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옥동굴, 보트까지 탈 수 있는 희한한 동굴
안녕하세요, 자녀교육에 진심인 쌍둥이아빠 양원주입니다.
지난주에 저는 아이들과 함께 충주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수안보에 베이스캠프를 두고 충주 지역을 둘러봤죠. 그중 한 곳이 바로 충주호 근처에 있는 활옥동굴이었습니다. 이 지역에서는 꽤 알려진 곳이라고 해서 선택하게 되었죠.
이곳은 1922년 일제강점기 때 개발이 시작되어 100여 년 동안 활옥, 백옥, 활석, 백운석 등을 채광하던 국내 유일의 광산이었다고 합니다. 동양에서도 최대 규모이며 우리나라 산업화의 큰 자취를 남긴 곳이죠. 채산성 부족으로 가치를 다했지만 관광지로 재탄생하게 되었죠.
차로 달려와 입구에 도착했는데 이런 곳에 동굴이 있다니 신기하기는 합니다.
기록상 57km, 비공식 87km에 이르며 지하 수직고는 711m로 동양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곳이라고 하는데 입구에 와서 내부 안내도만 봐서는 그리 넓어 보인다는 생각이 들지는 않습니다.
관람료가 적은 편은 아니었기에 반신반의하면서 들어갔습니다. 물론 1명당 할인이 가능한 SNS 이벤트는 있더군요.
막상 들어가 보니 규모에 엄청나게 놀랍니다. 지금까지 많은 동굴을 가봤지만 이 정도로 넓은 곳은 처음이었으니까요. 채굴에 사용하는 권양기도 그대로 보존되어 있는데 엄청난 덩치에 놀랍니다. 덤프트럭이 지날 수 있을 정도로 넓더군요.
이곳에서는 고추냉이를 수경재배하는 곳도 있더군요. 키우기 힘들다고 알고 있었는데 재미난 광경이었습니다.
활석은 지금도 활용도가 높은 광석이라고 합니다. 순도가 높은 활석은 화장품 원료와 베이비파우더로 쓰이며 순도가 낮은 활석은 윤활제와 구두약, 세면도구 등 생활용품으로 쓰이고 있죠.
더 안으로 들어와 보니 와인 저장고도 있습니다. 와인을 좋아하지는 않지만 이런 곳에서 숙성된 와인은 한 번 먹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더군요. 깊은 고민을 하다가 하나 구입합니다.
지나가는 동굴 벽에 박쥐 그림이 그려져 있길래 귀엽게 잘 만들었다 싶었습니다. 그런데 조금 더 안쪽으로 들어가서 안내문을 보고 깜짝 놀랍니다. 진짜 박쥐가 살고 있던 모양입니다.
어떤 곳은 너무 협소해서 키가 큰 사람들은 지나다니기 힘들 정도였습니다. 물론 저는 고개를 숙이지 않고 다닐 수 있을 정도였지만요.
워낙 이름난 곳이라 그런지 눈길을 끄는 입간판도 보입니다. 인기 드라마였던 DP를 이곳에서 촬영했다고 하고 인기 아이돌인 세븐틴도 들른 적이 있다고 하니 왠지 이곳이 더 대단하게 느껴지는 효과가 있군요.
동굴 속에는 물이 고여서 작은 호수처럼 만들어진 곳도 보입니다. 이 정도 물이 고여있다는 사실도 대단해 보이지만 이곳은 정말 새발의 피였습니다. 진짜는 따로 있더군요.
조금 더 안으로 들어오니 아예 카약 보트를 탈 수 있을 정도로 넓은 공간도 있었습니다. 입장권을 파는 곳에 있던 보트라는 글씨를 보면서도 저게 뭔가 반신반의했는데 눈으로 보면서도 놀라움을 감출 수 없었죠. 보트를 타는 곳으로 가니 줄을 어마어마하게 서있습니다.
아이들이 처음에는 타기 싫다고 하더니 막상 사람들이 많이 기다리는 모습을 보니 마음이 동한 모양입니다. 3인용 보트는 가운데 앉은 사람이 노를 젓는 방식이어서 제가 가운데에 타고 열심히 노를 저었죠. 떠있는 보트의 대수를 세어보니 10대가 훨씬 넘습니다.
배를 직접 타보니 재미는 있습니다. 제 새로운 재능을 찾은 느낌이었죠. 물론 아이들은 계속 타박을 하기는 했지만요.
경사진 절벽 쪽을 보니 물이 흘러내리는 모습이 보입니다. 저기서 흘러내린 물이 쌓여서 이렇게 되었다고 생각하니 자연은 정말로 위대하다는 사실을 새삼 느끼게 됩니다. 조명 때문인지 더 신비하게 보이더군요. 물속에 철갑상어가 살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사진을 찍었는데 잘 나오지는 않았습니다.
동굴 탐험의 막바지에 도착하니 야광 벽화를 예쁘게 꾸며놓은 곳도 있습니다. 이곳저곳을 불빛으로 예쁘게 꾸며놔서 긴 동굴을 걸으며 지루하지 않게 노력한 흔적은 보입니다. 다양한 식물들도 자라고 있어서 꽤 긴 시간이었지만 눈이 심심하지는 않았습니다.
저는 이곳을 찾을 때 기대치가 거의 0에 가까웠기에 감탄과 놀라움의 연속이었습니다. 다만 아이들은 나쁘지 않았다는 정도의 답을 하더군요. 개인적으로는 한 번 정도 와볼 만한 곳이라는 생각은 들었습니다. 기회가 되시면 한 번 체험해 보시기를 추천드립니다.
활옥동굴 체험기 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