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자녀교육에 진심인 쌍둥이아빠 양원주입니다.
얼마 전 참 반가운 소식을 하나 접하게 되었습니다. 호주 정부가 16살 이하 청소년들을 보호하기 위해 ‘온라인 안전법 개정안’을 통해 청소년의 SNS 사용을 막겠다고 결정했다고 합니다. 의회 통과까지도 눈앞에 두고 있어서 최초의 청소년 SNS 금지법이 될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이 법안은 인스타그램, 엑스, 틱톡, 페이스북, 스냅챗과 같은 소셜미디어 업체가 청소년 접속을 막지 못했을 경우 최대 4950만 오스트레일리아 달러(약 450억 원)의 벌금을 매길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주요 골자입니다.
이렇게 하기 위해서 앞으로 사용자에 대한 엄격한 나이 인증을 요구한다는 계획이죠. 거기에 부모의 동의가 있어도 불가능하며 이미 계정을 가지고 있는 경우도 불가능해서 예외 자체가 없어집니다.
프랑스는 지난해 15살 이하 청소년의 소셜미디어 사용 금지를 제안했고 미국은 소셜미디어 업체에 13살 이하 어린이의 스마트 기기 사용에 대해 부모의 동의를 얻을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영국은 교내 스마트폰 사용 금지 가이드라인을 정했으며 16세 미만에게 스마트폰을 팔지 못하게 하는 정책까지 검토하고 있죠.
이렇게 나름대로 다른 나라들도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 왔습니다. 하지만 지금처럼 강력한 방식의 법안은 처음이었죠.
멀리 봤을 때는 바람직해 보이지만 반대 의견도 만만치는 않습니다. 특히 X(트위터)의 최고경영자이자 요즘 가장 뜨거운 남자인 일론 머스크가 매우 격렬하게 반대하고 있죠. 그는 표현의 자유를 중요한 가치로 여기고 있어서인지 “이 법안은 모든 호주인들의 인터넷 접근을 통제하려는 꼼수처럼 보인다”라며 조롱하기도 했습니다.
우리나라는 이 사안에 대해 어떻게 접근하고 있는지 살펴봤는데 아직 걸음마 수준입니다. 배밀이 정도 수준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듯합니다. 한국의 스마트폰 과의존 증후군과 SNS 중독 실태는 다른 나라들과 비교했을 때 절대 뒤떨어지고 있지 않은데 말이죠. 우리나라 국회에서는 16세 미만 청소년에게 SNS 하루 이용 한도를 설정하자는 정보보호법 개정안과 더불어 14세 이상부터 SNS에 가입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이 발의되어 있는 상황입니다. 이런 시도가 바람직하기는 하지만 많이 모자라 보입니다.
하지만 우리나라 국가인권위에서는 희한한 시각으로 이 문제를 보고 있습니다. 2023년 4월 일선 학교에서 등교 시 휴대전화를 수거한 뒤 학교에 머무르는 동안 휴대폰의 소지·사용을 금지하는 행위를 중단하고 있는 교칙이 잘못되었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이 규정이 학생들의 일반적 행동 자유 및 통신의 자유가 과도하게 제한되고 있다고 보고 있었습니다.
재미있는 사실은 이 학교가 인권위의 권고와 달리 휴대전화 사용을 금지하는 기존 규정을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을 뿐만 아니라 추가로 학생의 휴대전화를 수업을 방해하는 물품으로 다루는 규정까지 만들었다고 합니다.
이렇게 되자 인권위는 2024년 8월 보도자료까지 내면서 인권위 권고를 수용하지 않은 그 학교에 대한 유감을 표명하는 일까지 있었습니다. 이런 일로 이렇게까지 학교와 인권위원회가 다퉈야 한다니 놀라울 따름이더군요.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도 휴대폰을 반납하지 않고 있어서 이런 부분을 교칙으로 정해서 시행하자고 제가 주장하고 있는데 쉽지 않아 보이네요.
제가 늘 하는 말이지만 일부 사람들의 인권을 지키기 위해 선량한 시민, 선량한 학생들의 피해는 나 몰라라 하지 않나라는 생각이 들게 만드는 판단 같아서 참 안타까운 마음이었습니다.
사실 이런 통제는 자유가 공기처럼 일상화된 사회에서는 아주 위험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호주에서 이렇게까지 하는 이유는 60%가 넘는 14~17살 청소년들이 스마트폰에서 SNS를 통해 마약, 극단적 선택, 자해, 불법 성인물과 같은 극단적으로 해로운 온라인 콘텐츠를 봤다는 통계 결과가 있어서라고 합니다.
그뿐만 아니라 SNS 중독으로 인해 일어날 수 있는 심각한 문제점들은 수없이 많습니다.
술이나 담배, 도박 중독은 사람이 망가지는 모습이 겉으로 잘 드러납니다. 하지만 이렇게 뇌가 망가지는 SNS 중독 같은 경우는 쉽게 파악할 수도 없습니다. 인지하기도 어려울뿐더러 인과관계도 입증하기 쉽지 않죠. 그런 점에서 최대한 빠르게 사회적 합의가 이루어져서 안전하게 아이들이 교육받고 성장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바람입니다.
그런 이유로 이번 호주 SNS 금지 법안을 격렬하게 지지합니다. 이를 시작으로 우리나라를 비롯해 많은 나라에서 이 심각성을 인지하고 청소년들의 정신건강을 위해 올바른 일들을 해나갔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당연한 이야기지만 중독되지 않게 어른들도 조심해야겠죠? ^^
한 줄 요약 : 청소년기 아이들에게 올바른 성장과 심리적인 안전보다 중요한 가치가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