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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으로 감시하는 사회, 빅브라더는 이미 시작되었다

by 페르세우스



안녕하세요, 자녀교육에 진심인 쌍둥이아빠 양원주입니다.



저는 얼마 전 동료들과 함께 일본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여행 내내 다양한 볼거리와 맛있는 음식으로 하루하루가 꽉 찬 일정이었죠. 그때 제가 자주 했던 말이 있습니다. 일본어가 익숙지 않아 고생했던지라 “일본어 공부를 이번에는 꼭 해보겠다”라는 말이 자연스럽게 나왔습니다. 물론 지금 틈틈이 공부하려고 책을 사뒀지만 그 순간은 그냥 스쳐 지나간 대화였죠.


그런데 며칠 후부터 이상한 일이 벌어지기 시작했습니다. 검색한 적도 없는 일본어 광고가 유튜브와 쇼핑 앱에 등장했습니다. 마치 제 말을 엿들은 듯한 기분이었죠.




예전에는 처음에는 단순한 우연이라 여겼습니다. '그럴 수도 있지'라고 말이죠. 하지만, 이런 경험이 반복되고 일본어로 된 광고까지 보게 되니 엄청 찜찜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설마 내 휴대폰이 내가 했던 말을 듣고 정보를 수집하고 있었던 건 아닐까? 하고 말이죠.


마치 조지 오웰의 소설인 <1984>가 현실로 도래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도 들었습니다. 이 책을 읽고 나서 빅브라더가 언젠가는 나타날 수도 있다는 생각에 진짜 섬뜩했었으니까요.




얼마 전 미국의 방송사 CMG(Cox Media Group) 내부 문건이 유출되며 충격적인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이 회사는 "액티브 리스닝"이라는 이름으로 사람들이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스마트폰, 스피커, 노트북의 마이크를 통해 대화를 실시간으로 수집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그 내용을 바탕으로 ‘타깃 광고’를 송출하는 시스템을 운영해 왔죠.


더 충격적인 점은 이 기술을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구글 등의 대형 플랫폼과 연계해서 사용했다는 주장까지 나왔다는 대목입니다. 물론 구글과 메타는 해당 주장에 대해 공식 부인했지만, 꽤 큰 과징금을 얻어맞았습니다. 이와 관련된 후속 보도가 미국에서는 꾸준히 나오고 있는 중이기도 하죠.




저 역시 이 기사를 접한 뒤 스마트폰을 쳐다보는 시선이 달라졌습니다. 내가 내뱉는 한 마디 한 마디나 검색 기록들이 데이터로 바뀌어 어딘가로 차곡차곡 쌓여 흘러 들어가고 있다는 생각이 무섭게 다가왔기 때문입니다.


아침에 눈을 뜨면 알람을 끄고, 뉴스를 보며, 출근길엔 내비게이션이나 유튜브를 사용하죠. 점심에는 인터넷을 검색하거나 주식, 은행 앱을 쓰며, 저녁에는 영상을 보거나 책도 읽습니다. 스마트폰은 이제 단순한 통신기기를 넘어 ‘나의 하루’를 저장하고 듣고 있는 또 다른 나와 같습니다. 오장칠부라는 말처럼 하나의 장기가 되어버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런데 이 기계를 통해 쌓아 놓은 정보들을 누군가가 무단으로 사용된다면 어떻게 될까요? 그건 단순한 광고 타기팅을 넘어서 사생활 침해이자 <1984>에 등장하는 빅브라더가 인간을 통제하는 감시 사회의 서막이 될 수도 있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구글이 사용자의 음성을 모두 듣고 저장해 놨다가 개인 맞춤형 광고를 위한 데이터로 활용한다는 말은 완벽한 사실이라고 보기에는 어렵습니다. 이런 음모론이 퍼지게 된 데에는 그들에 대한 불신이 가장 큽니다. 그동안 페이스북과 구글 등 글로벌 IT 기업들이 저장된 사용자 데이터를 유출한 것은 물론, 정치적인 목적으로 동의 없이 활용하다 적발된 사례가 여러 차례 발생한 탓도 있으니까요.




이런 문제가 일어나지 않게 하기 위해서는 국가의 제도적 보완이나 기업의 양심만 기다릴 수는 없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스스로를 보호할 수 있을까요? 이런 문제가 있다고 해서 스마트폰을 꺼버릴 수는 없으니까요. 구글 사용자가 간단한 설정을 통해 직접 데이터를 삭제하거나 제어할 수 있는 기능을 활용하면 됩니다.


일단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기준으로 마이크 접근 권한 점검을 해보시기를 권합니다.

설정 → 애플리케이션(또는 앱 관리)으로 들어갑니다.

구글이나 인스타그램과 같은 포털이나 SNS를 찾습니다.

'권한' 또는 '앱 권한' 항목을 찾습니다.

‘마이크’ 항목을 허용 안 함으로 바꿉니다.

시간이 되면 다른 앱들도 마이크 설정을 확인해 봅니다.

마이크를 사용하지 않아도 되는 앱(예: 날씨앱, 계산기, 사진 편집앱 등)이 ‘허용’으로 되어 있다면 ‘허용 안 함’ 또는 ‘앱 사용 중에만 허용’으로 변경합니다. 최근 설치한 앱 중 일부는 설치와 동시에 마이크, 위치, 연락처, 전화, 저장소 등 민감한 권한을 자동으로 요청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처럼 각 앱이 정당한 사유 없이 마이크를 비롯한 많은 권한을 요청하는지를 확인하기만 해도 우리는 우리 자신을 좀 더 안전하게 보호할 수 있습니다.




이번 일을 접하면서 느낀 점은 우리 사생활은 언제든지 노출될 수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누가 지켜주겠지'라는 막연한 믿음보다는 스스로 점검하고 대비해야 한다는 점을 있고 있다는 사실도 걱정스러운 점이었습니다. 한순간의 편리함에 너무 취해있다가는 평생의 프라이버시를 앗아갈 수도 있으니까요.


우리는 기술을 쓰고 있지만, 기술이 우리를 당연하게 쓰게 해서는 안 된다는 사실을 기억해야겠습니다.


한 줄 요약 : 편리함 뒤에 숨은 감시, 스마트폰 마이크 권한부터 점검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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