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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부동산 임장 수수료를 내야 할지도 모른다고요?

by 페르세우스


안녕하세요, 자녀교육에 진심인 쌍둥이아빠 양원주입니다.

최근 꽤 논란이 될 만한 뉴스가 있었습니다. 공인중개사협회에서 올해 중점 과제로 '임장 기본보수제', 일명 '임장 수수료'를 우선 도입하겠다는 방침을 정했다는 소식이었는데요.


임장이란 직접 부동산 매물이나 지역을 방문하여 살펴보는 행위를 통칭하는 말입니다. 부동산 투자나 집 마련을 위한 첫 단계로서 현장에 나가서 직접 매물의 상태와 주변 환경 등을 확인하는 과정이죠.


임장 수수료는 쉽게 말해 ‘발품 수수료’입니다. 예비 매수자나 임차인이 마음에 드는 집을 고르기 위해서는 여러 매물을 직접 둘러보는 과정을 거치는데, 중개사가 이 과정을 도와주는 데에 대한 ‘노동의 대가’를 수수료 형태로 받겠다는 말입니다.




문제는 부동산 수요자의 부담이 커지는 만큼 반발도 만만치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매물을 보러 다니는 데도 돈을 내야 한다니, 소비자 입장에선 낯설고 불편하게 느껴질 수밖에 없겠지요.


일단 협회 측에서 밝힌 입장은 이렇습니다.
ㅇ 무료 견학 관행이 중개사들의 노동을 과소평가하고 있다

ㅇ 비용을 명문화함으로써 서비스의 질을 올리겠다

계약이 성사되지 않아도 투입된 시간과 노력은 정당하게 보상받아야 한다

이런 주장입니다.


특히 중개사들 사이에서는 "임장만 다니는 꾼들" 때문에 영업 피해가 크다는 말도 나옵니다. 실제로 매물을 수차례 보여줬는데 연락이 두절되거나, 정보만 얻고 계약은 다른 루트를 통해 진행하는 사례가 많습니다. 인터넷에 이런 임장 모임들이 꽤 많으니 충분히 이런 불만이 나올 법도 합니다.




그런 점에서 정책 도입 취지는 이해할 수 있습니다. 누군가의 노동에는 정당한 대가가 따를 수 있어야 하고, 특히 부동산처럼 전문성이 필요한 영역이라면 그에 대한 사회적 인식도 함께 따라와야 하니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시도는 많은 비판에 직면해 있습니다.

첫째, 소비자 관점에서의 형평성 문제입니다.

중개사가 추천한 매물이 마음에 들지 않거나, 설명이 충분치 않아서 계약으로 이어지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런 상황까지 수수료를 내야 한다면, 이는 마치 옷가게에서 옷을 입어봤다고 돈을 내라고 하는 식의 논리로 비칠 수 있습니다.

둘째, 서비스의 기본 정의에 대한 혼동입니다.

이미 중개수수료를 지불하는 구조 안에서 임장 활동은 기본 포함되어 있다고 보는 소비자가 많습니다. 중개사와 손님 간의 신뢰를 쌓기도 전에, 새로운 명목의 비용을 들이밀 경우 오히려 중개사 전체에 대한 신뢰를 잃게 될 수 있습니다.




셋째, 부족한 투명성과 제도 악용에 대한 우려입니다.

임장수수료가 합리적으로 운영되려면, 비용 기준과 환불 조건 등이 명확해야 합니다. 하지만 현재까지의 제안은 다소 추상적이며, 실제로 시행된다 해도 소비자와 중개사 간 갈등의 소지가 커 보입니다.

넷째, 흐름을 놓친 전략이라는 점입니다.

지금은 인공지능 기반 부동산 플랫폼이 빠르게 발전하면서 정보의 비대칭도 점점 줄어들고 있는 시대입니다. 오히려 공인중개사 직역 자체가 도전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소비자의 불만을 키우는 정책은 스스로 설 자리를 좁히는 결과를 부를 수 있습니다. 필요한 건 보호가 아니라 혁신이고, 수수료 인상이 아니라 신뢰 기반의 새로운 서비스 모델일 테니까요.





부동산은 우리가 지불하는 비용 중 가장 큰 규모의 자금이 들어가는 재산입니다. 그러다 보니 깊이 고민하고 접근해야 할뿐더러 상호 간의 신뢰 또한 중요하죠. 부동산 시장의 변동성에 대한 우려가 큰 지금 같은 시기에는 제도 하나하나가 신중해야 합니다.


부동산 중개 서비스가 단순한 '정보 제공'에서 '가치 있는 안내'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요금을 받는 논리보다 먼저 서비스의 품질과 신뢰가 입증되어야 합니다. 그런 부분까지 깊이 고려하여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새로운 아이디어가 나올 수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


한 줄 요약 : 중개사들의 노동에 대한 가치도 중요하지만, 소비자와의 신뢰를 쌓는 과정 없이 수수료를 받겠다는 논리는 아무래도 명분을 얻기가 쉽지 않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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