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자녀교육에 진심인 쌍둥이아빠 양원주입니다.
이번 주부터 아마 대부분의 각급 학교들의 학부모 총회가 2주간 진행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보통 3월 셋째 주부터 넷째 주까지가 시행 기간이거든요. 저희 학교는 이번 주에 할 예정입니다.
되돌아보니 저는 이 행사를 초등 6년, 중등 1년까지 코로나 시국을 제외하고는 단 한 번도 빠지지 않고 참여해 왔습니다. 다행히도 이번 총회 날이 휴무일이라 참석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둥이 어미께서는 경제활동을 영위하시느라 공사다망하셔서 말이죠.
학부모 총회는 가보신 분들이 더욱 잘 아시겠지만 각급 저학년일 때는 가야 한다는 부담감으로 가고 고학년이 되어갈수록 좀 소홀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이들이 부모님에게 오지 말라고 하기도 하죠. 다행히 둥이들은 그러지 않더군요. 그런데 이상하게 학교를 그렇게 자주 들락날락함에도 이 행사를 치를 때는 매번 마음이 편치 않습니다.
바로 세 가지 이유에서인데요.
첫 번째는 모르는 어머님들과 마주쳐서 한 공간에 한 시간 가까이 있어야 한다는 어색하고 불편한 상황 때문이겠죠.
서로 대화를 하는 상황이 아니라 모르는 사이여서 눈으로 스캔을 하는 시간이 대부분입니다. 그러다 보니 외적인 부분에 더 신경을 써야 한다는 부담감이 생깁니다. 첫인상을 잘 만들어야 한다는 부담감이겠죠. 그래서 '총회룩'이라는 웃픈 신조어까지 생겼죠.
총회를 하는 시기에 옷차림과 관련된 연관 검색어는 덤으로 급증하기도 합니다.
두 번째는 선생님이 뭘 시킬까 봐 걱정이 되어서입니다.
학부모회 임원을 뽑고 녹색 학부모회, 도서봉사회 등 학교 내 다양한 단체에 참여할 인원을 총회 때 선발합니다. 참여할 상황이 되지 않지만 차마 선생님의 간절한 눈빛을 거절하지 못하고 손을 드는 분들이 생깁니다. 이런 일이 반복되다 보면 '차라리 총회에 가지 말까?'라는 고민을 하기도 하죠. 중고등학교는 학부모 시험감독이 미달될 경우 추가모집을 하기도 합니다.
세 번째는 관계가 나빠져서 마주쳤을 때 불편한 사람이 있는 경우입니다.
새로운 학급에 사이가 좋지 않은 관계가 되어버린 친구 엄마가 있다면 그만큼의 고역이 또 없습니다. 행여나 불편한 상황이 생길까 봐 걱정스럽기도 합니다. 당연히 학년이 올라갈수록 좋은 사람들을 만날 기회가 많아지지만 그 반면에 피하고 싶은 사람들과 마주칠 수 있는 상황 또한 늘어날 수밖에 없을 테니까요.
이 세 가지 고민에 대한 해결책은 그리 복잡하지 않습니다.
1. 입고 갈 옷이나 가방의 브랜드에 연연하지 말고 본인이 입을 수 있는 단정한 수준의 옷을 입고 가시면 큰 걱정 하실 일은 없습니다. 무슨 옷을 입고 왔는지 무슨 브랜드의 가방을 들고 왔는지 알아보는 사람들과는 굳이 친하게 지내봐야 아이에게 도움이 안 될 테니까요. 그런 사람들과는 아예 엮이지 않는 편이 낫습니다.
2. 개인 사정 상 참여할 여력이 없다면 눈 딱 감고 손을 들지 않으면 됩니다. 참여하지 않는다고 선생님한테 찍히지 않아요. 하지만 마음이 너무 약하셔서 어쩔 수 없이 해야 한다면 아침에 일찍 나와서 하는 급식 모니터링 정도만 하는 학부모회 대의원도 나쁘지 않습니다. 녹색 학부모회는 학교마다 상황이 다를 수 있기는 하겠지만요. 아이를 위해서 한다고 생각하면 반년에 한 번 정도 참여는 나쁘지 않은 선택이라 생각합니다.
3. 서로 머리채 잡고 삿대질할 정도로 사이가 좋지 않다면 피하는 편이 낫습니다. 불필요한 시빗거리를 만들 필요는 없으니까요. 그 정도가 아니라고 한다면 먼저 위축될 필요는 없습니다. 저도 그런 학년을 경험했던 적이 있었는데 별거 없더라고요. 그런 행사에서 뜻하지 않았던 좋은 인연을 만나는 경우도 생기니까요.
이 글을 다 읽으시고 난 뒤 아빠니까 말 참 쉽게 한다고 말씀들 하실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저도 웬만한 엄마들보다 학교를 자주 가보고 선생님도 많이 만나봤으며 엄마들이 어떻게 생각하고 행동하는지 봐온 시간이 있기에 가능한 이야기겠죠? 정답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적당히 참고하시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학부모 총회에 가서 해야 할 일들은 리스트가 많이 돌기는 하는데 이 정도만 생각하시면 됩니다.
1. 학교와 학급이 운영되는 방향은 참고만 하시면 되며
2. 공개수업 때 아이의 태도와 친구관계는 어떤지도 관찰도 해보고
3. 담임선생님도 각양각색이기에 어떤 성향인지에 대한 파악도 필요합니다.
4. 병력이나 알레르기와 같은 사항은 미리 알리미나 서류로 제출하지만 방문한 김에 한 번 더 확인합니다. 중요한 부분이니까요.
5. 그 이외의 짧은 면담도 가능합니다. 상담기간 때 다시 학교에 오지 않아도 됩니다.
6. 상황에 따라 학부모들의 연락처를 교환하는 일도 가능하겠죠.
학기 초에는 많은 부분들이 바뀝니다. 특히 각 학교 1학년 때는 더 새로운 환경에 대한 부담감이 아이뿐만 아니라 엄마들에게도 강하게 엄습하죠. 이럴 때 학교에 가셔서 공개수업도 구경하시고 총회를 통해 필요한 부분을 파악하신다면 한 학년을 보내는 데 분명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거기에 아이와 공유할 수 있는 공통분모를 찾아서 그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다면 훨씬 더 관계도 좋아지겠죠.
그리고 간혹 아이가 좀 자라서 부모님에게 오지 말라고 하는 경우가 있을 텐데요. 그동안 아이와의 관계에서 무언가를 놓친 부분이 있지는 않은지 곰곰이 생각해 보시고 진솔한 대화를 나눠보시기를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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