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생 시리즈 13탄
안녕하세요, 자녀교육에 진심인 쌍둥이아빠 양원주입니다.
저출생시리즈 13번째 이야기입니다. 다음 편이 진짜 마지막입니다.
최근 흥미로운 신조어를 하나 접했습니다. 바로 '환경비출산'인데요.
기후변화를 비롯해 환경오염(미세먼지 등) 같은 문제 때문에 아이를 낳고 싶은 생각이 없어졌다며 출산을 포기하는 경우를 이르는 씁쓸한 말입니다. 평생 더러운 공기를 마시며 자연재해를 걱정하고 살아야 현실로 인해 생긴 가치관입니다.
글로벌 컨설팅그룹 '글로브스캔'이 전 세계 31개국, 2만 9,293명을 대상으로 2022년 6월과 7월 설문조사를 진행한 적이 있습니다. 그 결과 응답자의 40%가 '기후변화로 아이를 낳는 것이 꺼려진다'라고 답했습니다. 이렇게 답한 비율은 20대(44%)와 30대(39%)처럼 젊은 세대에서 더욱 두드러졌죠.
더 놀라운 사실은 따로 있습니다. 우리나라가 '기후변화로 아이 낳기 꺼려진다'라는 질문에 대해 '매우 그렇다' 혹은 '그렇다'라고 답한 비율이 59%로 31개국 중 두 번째로 높았다는 점 때문입니다. 생각보다 출산을 원하지 않는 이유 중에서 이런 요인도 꽤 많은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공식적으로 확인하는 데이터인 셈이죠.
'기후 우울증'이라는 표현도 환경비출산과 맥을 함께 합니다. 이 말은 2017년 미국 심리학회(APA)가 정의한 우울장애의 일종으로 기후 위기 상황으로 인해 느끼는 두려움, 불안함 등의 부정적인 감정을 말합니다. 이미 전 세계 청년들에게 일어나고 있는 현상이죠.
2022년 9월 영국 배스대학교를 비롯한 6개 대학이 10개국의 만 16~25세 청년 1만 명을 공동 설문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60% 가까이가 기후변화를 극도로 걱정한다고 답했습니다. 45% 이상은 기후변화에 대한 불안이 일상생활에 영향을 미친다고 응답했고 56%는 ‘인류가 망했다’고 여긴다고 답을 해서 충격을 줬죠.
이 조사대상에서 한국은 빠져있지만 아마 큰 차이가 있지는 않으리라 생각됩니다. 이런 심리적인 문제들은 결코 가볍게 넘길만한 문제는 아닙니다. 이런 위기의식이나 우울감이 연애, 결혼, 출산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을 강화하는 역할을 할 테니까요.
결국 많은 나라들이 앞다투어 말만 앞세우지만 실천은 뒷전으로 미뤄두던 기후위기가 심각한 저출생과도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는 점은 상당히 아이러니합니다.
우리나라는 편서풍으로 인해 몽골에서부터 시작되어 중국을 거쳐 날아오는 황사나 미세먼지로 인한 대기질의 저하 또한 삶의 질을 꽤 떨어뜨리고 있죠. 기후위기로 흉년으로 식량안보에 대한 부담도 점점 커져가고 있습니다. 살기 힘든 지구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거기에다가 어제는 몇십 년 만에 11월 태풍이 한반도에 올 수도 있다는 기사까지 전해지기도 했습니다. 다행히 태풍은 약해졌다고는 하지만 이런 예측불가능한 상황들이 우리가 사는 지구에서 점점 늘어나고 이에 대한 불안감과 스트레스는 결코 적지 않습니다.
이런 현실이 앞으로 개선될 수 있다는 희망은 크지 않죠. 이쪽 분야에 관심을 가지면 가질수록 미래에 대한 두려움은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자신조차 그런데 자녀를 가지는 일에 대한 고민은 더 고민할 일도 없다고 생각할지도 모릅니다.
내가 사는 곳이 살기 좋아진다면 아이는 낳지 말라고 해도 낳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안전하고 행복하니까요. 어떤 작가님이 댓글로 이런 내용을 남겨주신 적이 있습니다. '인간은 종족 보존의 욕구보다 생존의 욕구가 우선'이라고 말이죠. 그 말이 꽤 많이 와닿습니다.
그런 점에서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 모든 국가들은 기후위기에 대해 더욱 깊은 관심을 가져야 할 이유가 또 하나 생겼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