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챗GPT에 '감사합니다'만 해도 환경이 오염된다고?

by 페르세우스


안녕하세요, 자녀교육에 진심인 쌍둥이아빠 양원주입니다.


요즘 아이들과 함께 책을 읽거나, 궁금한 걸 챗GPT에 물어보는 시간이 점점 자연스러워지고 있습니다. 이제는 누구나 쉽게 AI의 도움을 받는 시대가 되었지요.


하지만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렇게 인공지능을 편리하게 쓰고 있지만, 과연 이 편리함에는 어떤 대가가 따르고 있지 않나 해서죠. 특히 '전기'라는 자원과 '환경'이라는 공공의 영역은, 우리가 간과해왔습니다.




얼마 전 오픈 AI의 CEO 샘 올트먼은 최근 흥미로운 발언을 했습니다.

챗GPT에게 “감사합니다” 같은 정중한 인사를 하지 말라는 내용이었죠. 이 기사를 읽는 순간 황당했지만 이내 그 이유를 알 수 있었습니다. 바로 이 짧은 인사 한 마디도 AI에게는 처리해야 할 추가 연산량을 의미하고, 그만큼 더 많은 전력을 소모하게 되어서입니다.


실제 조사에 따르면, 챗GPT가 100 단어 짜리 이메일을 생성할 때 필요한 전력은 0.14 kWh. 이는 LED 전구 14개를 1시간 동안 켜둘 수 있는 양과 같습니다. 이렇게 이메일을 일주일에 한 번씩 1년 동안 작성한다고 가정하면, 7.5 kWh가 필요합니다. 워싱턴 D.C. 아홉 가구가 한 시간 동안 사용하는 전기량과 맞먹는 수치입니다.


챗GPT에게 이 내용을 물었을 때 꼭 그렇지만은 않다고 답을 했다고 합니다. 공손한 표현들을 하고 싶다고 생각한 사람들도 많았죠. 최소한의 예의를 지키려는 선한 마음은 이해하지만 한 줄의 인사에 전기가 필요하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았죠. 그동안 너무 당연하고 쉽게 AI를 사용해 온 우리가 한 번쯤 돌아봐야 할 지점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데이터센터에 대한 문제도 가볍지 않습니다. 이 설비가 늘어날수록, 전력과 온실가스도 따라 증가합니다

AI 기술이 발전하려면, 수많은 데이터와 이를 처리할 고성능 장비가 필요합니다. 그 중심에 있는 것이 바로 데이터센터죠.

그린피스의 2024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내 데이터센터 수는 2021년 약 2,600개에서 2024년 5,300개로 두 배 이상 증가했습니다. 이 데이터센터들은 막대한 전기를 사용하고 있으며, 그 전력 대부분이 화석연료 발전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AI가 발전할수록, 우리는 더 많은 탄소를 배출하는 구조 속에 살게 되는 셈입니다. 골드만삭스는 2030년까지 데이터센터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배출량이 2022년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수치는 인공지능 기술의 활용이 폭발적으로 늘고 있는 지금, 이미 현실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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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칩을 만드는 과정에도 막대한 전력이 들어갑니다.

우리가 흔히 쓰는 챗GPT나 그림 생성 서비스는 사실 그 뒤에 AI 칩이라는 핵심 부품이 있습니다. 이 칩은 데이터 처리 속도와 연산 능력이 뛰어나야 하기 때문에 고도의 정밀 공정과 대규모 전력이 필요합니다.

2023년에는 218 GWh였던 전 세계 AI 칩 제조 전력 사용량이, 2024년에는 984 GWh로 350% 이상 증가했습니다.

한국만 놓고 봐도, 칩 제조 전력량이 2023년(134.6 GWh)에 비해 2024년(315.2 GWh)에 두 배 이상 증가했습니다. 맥킨지에 따르면, 2030년까지 칩 제조에 들어가는 전력은 37,238 GWh에 달할 것으로 예측되며, 이는 아일랜드 전체 전력 소비량을 초과하는 수치입니다.




문제는 이 칩들이 주로 생산되는 지역인 한국(58.5%), 대만(83.1%), 일본(68.6%) 모두 화석연료 발전 비중이 높다는 점입니다. 이 국가들이 AI 칩 제조의 대부분을 담당하고 있는데, 그만큼 탄소 배출량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한국의 경우 5만 8,000톤에서 13만 5,900톤으로 탄소배출량이 급증했지요. 지금처럼 화석연료 기반 전력을 계속 사용한다면, AI가 발전할수록 지구 환경은 더 위협받게 된다는 말이 됩니다.





얼마 전 서울대가 연구를 하면서 늘어나는 전기용량을 감당할 수 없어서 AI 연구를 중지해야 할지도 모른다는 기사가 난 적이 있습니다. 서울대와 고려대 등 주요 대학들이 인공지능 연구를 위한 GPU와 서버 장비를 확보했음에도 불구하고, 전력 부족으로 인해 이를 제대로 가동하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합니다. 연구 인프라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전력 공급이 뒷받침되지 않아 AI 기초 연구에 큰 장애가 되고 있죠.


앞으로 더 많은 전기가 필요해지기에 이 문제는 결코 가벼이 넘길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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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야기를 꺼낸 이유는 AI를 쓰지 말자거나 개발하지 말자는 얘기를 하기 위해서가 아닙니다. 오히려, 인공지능은 우리의 삶을 더 풍요롭게 만들어주고 지금과 같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내놓을 수도 있는 훌륭한 도구가 될 수 있으니까요.

다만, 우리가 조금 더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AI를 사용할 수 있다면 어떨까요?

ㅇ 꼭 필요한 정보만 질문하며,

ㅇ 이미지 생성도 적당히 하고,

ㅇ 우리가 쓰는 서비스에 대한 환경적 영향에 대해서도 인식하기.


이런 작지만 의식적인 실천이 쌓이면 아이들이 살아갈 세상도 더 나은 방향으로 바뀔 수 있다고 믿습니다.


한 줄 요약 : AI의 발전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인식하고, 기술의 편리함 속에서도 책임 있는 사용을 실천해가면 좋겠습니다. 물론, 저도 함께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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