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자녀교육에 진심인 쌍둥이아빠 양원주입니다.
6월부터 방송을 해서 성황리에 마친 SBS <더매직스타>는 한국을 비롯한 전 세계 마술사 42명이 모여 경연을 펼친 최초의 마술 서바이벌 게임이었습니다.
그들이 보여준 마술은 단순한 기교의 영역이 아닌 수학과 과학적인 지식은 물론 음악과 미술이 접목된 종합예술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습니다. TOP7이 정해지고 최종 우승자까지 결정된 뒤 방송은 성황리에 막을 내렸습니다.
그 여운이 남아있는 사람들을 위해 주최 측에서는 전국 투어 콘서트를 개최하기로 했죠.
콘서트 일정이 잡혔다는 사실을 알자마자 저는 부리나케 예매를 하러 사이트에 접속했습니다. 안타깝게도 앞자리는 모두 자리가 찼더군요. 결국 적당한 자리를 찾아서 예매를 마쳤습니다. 물론 가족들 모두 공연을 보러 가자는 데에는 전혀 이견이 없었기 때문이죠. 8월 2일 금요일 19시 30분 공연이었는데 첫 번째 마술 콘서트였다는 점도 의미가 있었죠.
대망의 공연 날이 밝았습니다. 서로 일정을 공연에 맞춰서 조정을 하기까지 했습니다. 나름대로 부지런히 움직였지만 식사도 늦어지고 지하철도 늦어져서 빠듯하게 올림픽공원 역에 도착했습니다.
빠른 걸음으로 올림픽공원 안에 있는 올림픽홀까지 달려갔죠. 저녁이 되어서도 몹시 더운 날씨였지만 공연을 보러 가겠다는 열정만큼 뜨겁지 못했습니다. 특히 제가 그 어느 때보다도 의지가 강했죠. 공연장 입구에 10분 전에 도착한 뒤 매표소에서 티켓을 받고 나니 마음이 한결 편해졌습니다.
공연 시작 시간이 거의 다 되어가고 있었기에 주변을 둘러보며 기념사진을 찍을 수 있는 여유는 없었습니다. 얼른 들어가서 자리를 찾아서 착석했습니다. 진행요원들이 많아서 자리를 찾는 데는 그리 어렵지 않더군요. 아이들이 앞사람에게 가리지 않는 위치를 정했는데 괜찮은 편이었습니다.
올림픽홀 안은 생각보다 넓었습니다. 천 명 넘게 수용할 수 있는 규모였고 아이들을 데리고 온 부모님들도 많이 보이더군요. 저희도 둥이들을 데리고 오기는 했지만 이 공연을 오게 된 이유는 전적으로 제 의지가 컸습니다.
개인적으로 이번 더매직스타 시즌 1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박준우 마술사의 열렬한 팬이기 때문입니다. 하도 유튜브로도 마술 영상을 찾아봐서 음악은 물론 동작까지 모두 기억할 지경이었고 가족들마저 이제 그만 좀 봐라고 할 정도였으니까요.
공연은 일루셔니스트 이은결 씨가 사회를 봤는데 그의 뛰어난 능력이 돋보였습니다. 그가 이제 한국 마술계에서는 대체 불가능한 인물이 되었다는 사실을 깨닫게 해 줬죠. 원래 예정되었던 두 시간을 훌쩍 넘겨서 두 시간 반 동안의 공연 동안 다양한 감정을 느꼈습니다.
감동, 설렘, 긴장, 기쁨, 두려움이었죠.
이 중에서 두려움은 제가 좋아하는 마술사들이 공연을 하는 동안 실수를 할까 봐 느끼는 감정이었습니다. 돈을 내고 들어온 공연이기에 완벽한 퍼포먼스를 원함이 맞지만 그렇지도 않더군요. 그동안 얼마나 빡빡한 일정의 강행군을 해왔는지 알고 있기에 소소한 실수들이 보일 때도 좀 더 너그럽게 보게 되었습니다.
물론 전체적인 공연 내용을 평가했을 때는 전혀 모자란다고 느껴지지는 않았죠. 사람들이 마술이 아닌 마법이라고 할 법한 도저히 상상이 가지 않는 액트들을 보면서 입을 다물지 못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커튼콜을 할 때는 손과 팔이 아플 정도로 박수를 치느라 여념이 없었죠.
공연을 마친 뒤에도 깊었던 여운이 가시지 않아서 곧바로 자리를 뜨지 못했습니다. 그러다가 평소에 안 하던 돌발행동도 하게 되었죠. MD 숍에 있는 굿즈를 구경하다가 티셔츠를 하나 사게 된 것입니다. 아이들도 놀라더군요. 쓸데없는 돈을 잘 안 쓰는 합리적 소비자를 자처해 왔던 아빠가 이런 티셔츠에 돈을 썼으니 말이죠.
뭔가 이 멋진 공연을 추억할 수 있는 물건이 하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티셔츠가 무난하겠다 싶었죠. 디자인이 일단 제 마음에 쏙 들기도 했습니다.
정말 멋지고 훌륭한 공연을 보여준 마술사들을 현장에서 직접 만날 수 있었다는 점도 좋았지만 아이들과 소중한 추억을 하나 더 만들 수 있었던 점에서 참 의미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더매직스타> 콘서트가 남은 기간 동안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으며 성황리에 막을 내릴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