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일요일이자 휴무일이었습니다. 뭘 하면 좋을까 고민을 하다가 <인사이드 아웃 2> 이후 두 달 만에 가족이 다 함께 극장에 가기로 결정했습니다. 바로 <베테랑 2>였는데요
2015년 첫 번째 시리즈로 1,341만 명의 관객을 모은 뒤 9년 만에 나온 다음 시리즈여서 저도 관심이 많이 갔습니다. 1편을 정말 재미있게 봤었거든요. 오랜 세월을 기다렸음에도 관객들의 관심은 단연 추석에 개봉한 작품들 중에서 으뜸이기도 했습니다.
이 작품은 배우 류승범 씨의 형이기도 한 류승완 감독이 1편에 이어서 메가폰을 잡았다고 합니다. 무명의 시기를 극복하고 2010년 이후부터는 충무로에서는 이제 완벽한 블루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25년 동안 활동을 하면서 4천만 관객의 선택을 받은 감독이니까요. 그럼에도 속편을 제작하는 부담감은 언제나 클 수밖에 없습니다.
'1탄을 뛰어넘는 2탄은 없다', '형만 한 아우 없다'라는 말은 영화계의 정설이니까요.
이번에는 조금 독특하게 영화를 보고 난 뒤 느꼈던 몇 가지 아쉬움부터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첫 번째는 생각보다 잔인한 장면이 많았다는 점입니다.
전작인 베테랑 1도 15세 관람가였지만 이번 2는 연쇄살인이 주제였기에 잔인한 장면들은 어쩔 수 없이 나오겠죠. 다 필요한 장면이어서 넣었겠지만 제가 봐도 충격적인 장면들이 몇 가지 있었습니다. 아이들과 함께 보러 갔기에 19세 이상이 봐도 부담스러울 법한 15세 관람가였습니다.
두 번째는 러닝타임에 대한 압박 때문인지 중간중간에 스토리라인이 잘렸던 부분이 보였다는 점입니다.
서도철(황정민 역) 형사의 자녀와 관련된 사건에 대한 부분이라든지 극 중 악역이 그렇게 될 수밖에 없는 이유 등이 뭔가 매끄럽게 설명되지 않는 듯한 느낌이었죠. "응? 뭐지? "라는 생각이 드는 부분들이 보였습니다. 듬성듬성 뭔가 빠진 듯한 느낌이 들었지만 관객의 상상력에 맡기는 경우도 있기에 그러려니 싶었지만 마지막에 그 이유를 조금은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세 번째는 여전히 스크린 독과점은 놀라울 정도로 심각했습니다.
저희 가족이 들어가서 봤던 상영관은 120명 자리 중에 60명도 차있지 않았더군요. 그런데 오늘 기사를 보니 200만 관객이 넘었다고 나왔습니다. 다양성의 차원을 배려해준다는 점에서 고민해볼 문제입니다.
그럼에도 베테랑 2는
액션에서만큼은 정말 충격과 경탄 그 자체였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사람들이 열광하는 범죄도시 시리즈의 마동석의 한 방에 모든 걸 통쾌하게 날려버리는 액션과는 결이 완전히 달랐죠. 아마 영화 <짝패>에서 직접 출연해서 액션까지 소화한 적이 있는 류승완 감독의 철학과 실력이 녹아있지 않나 생각이 듭니다.
작품 속에서는 사적 복수나 인터넷 레커에 대해서도 다루고 있기에 충분히 생각해 봄직한 내용들이 담겨있죠.
영화 <짝패>
그래서 보라는 거냐 말라는 거냐라고 물으시는 분들이 계시리라 생각이 됩니다.
답은 당연히 "보셔도 됩니다"입니다.
사람마다 취향이 다르기에 보고 나오면서 불만이 생길지언정 돈이 아깝다고 생각이 드는 영화는 절대 아니니까요. 마지막으로 베테랑 2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를 드릴 수는 없지만 한 가지 꼭 기억하셔야 할 부분은 있습니다.
영화가 끝나더라도 엔딩 크레디트가 끝까지 올라올 때까지는 꼭 앉아있으시기를 바랍니다.
한 줄 요약 : 이 영화의 성적이 형을 뛰어넘을지는 모르겠지만 재미만큼은 동생도 제법 만만찮았던 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