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여행기 8탄
안녕하세요, 자녀교육에 진심인 쌍둥이아빠 양원주입니다.
다카마쓰 여행기가 이제 거의 막바지를 향해 달려가고 있습니다. 여행기를 쓸 때 가장 좋은 점은 글에 대한 부담이 적다는 점입니다. 그럼에도 가장 어려운 점은 바로 사진 정리가 어렵다는 점입니다. 너무 많이 찍으면 고르기가 어렵고 필요한 사진이 정작 없는 경우가 있어서 난감할 때도 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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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카마쓰 여행은 새로운 도전과 즐거움의 연속이었습니다. 그중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바로 음식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사실 여행 일정을 전담해서 짰던 선배도 뭘 먹을지에 대해서는 딱히 준비를 하지 않았습니다. 모두 입맛이 다르고 그때마다 상황이 어떻게 될지 몰랐으니까요.
가장 중요한 점은 그 선배가 미식가 수준으로 음식을 좋아하는 성향도 아니었기에 우리는 여행 내내 뭘 먹어야 할지에 대한 걸으면서 고민을 함께 해왔습니다. 딱히 힘들지는 않았습니다. 우리나라의 음식 못지않게 일본의 음식은 한국 사람 입맛에 맞다고 정평이 나있으니까요. 덕분에 생각지도 않았던 다양한 식도락을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1. 허기진 배를 채워준 감동의 사누키 우동'
여행 첫날 우리를 맞은 음식은 바로 사누키 우동이었습니다.
사누키 우동(讃岐うどん)은 일본 가가와현 (과거 사누키국) 일대에서 유래된 우동의 한 종류입니다. 쫄깃한 면발과 풍부한 육수가 특징이며, 가가와현의 대표적인 향토 음식으로 꼽힙니다.
이 지역이 우동으로 특히 유명한 곳이었는데 다카마쓰 역 근처에 꽤 이름난 우동집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바로 이동했습니다. 정말 엎어지면 코 닿을 곳이더군요. 매장 앞에 사람들이 줄을 서 있을 정도로 꽤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다행히 기차역 근처의 매장이고 혼자 온 손님들도 많아서 회전이 빨리 되는 느낌이었습니다. 줄을 서 있은 지 5분도 되지 않아 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죠. 메뉴판을 보면서 뭘 먹을지 행복한 고민을 했습니다. 그때 저희 일행은 박스라도 뜯어먹을 수 있을 정도로 허기진 상태였죠.
저는 쇠고기가 들어간 따뜻한 우동을 주문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그것도 大 사이즈로 말이죠. 약간 아쉽기는 하지만 한글도 적혀있어서 선택하고 주문하는 데 한결 마음이 편하기는 했습니다.
자신의 차례가 되면 카운터에서 메뉴를 말하면 됩니다. 그러면 거기서 바로 2분도 채 되지 않는 시간 동안 면과 토핑을 담고 국물을 부어줍니다. 기다렸다가 바로 받아갈 수 있는 시스템이어서 꽤 빠르고 편했습니다. 우동을 받으면 튀김도 취향껏 고를 수 있는데 저는 대왕오징어 튀김을 하나 살짝(?) 올렸더랬죠.
허기가 졌다는 점을 감안해도 정말 맛있었습니다. 단짠단짠이 함께 하는 일본 특유의 국물이 일품이었습니다. 면은 탱탱해서 씹는 맛이 있었고 튀김은 말해 뭐 하겠습니까. 원래 많이 먹는 편이 아닌데 이 많은 양을 다 먹기는 했습니다.
굳이 아쉬운 점을 찾자면 제가 大 사이즈로 시키는 바람에 상대적으로 국물이 너무 적게 느껴졌다는 점이 아닐까 싶습니다. 혹시 국물을 좋아하신다면, 보통 사이즈를 시키는 편이 국물과 면의 조화를 더 잘 느낄 수 있는 팁! 제 평점은 5점 만점에 4.5점입니다.
우동 맛의 비밀이 궁금해 벽에 붙은 홍보물을 번역해 보니, 놀랍게도 이 지역 우동 대회 4위 입상 경력이 있더군요.
#2. 하루의 피로를 녹여준 오코노미야키
두 번째 메뉴는 바로 오코노미야키였습니다. 리쓰린 공원 구경을 마친 뒤 거의 녹초가 된 상태에서 찾아낸 숨겨진 맛집이죠. 문제는 이곳이 어딘지 지도에서 찾을 수가 없다는 점입니다. 그냥 길을 걷다가 보이는 대로 들어갔으니까요.
일단 일본식 소주도 시켜서 먹었습니다. 물 넣고 얼음 넣은 소주라 그런지 그리 독하지도 않고 먹을만합니다. 일행 모두 녹초가 되어서 메뉴판 찍을 생각도 하지 못했으니 어느 정도였는지 짐작하시겠죠? 저녁 먹을 때는 낮보다 말이 많이 없어졌습니다.
저희는 메뉴판을 이해하는데 생각보다 시간이 오래 걸려서 그냥 한 가지로 통일해 버리고 음식이 나오기만 간절히 기다렸습니다.
하지만 막상 음식이 나오자 힘들었던 첫날 여정은 이 오코노미야키가 모두 사르르 녹여줬습니다. 각각 1인분씩 나오는데 히로시마식으로 야키소바면을 넣은 방식으로 기억합니다. 철판 위에서 '치이익' 소리를 내며 익어가는 소리, 달콤 짭짤한 소스 냄새까지 함께 가게 안에 가득했습니다. 다행히 맛은 더할 나위 없이 훌륭했죠. 온몸의 피로가 따끈하고 맛있는 오코노미야키 한 입에 눈 녹듯 사라지는 기분이었습니다
미리 만들어진 오코노미야키를 철판 위에서 온도를 유지한 채 잘라서 먹으면 됩니다. 다양한 재료들이 어우러져 입을 즐겁게 만들어 준 음식이었습니다. 이 오코노미야키도 5점 만점에 4.5점입니다.
다시 사진으로 보니 여행의 추억도 새록새록 떠오르고 그 맛도 어렴풋이 기억나는 듯합니다. 멋진 곳을 눈으로 담는 기쁨도 크지만 여행의 가장 큰 기쁨은 음식이라는 생각이 새삼 듭니다.
분량조절 실패로 2탄에서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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