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자녀교육에 진심인 쌍둥이아빠 양원주입니다.
호주 여행 이야기를 하나 더 해보려고 합니다. 여행 일정 중 하나는 시드니 외각으로 나가게 되었습니다. 동물원과 블루마운틴이었죠.
시드니에 없는 시드니 ZOO는 시내에서 1시간 가까이 차를 타고 나가야 만날 수 있었습니다.
놀랍게도 이날은 기온이 38도까지 올라가는 폭염이었기에 걱정스럽기는 했죠. 동물원의 입구는 예상보다 아담한 편이었습니다. 굳이 비교를 하자면 서울에 있는 어린이대공원 동물원 정도만큼의 면적이었죠. 초등학교 저학년처럼 보이는 아이들도 동물원 견학을 와서 내부는 꽤 북적북적했습니다.
입장을 한 뒤 가이드님을 졸졸 따라다니면서 구경을 합니다. 자유롭게 구경을 하라고 하셨지만 그냥 돌아다니느니 설명해 주시는 내용을 듣는 편이 훨씬 나아서였죠.
가장 먼저 우리를 반기는 동물은 캥거루였습니다. 호주에서만 볼 수 있는 녀석이라 기대를 많이 했는데 고온의 날씨에 힘을 못 쓰고 누워있는 친구들이 많더군요. 공작새를 비롯해 다른 동물들과도 큰 충돌 없이 생활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보통 다른 곳들은 한 종류의 종만 함께 생활하게 하는 경우가 많으니까요.
게다가 사람들이 다니는 길을 아무렇지도 않게 넘나들기도 합니다. 호주의 상징이기도 한 멜팅팟(다양한 문화를 가진 사람들이 섞여 하나의 동질한 문화를 만들어가는 것)이 이곳에서도 실현되고 있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습니다.
코알라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유칼립투스 나무에 매달려 하루 종일 잠만 자는 녀석이었는데 저희가 갔을 때도 자고 있더군요. 하루 20~22시간을 잔다길래 놀라웠습니다.
재미난 설명도 있더군요. 코알라는 독성이 강하고 섬유질이 많아서 질긴 유칼립투스 잎만 먹고사는데 아기 코알라는 유칼립투스의 독성을 해독할 수 있는 능력이 없다고 합니다. 그래서 엄마 코알라의 대변을 이유식처럼 먹으면서 장내 미생물을 전달받는다고 말이죠.
어마어마한 사이즈의 악어도 구경합니다. 지금까지 구경했던 악어들과 비교하면 가장 큰 덩치입니다. 수중 최상위 포식자다운 위용입니다.
수족관 안으로 들어가니 다양한 바다동물들이 맞아줍니다. 독특한 모습을 한 거북이도 있는데 수조 속에는 상어도 한 마리 보이더군요. 거기서 또 독특한 친구 하나를 만납니다. 악어거북으로 보이는데 얘도 잠만 자고 있습니다.
다들 폭염 속에 구경하기가 힘들었는지 하나둘씩 휴게소로 들어갑니다.
저와 행복이는 따로 나와 다른 친구들을 구경하기로 합니다. 줄에 매달려서 묘기를 선보이는 오랑우탄도 대단해 보였습니다.
길에 전시해 둔 가짜 표범 모형에 깜짝 놀라기도 했죠.
규모가 엄청나지는 않았지만 동물들이 자유롭게 생활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져 있어서 눈길을 끌었습니다. 땅이 넓어서 그런지 가족의 숫자에 비해 집이 넓은 편이었죠. 한국의 동물원과 비교해도 최소 2배 이상의 공간에 제공되는 듯했습니다.
가이드님께서 하셨던 말씀도 기억에 많이 남았습니다. 이곳에 사는 동물들의 평균 수명이 야생에서 사는 수명보다 몇 년씩 더 길다고 말이죠. 우리나라보다는 평균보다 짧은데 관리가 잘 되는 듯했습니다.
동물원에 동물을 가둬놓고 사람들에게 보여주는 방식이 야만적이라는 주장이 있습니다. 그 이야기를 듣는 순간 그에 대한 가치판단에 대해 쉽사리 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죠. 이렇게 살고 있는 동물들이 행복한지 불행한지 인간들이 쉽게 판단할 수 없으니까요.
동물원 구경을 마친 뒤에는 든든한 스테이크로 점심을 먹었습니다. 고기가 질기다고 하는데 제 입에는 딱 맞았습니다.
두 번째 목적지인 블루마운틴으로 향합니다.
날씨가 무더워서 힘들기는 했지만 호주에서 자연경관으로는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와 울룰루 등과 비교해서 손색이 없는 곳 중 한 곳이죠. 이 지역은 2000년 11월 29일 유네스코에 의해 만장일치로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습니다. 블루마운틴이라는 지명은 유칼립투스 숲이 내뿜는 푸른 안개에서 유래했다고 하죠.
고지대에 만들어진 협곡이 어우러져 형성된 지역입니다. 사진으로는 모두 다 담을 수 없는 장관에 38도의 기온이 주는 더위가 순식간에 가시는 느낌이었습니다. 실제로 전망대 쪽으로 가보니 바람이 생각보다 많이 불어서 진짜 더워를 날려주기도 했습니다.
예전에 운영했던 구(舊) 전망대가 훨씬 더 좋다는 가이드님의 안내에 따라 가파른 철제 계단을 따라 내려가 봅니다. 경사가 꽤 큰 편이어서 아찔했지만 바람이 모자가 날아갈 정도로 세차게 불어 시원했습니다.
5분 정도 내려가서 보는 경치는 또 새로운 느낌을 줍니다. 힘들게 내려온 보람이 있더군요. 자연의 위대함은 언제나 인간에게 말로 표현하기 힘든 감동과 더불어 겸손함을 가르쳐 준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습니다.
고층 건물에 올라가서 아래를 내려다보면 세상이 달리 보인다고 말을 합니다. 이 세상이 얼마나 넓으며 인간이 이 세상에서 얼마나 작은 존재이며 그동안 너무 편협하게 인생을 살지 않았나에 대해서 깨닫게 되어서죠.
동물원 구경을 하고 블루마운틴까지 돌아보니 그런 마음이 절로 들었습니다.
시야를 탁 트이게 하는 경험으로 조금 더 넓게 포용하는 마음에 대해서 배워가는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그리고 호주라는 나라가 가진 경쟁력 중 하나가 광활한 국토라는 사실을 새삼 깨닫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