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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교 공개수업과 학부모총회를 다녀와서

by 페르세우스


안녕하세요, 자녀교육에 진심인 쌍둥이아빠 양원주입니다.


어제는 아이들이 다니는 중학교에서 공개수업과 더불어 학부모총회가 있던 날이었습니다. 12시 50분부터 교실에서 진행된 공개수업은 기술 과목이었습니다. 제가 중학교를 다니던 30년 전과 비교했을 때 어떻게 가르치는 내용이 바뀌었는지 궁금했죠.


그런데 수업이 종이에 그림을 그리는 실습 위주로 구성되어 있어서 상당히 조용하게 진행되었습니다. 발표를 시키거나 선생님들이 다양한 교수법으로 진행하는 수업들에 비해서 매우 정적이었죠. 시험감독을 하는 느낌이 들어서 솔직히 재미는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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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공개수업을 참여하는 이유는 있었습니다.

아침에 아이들이 아이들의 자리 배치도를 그려줬죠. 평소 학교를 다녀오면 미주알고주알 어떤 일이 있었는지 얘기해 주는데 친구들의 이야기가 많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누가 누군지를 모르면 이해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으니 이참에 한 번 보러 가기 위해서였죠.


자리 배치표를 틈틈이 보면서 아이들의 이름과 얼굴을 매치시켜 나갔습니다. 다 기억하지는 못하겠지만 절반 정도는 기억할 수 있었죠. 이렇게 해두면 아이들이 학교를 다녀왔을 때 대화가 더 원활해지기 때문에 의미가 있는 시간입니다.

KakaoTalk_20250321_090547108.jpg 둥이가 그려준 아이들 자리 배치표



다만 한 가지 난감했던 부분은 수업에 참관하러 오신 분이 세 분 밖에 계시지 않으셨다는 점입니다. 우리 반만 그런가 싶어 궁금해서 조금 일찍 나와서 다른 반도 한 번 돌아봤죠.


1반부터 3, 0, 2, 3, 4, 2, 4, 3, 5 대략 이 정도 수준이었습니다. 아무리 많아야 다섯 명입니다. 같이 공부하는 친구들이 누구인지 눈으로 한 번 확인하는 차원에서도 의미가 있는데 말이죠. 물론 중학생이 되면 오지 말라고 하는 경우가 많으니 이해는 갑니다. 하지만 점점 중학교를 다니면서 머리가 커진다고 해서 부모와 자녀와의 거리까지 멀어지는 느낌이 들어서 안타깝게 느껴졌습니다.


공개수업을 마친 뒤에는 체육관에서 총회가 이어집니다. 잠시 기다리는 시간 동안 안면이 있는 부장 선생님들과 안부를 나누고 덕담도 주고받습니다. 반갑게 맞아주시니 감사할 따름입니다.


다행히 대부분의 좌석은 채워지더군요. 역시나 1학년 학부모님들의 비율이 높았습니다. 초등학교와 중학교는 또 다르니까요. 총회는 교직원 소개에서부터 학사 관련 주요 사항 등등을 알려주고 짧은 교육들을 진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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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행사 중간에 단상으로 올라가서 임명장도 하나 받고 들어왔습니다. 이번에도 학부모회 임원을 맡아서였는데요. 학부모회는 보통 회장, 부회장 3명, 감사까지 총 다섯 명으로 구성되는데 2학년 부회장을 맡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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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회를 마친 뒤에는 곧바로 교실에서 선생님과의 간담회 시간도 가졌습니다. 26명의 학생 중에서 저를 포함해서 여섯 분의 학부모님만 참여하셨습니다. 턱없이 적어 보이지만 공개수업에 참여하신 숫자에 비하면 꽤 선방한 셈이죠.


선생님께서는 간단한 안내사항을 전달해 주시면서 함께 학부모회 대의원과 학부모 시험감독 신청도 받으시더군요. 와 계신 분들도 사정이 있으신지 신청하시는 분이 많지 않으셔서 어쩔 수 없이 대의원도 제가 손을 들어서 겸직을 하기로 했습니다.


학부모 시험감독도 신청자가 부족해서 중간, 기말고사 기간 총 8일 중에 4일이나 제 이름을 넣었습니다. 누가 보면 감투에 정말 눈이 먼 사람처럼 보일 수도 있겠다 싶기도 합니다. 그냥 팔자려니 합니다.


오죽하면 선생님께서 고맙다고 하시면서 너무 많이 하시는 거 아니냐면서 미안해하십니다. 외판원처럼 학기 초마다 학부모들에게 그런 부탁을 하시느라 고생하시는 모습을 8년째 봐왔기에 그냥 넘어가기는 어렵더라고요.


겸사겸사 총회 일정을 모두 마친 뒤에는 선생님과 면담도 하고 돌아왔습니다. 아이들에 대해서 말씀드리고 싶은 부분과 궁금한 점들에 대해서 기탄없이 여쭤봤죠. 고등학교 진학과 관련된 조언도 많이 들을 수 있었습니다.


매년 그랬지만 올해도 총회를 다녀오면 진이 많이 빠집니다.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대화를 나누는 일이 쉽지는 않으니까요. 그래도 아이들을 잘 키우기 위해 여러모로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왔으니 그리 헛된 시간은 아니지 않았을까요?


이번에 투자한 시간을 통해 선생님들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나눌 수 있고 친구들에 대해서도 더 원활하게 소통하는 데 도움이 될 테니까요.


한 줄 요약 : 학교 활동에 참여하면서 얻는 장점 중 가장 큰 부분이 바로 아이와 소통할 수 있는 주제들이 늘어난다는 점이다.


#학부모총회 #공개수업 #사춘기자녀소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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