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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교 1학년은 끝났지만 더 중요한 방학이 남았다

by 페르세우스


안녕하세요, 자녀교육에 진심인 쌍둥이아빠 양원주입니다.



지난주 목요일은 아이들의 종업식이자 방학식 날이었습니다. 아침에 중학교 1학년으로서의 마지막 하루를 잘 보내고 오라고 말한 뒤 출근을 했죠. 두어 시간 만에 선배들의 졸업식과 함께 한 학년을 모두 마무리하고 돌아온 둥이들은 꽤 홀가분해 보였습니다.



이야기를 나누면서 제가 중학교를 다녔던 예전 시대와 달리 재미난 몇 가지 지점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첫 번째는 요즘 봄방학이 없어지는 학교가 많다는 점이었습니다. 이렇게 하는 이유는 아무래도 겨울방학을 길게 가져가면서 학교에 유지 보수 공사를 해야 하는 경우가 많아서입니다.


아이들 학교 같은 경우는 엘리베이터 교체공사를 비롯해 공사계획이 꽤 많이 잡혀 있더군요. 어디나 그렇듯 오래된 건물은 누수부터 다양한 문제들이 생깁니다. 짧은 기간으로 보수할 수 있는 개소보다는 오래 걸리는 곳이 많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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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는 종업식을 해도 다음 학년에 배정된 반을 알려주지 않습니다.

그 이유는 간단합니다. 일단 종업식이 빨라서 전입과 전출 선생님이 확정되지 않아서죠. 2월 말에 알리미로 알려준다고 하니 그냥 마음을 내려놓고 있는 편이 맞지 않을까 싶습니다. 보통 대략적인 교통정리까지는 미리 학년부장님의 주관하에 한다고 듣기는 했습니다. 어느 학교나 그렇듯 아이들의 성향에 맞춰 골고루 배분을 해야 하니까요. 한 반에 지도가 쉽지 않은 아이들이 몰리는 상황은 피하기 위해서입니다.




세 번째는 성적표가 모두 서술형으로 되어있다는 점입니다.

이번 2학기가 시험을 안 보는 자유학기제라서 그럴 수밖에 없기는 합니다. 특별한 몇몇 지점에서는 아이들을 크게 칭찬해 준 부분들이 있었지만 다른 포인트에서는 아이가 어느 정도의 성취를 이루었는지 모두 알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점수나 등수에 연연하지 않으리라 다짐했건만 이런 서술형 성적표가 아직까지 눈에 썩 익숙해지지는 않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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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번째는 학기가 끝나자마자 교과서를 버리는 친구들이 진짜 많았다는 점입니다.

개인적으로 제일 당황스럽고 안타까웠던 대목이었는데요. 저는 그동안 아이들에게 학기가 끝나더라도 교과서를 절대 버리지 말고 가져오라고 이야기를 해왔습니다. 지금도 초등학교 5학년 주요 과목 교과서와 문제집은 보관하고 있습니다.


이번 학기 또한 마찬가지였죠. 교과서를 어떻게 사용했는지를 살펴보면 아이가 올 한 해 학교생활을 어떻게 했는지 어느 정도는 알 수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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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창기에 중학생이 되었음에도 공책에 필기를 하는 친구들이 거의 없다는 이야기를 듣고 충격이 컸습니다. 물론 디지털 화 된 교육시스템이 되면서 필기는 구시대의 산물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많은 연구를 통해서 필기가 많은 장점이 있다는 사실은 증명되었죠. 그 점을 알고 있기에 둥이들은 5학년 때부터 필기하는 습관을 들여왔습니다. 행복이는 과목마다 색깔별로 노트를 만들어서 자신이 1년 동안 얼마나 열심히 필기를 했는지 제게 어필하더군요. 전부 보느라 쉽지는 않았지만 그동안의 노력은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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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를 다니는 동안은 열심히 했다고 인정할만하지만 두 달에 가까운 방학을 맞게 되면서 걱정스러운 부분이 한두 가지가 아닙니다. 특히 맞벌이 부모로서는 더욱 그렇죠.


그래도 중학생이 되니 조금은 더 계획적으로 방학을 보내는 훈련을 할 수 있다는 차원에서 나름대로 중요한 시간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적어도 계획을 세우고 실천해 보는 연습은 확실히 할 수 있을 테니까요.


이번 건강이의 방학 계획표는 이번에 전혀 제 손을 타지 않았습니다. 온전히 스스로 작성한 내용이죠. 초등학교 고학년 때 연습을 시켜본 효과가 조금씩 나타나는 듯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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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이 계획대로만 되면 무슨 재미가 있느냐는 말은 불확실성을 말하려고 하는 것이지 계획을 세우지 말라는 말은 아닙니다. 이렇게 계획을 세우고 관리하는 능력은 중요하며 습관으로 된다면 고등학교 때는 더 빛을 발할 수 있으리라 믿습니다. 중학교 1학년을 이렇게 마무리했으니 방학 동안 모자란 부분을 잘 채워 질풍노도의 중학교 2학년을 잘 맞을 수 있으면 좋겠다는 바람입니다.


물론 아이들과의 관계를 좋게 유지하면서라는 전제는 당연히 들어가야겠죠.


한 줄 요약 : 계획이 없으면 그에 맞는 실천 또한 생기기 어려울 테니 어찌 성취가 나타날 수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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