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자녀교육에 진심인 쌍둥이아빠 양원주입니다.
최근에 읽었던 책에서 수면 이혼이라는 재미난 표현을 접한 적이 있습니다. 이혼이라는 단어는 원래 썩 좋은 의미는 아니죠. 하지만 부부가 잠을 따로 자는 생활양식을 뜻하는 이 말은 조금 그 결이 다릅니다.
부부가 각 방을 쓰는 모습을 꼭 나쁘게만 볼 필요는 없습니다. 사실 요즘 부부들 사이에서 각방 사용이 점점 늘어나고 있죠.
제 부모님 세대와 같은 과거에는 부부가 같은 방을 써야 한다는 인식이 강했지만 이제는 건강하고 행복한 관계를 위해 "수면 이혼(Sleep Divorce)"을 선택하는 사람들이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미국에서도 제법 많아졌다고 합니다. 일부 전문가들은 오히려 권장하기도 하죠.
그렇다면 각 방을 쓰는 선택이 왜 나쁘다고 볼 필요가 없는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첫 번째 이유는 수면의 질이 곧 건강이라는 점입니다.
부부가 한 침대에서 자면 코골이, 뒤척임, 기상 시간 차이 때문에 잠의 질이 떨어질 수 있습니다. 미국 수면재단(National Sleep Foundation) 연구에 따르면, 부부 중 30~40%가 잠에 대한 문제로 따로 자는 것을 고려한다고 합니다. 잘 자는 일이 건강의 기본인 만큼 각 방을 써서 편하게 자는 방식은 현명한 선택이 될 수 있습니다.
두 번째 이유는 각자 생활 패턴을 존중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부부가 각방을 쓰는 이유 중 하나는 생활 패턴의 차이도 있는데요. 한 명은 밤늦게까지 할 일이 있는데 다른 한 명은 일찍 자야 한다면 어떻게 될까요? 이런 경우 각자의 공간에서 편하게 생활하는 편이 오히려 서로를 존중하는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세 번째 이유는 함께하는 시간의 질이 오히려 더 높아진다는 점입니다.
같은 공간에 있다고 해서 무조건 애정이 깊어지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각자의 시간을 가질수록 함께하는 시간이 더 소중하게 느껴지고 관계 또한 더 건강해질 수 있죠. 결혼 생활이란 각자의 삶을 지켜주면서 서로를 이해하고 맞춰가는 과정이잖아요.
조사에 따르면 30~40대는 수면의 질과 개인 공간 확보를 위해서 50~60대는 건강 문제(코골이, 수면 장애 등)로 각방을 선호한다고 합니다. 특히 50대 이후에는 각자 편한 공간에서 자는 편이 오히려 부부 사이를 더 원만하게 만들어준다고 하더군요.
미국 수면 의학회(AASM)에서 2023년 미국인을 상대로 잠에 대해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30% 이상이 수면 이혼 상태라고 답했습니다. 특히 27~42세인 밀레니얼 세대는 이 비율이 43%에 달해 놀라움을 줬죠. 43~58세(33%)와 59~76세(22%)도 각방에서 자는 비율이 높았습니다.
이 비율은 점점 증가하는 추세죠. 서로의 합의와 존중이 있다면 각방을 쓰는 생활방식이 부부 사이가 멀어지게 만들지 않고 오히려 더 좋은 관계를 위한 선택이 될 수도 있습니다.
사실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수면장애를 겪는 사람은 2018년(85만 5025명)과 비교했을 때 2022년(109만 8819명)에 24만 3794명이나 늘었다고 합니다. 4년 만에 28.5%나 증가했죠. 2022년 기준으로 잠을 제대로 못 자는 사람들 중에서 여성(62.3만 명)이 남성(47.5만 명) 보다 훨씬 많다는 점도 특징입니다.
'이코노미스트'에서 국가별 평균 수면시간을 조사했는데, 2023년 기준으로 우리나라는 35개국에서 34위로 일본 다음으로 최하위권을 차지했다는 점에서 수면 이혼은 진지하게 생각해야 할 영역일지도 모릅니다.
마지막으로 한 가지 놓치지 말아야 할 부분도 있습니다. 각방을 사용하는 이유는 각자의 생활방식이 다르고 코골이 등으로 인해 깊은 잠을 잘 수 없다는 원인이 높은 비율을 차지합니다.
하지만 전자기기 사용시간이 자기 전에 늘어난 점도 숙면에 나쁜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성인의 스마트폰 보급률이 100%에 가깝다 보니 생긴 새로운 문제입니다. 이런 부분을 가볍게 여긴다면 수면 이혼을 할지라도 숙면을 취하는 데 큰 효과가 없을지도 모르니까요.
언젠가는 AI와 IT 기술이 융합된 슬립 테크(Sleep Technology)가 숙면을 위한 다양한 제품들을 개발할지도 모릅니다. 향, 조명, 음향을 비롯해 침대나 침구뿐만 아니라 의약품 산업과도 관련이 있으니 해당 분야는 정말 폭이 넓습니다. 수명을 깎아 먹고 건강한 삶에 치명적인 원인이 되는 수면 장애를 과학으로 극복하는 날도 언젠가는 오겠죠.
어찌 되었든 간에 지금 부부가 같은 방을 쓴다고 해서 무조건 관계가 좋다고 볼 수 없고 각방을 쓴다고 해서 관계가 나빠진다고 걱정할 필요도 없습니다. 숙면은 그 무엇보다 삶의 질에서 중요하니까요. 결국 진짜 살펴야 할 부분은 서로의 필요를 이해하고 더 행복한 관계를 만들어가려는 노력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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