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자녀교육에 진심인 쌍둥이아빠 양원주입니다.
호우경보로 비가 많이 내리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시작한 제주도 식도락 여행은 1탄에 이어 마지막 날도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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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히 비는 그쳤지만 먹구름은 여전합니다. 속상하군요. 아직 해가 드러날 기미는 전혀 보이지 않아서 아쉬운 마음으로 마지막 날 일정을 시작합니다.
전날 경험했던 1~5코스에 이어서 찾은 여섯 번째 코스는 현지에서 이름난 내장탕집 함덕골목입니다.
아침식사를 거하게 먹는 편은 아니라 처음에는 이 메뉴가 썩 내키지는 않았습니다. 선배의 강력한 추천이 있었기에 한번 믿어보기로 하고 찾아갑니다. 이른 아침 시간이었는데도 사람이 많아서 놀랐습니다. 해장국과 내장탕 두 메뉴뿐이고 반찬도 소탈한 편임에도 꽤 든든하게 잘 먹었습니다. 탕에 들어간 건더기 양이 많아서 밥은 남길 정도였죠.
식사를 마친 뒤에는 특별체험 번외 편으로 해수목욕탕에도 가봅니다. 평소 가족끼리 방문했고 날씨가 좋았다면 절대 가볼 일이 없는 곳인데 나름대로 색다른 경험입니다. 공항에서 가까운 용두암 근처에 있는 목욕탕인데 외국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곳인지 중국어 흔적이 꽤 많습니다. 남은 시간 동안 계속 먹어야 하기에 열심히 땀을 뺍니다. 특히 짠내가 나는 해수 온탕은 이곳의 시그니처입니다. 바다까지 보이니 더할 나위 없었죠.
목욕을 마친 뒤에는 편의점에서 바나나우유도 하나 시원하게 빨아야죠. 계획대로 되지 않는 여행이지만 모두들 즐겁습니다.
목욕을 마치고 개운한 마음으로 향한 일곱 번째 목적지는 제가 가장 고대했던 모리노 아루요입니다.
백수저인 김승민 셰프가 운영하시는 식당이었죠. 들어가는 길에 꽤 험하고 차 한 대가 겨우 지나갈 수 있을 정도로 좁습니다. 11시 반이 오픈인데 11시부터 도착해서 기다립니다. 그야말로 오픈런이죠. 줄을 서서 기다리는 일은 우리 나이에는 쉽지 않은 도전이니까요. 저희가 도착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기 시작합니다.
오픈을 하자마자 들어간 뒤 자리에 앉았는데 식당은 그리 넓지는 않습니다. 다만 가장 반가웠던 점은 김승민 셰프가 주방에서 직접 조리를 하고 계셨다는 점이었죠. 정지선 셰프의 티앤미미, 오셰득 셰프의 오팬파이어에서도 뵐 수 없었던 스타 셰프를 직접 영접하는 기분은 감개무량합니다.
뭘 먹을지 고민을 하다가 카이센동을 시켰습니다. 값만큼의 맛이 있을지 걱정 반 기대 반입니다.
다양한 해산물과 수란이 함께한 덮밥은 의도하신 대로 두 가지 맛을 표현해 내는 멋진 작품이었습니다.
게다가 식사를 마친 뒤 김승민 셰프님 쪽으로 다가 가서 대화도 시도합니다. 2~3분 정도 짧은 대화도 나누고 사진까지 찍을 수 있어서 여러모로 좋았죠. 셰프님께서 "예쁘게 찍어주세요"라고 하셨는데 잘 나왔는지 모르겠습니다. 방송에서 보인 이미지와는 달리 참 부드러운 남자시더라고요.
마지막 여덟 번째로 찾은 장소는 애월 해변 카페 해지개입니다.
점심때가 지나니 조금씩 날씨가 개기 시작합니다. 서울로 다시 떠나기 4~5 시간 전에 맑아지는 날씨가 원망스럽기는 합니다. 애월 쪽 올레길을 걷다가 해변 카페에 자리를 잡습니다. 바다를 바라보며 앉을 수 있는 카페라니 참 멋집니다.
이 베이커리 카페에서는 타피오카가 들어가서 쫄깃쫄깃한 현무암 빵을 정말 맛있게 먹었습니다. 빵들이 다 맛있어 보이더군요.
결국 200mm 넘게 비를 쏟아낸 비구름은 저 멀리 물러납니다. 찬란한 햇빛이 들어서기 시작하는 바다는 그냥 항상 맑은 바다와는 달리 감탄을 자아내기 충분했습니다. 이런 모습은 맑은 날씨보다 더 보기가 어려우니 가치 있었죠. 애월 올레길을 걸으면서 어제 못했던 바다 구경을 실컷 합니다.
이렇게 총 여덟 차례의 제주도 식도락 여행은 마무리되었습니다. 너무 많이 먹어서 소화불량에 걸린 선배가 있을 정도로 강행군이었지만 다들 잘 버텨내줘서 다행입니다. 비가 온 바람에 J형(계획형)으로서 P형 인간처럼 여행했는데 꽤 오랜 시간 동안 추억에 남을 여행이었습니다.
한 줄 요약 : 제주도는 그렇게 자주 가지만 갈 때마다 늘 새로운 느낌이다. 마치 할 때마다 새로운 연말정산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