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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페르세우스 Oct 21. 2024

아이 대신 선택하는 반려동물

저출생 시리즈 12탄


안녕하세요, 자녀교육에 진심인 쌍둥이아빠 양원주입니다.


오늘의 저출생 이야기 주제는 바로 반려동물입니다.


우리나라에서 강아지나 고양이를 하나의 가족으로 들이는 비율은 2017년부터 꾸준히 네 명 중 한 명 꼴을 유지해 왔습니다. 그러다가 작년에는 최고치를 기록했죠. 이런 분위기를 반영해서인지 우리나라에서는 이미 신생아들이 타야 하는 유모차보다 견공들이 타는 일명 '개모차'가 더 팔렸다는 소식이 월스트리트 저널을 통해서도 언급된 적이 있습니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이유는 다양하지만 가장 큰 이유는 사람보다 덜 까다로우면서 정서적인 만족을 제공하기 때문입니다. 양육에 따른 큰 책임을 가지지 않아도 되죠. 그 외에도 여러 가지 이유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출생률과 연계를 해서 생각해 보면 좋은 흐름은 아닙니다. 아이에 대한 보완재로 반려동물을 선택하는 경우도 충분히 존재할 테니까요. 출산이 가능한 가정에서 쓸 수 있는 비용과 정성의 총량이 있다고 봤을 때 반려동물을 키우는 인구가 늘어나면 날수록 출산에 대한 동기부여나 여력은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를 증명하는 자료도 있습니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비율이 올라가는 만큼 출생률도 떨어지고 있죠. 2015년부터 반려동물 양육비율이 20%가 넘어가기 시작했으며 그때부터 출생률 또한 점점 낮아지기 시작합니다. 이 두 데이터의 상관관계는 이미 입증되었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외국의 추세도 우리나라와 비슷합니다.

미국은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구의 비율이 약 70%에 이릅니다. 반대로 출생률은 꾸준히 감소하고 있죠. 일본도 다르지 않습니다. 여성 1인당 자녀 수가 1.4명 미만으로 세계에서 가장 낮은 출산율을 기록하는 나라 중 하나입니다. 반면, 특히 개와 고양이를 키우는 인구의 비율은 급증했죠. 실제로 최근 몇 년 동안 일본에는 15세 미만의 어린이의 인구보다 많았다는 조사도 있었습니다.

이탈리아나 독일 같은 유럽 국가들도 상황이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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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내용들만 보더라도 반려동물 소유 증가가 출산율 감소와 상당히 일치하는 패턴을 보여줍니다. 이러한 흐름은 재정적 제약, 성 역할 변화, 사회적 가치 변화와 같은 광범위한 사회 경제적 요인의 영향이 작용하지만, 이 둘 사이의 관계는 반려동물이 신생아의 대안으로 선택되기도 한다는 사실을 시사합니다. 간절히 원하시지만 아이를 갖지 못하시는 경우도 분명 있겠지만요.


반려동물 가정 비율과 시장 규모가 성장하는 추이로도 이 흐름은 더 커지면 커졌지 꺾이지 않으리라는 사실 정도는 짐작할 수 있습니다. 사람을 낳아서 기르는 일보다 더 나은 점도 있으니까요.




개인의 자유로운 선택을 우리가 비판할 이유는 전혀 없습니다. 출산은 의무가 아니고 단지 국가경쟁력을 위해서 아이를 낳아야 할 이유는 없으니까요. 출생률이 감소하는 데는 이런 요인도 작용한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그에 따른 올바른 대책도 마련할 수 있다는 점에서 충분히 참고해야 할 만한 부분입니다.


물론 아이를 키울 때 얻을 수 있는 특별한 가치도 분명히 존재합니다. 물론 사회적 기여나 공헌, 노년기 지원 등의 장점은 딱히 공감할 수 없지만 몇 가지의 강점은 있습니다.


첫 번째, 감정적 깊이와 정서적 유대감을 제공할뿐더러

두 번째, 부모의 역할을 통해서 개인적 성장(참을성, 공감, 책임감, 회복탄력성)이 일어나기도 합니다. 제가 그런 대표적인 경우죠.

세 번째, 장기적으로 자부심과 성취감을 주기도 합니다.

네 번째, 아이와의 관계를 통한 역동적인 상호작용이 일어납니다.




개인의 자유와는 별개로 다만 한 가지 꼭 짚고 넘어가고 싶은 점은 있습니다. 새로운 식구를 들일 때 충분히 고민하고 책임감을 가지고 있을 때 키웠으면 좋겠다는 점입니다. 동물 또한 하나의 소중한 생명이니까요. 가족이라고 맞아놓았으면서 자신의 상황이 나빠졌다고 아무렇지도 않게 물건처럼 내다 버리는 경우가 매년 10만 건이 넘어서입니다.


한편으로 보면 이렇게 아무렇지도 않게 동물을 내다 버릴 수 있는 사람들이라면 아이를 낳지 않는 편이 오히려 나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그 아이를 비롯해 모든 사람들을 위해서도 말이죠.




반려동물과 출생률과의 상관관계를 극복하기는 생각보다 어렵습니다. 좋은 아이디어가 있는 분들이 계시면 의견 주세요. 저는 이 영역은 그냥 받아들여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한 줄 요약 : 아이를 낳아서 키우는 일은 반려동물을 기르는 일보다 더 좋은 점이 존재한다. 다만 좀 더 간단하고 쉬운 방법이어서 선택하는 것일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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