 된다는 사실을 알고 있음에도 이 드라마들은 시청자들의 열광적인 호응을 얻었죠.  




실제로 국민들이 왜 이런 콘텐츠에 열광하게 되었는지를 이해하려면 한 통계만 참고해도 충분히 가능합니다. 바로 국민참여재판에 대한 통계인데요. 이 자료에 따르면 배심원단이 가진 양형 판단에 법원의 판결이 미치지 못하는 경우가 전체의 1/3에 달합니다. 죄가 많아도 검사가 구형하는 형량보다 더 높게 판결하지 않는 관례도 있을뿐더러 양형기준도 우리의 국민 정서에 훨씬 떨어지는 경우도 많고 특히 법관들 중에도 납득하기 힘든 가치관을 가지는 경우도 있어서겠죠. 


결국 이러한 이유로 솜방망이 처벌을 받는 경우들이 계속 생기다 보니 국민들의 불만은 누적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특히 성범죄, 아동범죄, 경제범죄, 음주운전과 같은 분야들이 더욱 그렇습니다.





이번에 언급되는 사이버렉카라는 희한한 신조어 또한 이런 대중들의 목마름에 부응하기 위해 만들어진 존재라고 과언이 아닙니다. 기존의 법체계가 해주지 못하는 정의 구현을 그들이 앞장서서 해주니 얼마나 시원하게 느껴졌겠습니까.


대중들의 지지 그리고 후원금들은 사이버렉카들에게 더욱 자기 고양감을 심어줬겠죠. 그러다가 언젠가부터 자신들이 사회정의인 양 무서운 존재가 없다고 느껴지기 시작했을 겁니다. 초심을 잃고 말이죠. 결국 그들끼리의 알력으로 인해 유튜버 쯔양과 관련된 추악한 사건까지 드러나게 되고 말았다고 생각합니다.




그들에게 대단한 사명감이나 책임감을 요구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딱히 그런 사람들처럼 보이지도 않으니까요. 그렇지만 최소한의 상도의나 양심 정도는 지키려는 노력 정도는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그 또한 지나친 욕심이었던 모양입니다.


이 사태로 구제역이라는 유튜버는 구속영장이 청구되어 있으며 조사를 받고 있고 여러 민감한 사건들에 깊숙이 관여해 구독자가 백만을 넘겼던 유튜버 카라큘라는 은퇴까지 선언했습니다.




사적 제재는 결코 옳지 않다는 사실에 대해서까지 부정하고 싶은 마음은 없습니다. 혐오 비즈니스라는 비판도 맞고 이들의 폐해가 크기에 강제적으로 없애는 방법도 고려해야 한다는 주장 또한 충분히 존중합니다. 밀양 성폭행 가해자 폭로 사건에서도 알 수 있듯 이런 행위가 피해자와 사전에 협의되지 않았던 경우도 있고 잘못된 사람을 지목하는 일도 있어서 억울한 피해가 발생하기도 했었으니까요.


한편으로는 그전에 왜 이런 사람들이 생겼으며 왜 사람들이 반응하는지도 되돌아봤으면 좋겠습니다. 더불어 사적 제재에 열광하는 사람들을 비난하기 이전에 이를 통해서 대리만족을 느낄 수밖에 없게 만든 이 사회 지도층 또한 반성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애초에 제대로 된 조사와 처벌이 있었다면 이런 따로 정의 구현을 하겠다고 나서는 사람들도 필요 없을 테니까요. 


법이 만들어진 생기게 된 취지에 맞게 있는 사람을 지켜주기보다는 약한 사람의 눈물을 닦아주는 역할을 해줄 수 있기를 바랍니다.


한 줄 요약 : 진정한 의미는 법치주의란 과연 존재하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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