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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페르세우스 Nov 21. 2024

손재주 없이 만들었어도 맛있었던 다쿠아즈


안녕하세요, 자녀교육에 진심인 쌍둥이아빠 양원주입니다.



이것저것 배우기 좋아하는 저는 좋은 기회가 생겨서 학교 학부모 연수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올해 마지막 연수였는데 날짜가 맞았던 데다 신청을 재빠르게 한 덕분에 참여할 수 있게 되었죠.


일단 '다쿠아즈' 베이킹 연수라고 하는데 저는 사실 이게 뭔지 몰랐습니다.




찾아보니 다쿠아즈는 제과류의 일종으로, 머랭에 아몬드와 같은 견과류 가루를 섞어서 구워 만드는 과자입니다. 이 명칭은 프랑스 남서부의 지방 닥스(Dax)에서 유래했다고 하죠. 마카롱과 비슷하지만 가장 큰 차이는 식감과 재료입니다. 마카롱이 쫀득쫀득한 반면 다쿠아즈는 겉은 바삭하고 속은 푹신하죠. 그리고 다쿠아즈에는 밀가루가 들어가지 않습니다.


시중에 과자로 파는 건 봤는데 실제로 먹어본 적은 없어서 생소하게 느껴지기는 합니다.




집 근처에 있는 공방으로 향했습니다. 은지세라는 독특한 이름의 공방이었는데 딸만 셋 있는 집이고 이름의 마지막 글자만 따서 만든 상호라고 하시더군요. 공간이 넓지는 않았지만 6명이 실습할 수 있는 공간으로는 충분했습니다.




이번에 하는 실습은 1시간 과정이었는데 크림을 만들고 뿌려주고 덮어주고 가져가는 그런 간단해 보이는 과정입니다.

미리 다쿠아즈 몸통(?)은 만들어두셨더군요. 크림을 만들기 위해 머랭에 설탕물과 버터를 넣고 계속 저어줍니다. 30도 이하가 될 때까지 저어주는데 사람의 손으로는 절대 못할 듯합니다.




그러고 나서 섞인 기본 버터크림을 각자 100그램씩 덜어서 개성 있는 크림을 만드는데요. 다섯 명의 참석자들이 한 가지씩 골랐습니다. 저는 인절미를 선택했는데 여기서 외면당한 재료는 안타깝게도 쑥이었습니다.




가루를 넣은 뒤 날리지 않게 천천히 섞어줍니다. 잘 섞은 뒤 짤 주머니 안에 조심스레 넣습니다. 쉽게 짤 수 있도록 도구를 사용해서 정성스레 밀어줍니다. 여기서 중요한 부분은 손이 크림에 최대한 닿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점이었습니다.


미세한 온도차가 완성품의 맛을 좌우할 수 있다고 하시더군요. 프로는 프로더군요. 이 작업도 알려주시는 대로 하려고 노력하지만 쉽지 않습니다.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손재주 없는 사람은 역시 어쩔 수 없습니다.




이렇게 다섯 명이 각자의 크림을 완성합니다. 각자에게 지급된 다쿠아즈 14조각의 한쪽 면에다 요령껏 뿌려주는데요. 거기에 함께 넣을 수 있는 토핑도 준비해 주셨습니다. 쿠키가루, 초콜릿과 카야잼 등이 있어 취향껏 만들 수 있겠더라고요.


부지런히 마지막 작업에 박차를 가해봤는데 저는 아무래도 틀린 듯했습니다. 선생님이 예쁘게 만드시는 건 당연한데 옆에 계신 어머니들께서도 곧잘 하시는 모습을 보니 저는 확실히 손재주가 없는 게 티가 납니다.




이렇게 각자의 개성과 입맛대로 만든 다쿠아즈들은 반대쪽 면까지 덮은 뒤 냉장 작업을 몇 분 정도 하게 됩니다. 기다리는 동안 담소를 나누며 선생님께서 만드신 다쿠아즈도 맛봤습니다. 이렇게 잘라놓으니 마카롱 같아 보이기도 합니다. 간식으로는 진짜 제대로 된 고급스럽다는 느낌이 들었죠.




모든 작업이 마무리된 뒤에 종이가방에 포장을 해주시더군요. 냉장에서는 사흘 정도, 냉동하면 더 길게 먹을 수 있다고 합니다.


이제 목적을 달성했으니 집으로 돌아갈 시간입니다. 통에 차곡차곡 넣어 보니 제법 그럴싸해 보입니다. 이렇게 가방에 넣어가면 사 온 제품이 아니냐고 오해할 수 있으니까 미리 만드는 과정들을 사진으로 찍어두길 잘했다 싶습니다. ^^




이런 체험은 처음 해보는 듯한데 1시간 과정이라 모든 공정을 함께 경험하지는 못했지만 재미있었습니다. 일단 다쿠아즈가 밀가루가 들어가지 않은 간식이라는 점은 정말 좋더군요. 그 부분이 아토피 있는 아들을 키우는 아빠로서 정말 큰 매력처럼 느껴졌습니다.


집으로 가지고 가서 하교한 아이들에게 얼른 먹어보라고 아이처럼 채근했는데 대만족이라고 하더군요. 제법 그럴싸한 맛 표현도 해줍니다. 손재주가 없어서 만드는 과정에서 미숙함이 노출되기는 했지만 결과만큼은 아들에게 인정받은 듯해서 기분이 좋았습니다. 적어도 맛은 실패하지 않았으니 소위 똥손이라고까지는 하지 않아도 될지 모르겠군요.


비록 저는 하나 밖에 먹지 못했지만 아이들이 맛있게 먹어줘서 뿌듯했던 경험이었습니다. 나중에 시간이 되면 아이들도 체험을 해보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한 줄 요약 : 모양이 중요하다고 누가 그랬는가! 일단 음식은 맛입니다! 


#다쿠아즈 #다쿠아즈만들기 #학부모연수 #은지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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