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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멤버십 신청을 포기한 다섯 가지 결정적인 이유

by 페르세우스


안녕하세요, 자녀교육에 진심인 쌍둥이아빠 양원주입니다.



이제 내일이면 2025년 상반기가 끝나고 하반기가 시작됩니다. 거기에 브런치스토리에서는 제법 큰 변화가 생기죠. 브런치 작가 멤버십이 모두에게 오픈되어 운영된다고 합니다. 최근까지도 이 주제로 많은 분들이 글을 남기셨던데 저도 고민하다가 몇 자 남겨봅니다. 저 같은 사람은 어떻게 하려고 하는지 궁금한 분들이 계실 수도 있으니까요.


저는 처음에 일부 작가님들 위주로 멤버십이 시행되던 때부터 이 제도가 전체 작가님들을 대상으로 확대되리라는 예상은 이미 하고 있었습니다. 아시다시피 브런치스토리는 안타깝게도 돈을 벌 수 있는 길이 딱히 많지 않으니까요. 늘 적자에 대한 고민이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기에 이번 시도 자체에 대해서는 전혀 반감을 가지고 있지는 않습니다. 자선사업이 아닌 이상 이런 고민은 늘 할 수밖에 없을 테니까요.


하지만 저는 그와는 별개로 멤버십 활동을 하지 않겠다고 마음먹었습니다.

아시다시피 저는 현재 따로 브런치북으로 연재를 하고 있지 않아서 메인화면에 라이킷이 많아도 노출이 되지 않습니다. 포기해야 하는 부분도 많음에도 그렇게 결정한 그 이유는 제게 다섯 가지가 이유가 있어서입니다.




첫 번째는 능력 부족입니다.

가장 큰 이유겠죠. 저는 2021년부터 활동을 시작한 뒤 2022년 1월 24일부터는 단 하루도 빼놓지 않고 매일 이곳에 글을 써왔습니다. 날짜로는 1250일이 조금 넘죠. 그렇게 많이 글을 써왔음에도 저는 제 글이 정말 만족스럽다고 느낀 적이 많지 않았습니다. 발행을 해놓고 다음 날에 잘못된 부분을 부랴부랴 고친 적도 많았죠. 당일에 발간한 글을 고치지 않기 시작한 지도 얼마 되지 않았습니다.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다른 작가님들의 글을 읽으면 읽을수록 제 글에서 느끼는 부족함은 더 와닿습니다. 제가 조금 더 흡족하게 느끼는 글이 나온다고 생각할 때 도전하겠다는 마음이 들게 되었죠.




두 번째는 넉살 부족입니다.

제가 후원을 받을 수 있는 브런치북 연재를 하지 않는 이유와도 일맥상통합니다. 제 글에 라이킷을 남겨주시는 분들은 물론 댓글을 남겨주시는 분들께는 신세를 졌다고 늘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받은 만큼 돌려드리려고 늦게라도 노력하고 있죠. 날짜가 지난 뒤에 답글이나 답방을 한 적도 많습니다. 제가 받은 만큼 돌려드려야 한다고 생각하니 그런 부분 또한 부담스러울 수 있겠더라고요. 그렇다고 너무 당당하게 "이제 제 글은 돈 주고 보시면 되세요"라고 태세전환을 하기에는 제가 그리 넉살이 좋은 편이 아니라는 사실도 깨달았습니다.




세 번째는 성실함 부족입니다.

예전에도 언급한 적이 있지만 저는 본업이 있습니다. 직장을 다니고 있죠. 대부분의 회사가 그렇듯 겸직을 통해 부수입이 생기면 절차를 통해 신고를 해야 합니다.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 한 승인이 됩니다. 어딘가에 글을 써서 얻는 부수입은 회사 규정에 어긋나지는 않지만 그 절차가 제법 복잡하고 까다롭습니다. 예전에도 다른 활동을 할 때 신고했을 때도 상급자에게 규정과 어떤 내용인지 설명을 드리느라 애를 먹었던 기억이 있었습니다. 사실 이렇게 하는 경우가 많지 않아서죠. 그렇기에 멤버십에 대한 수입이 생겼을 때를 감안해서 미리 겸직신고를 하기에는 귀차니즘이 심한 상황입니다.



네 번째는 즐겁게 하려던 글쓰기가 진짜 일이 될까 봐 걱정돼서입니다.

제 글을 읽어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저는 완전 잡식성 작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다양한 주제를 다루려고 하기에 한 가지 주제에 매여있지 않습니다. 환경, 안전, 보안, 과학, 자녀교육, 음식, 식당, 교육정책, 음악, 미술 등 다양하죠. 그런데 만약 멤버십이라는 제도에 정착하게 된다면 정해진 시기에 글을 올려야 되는 일의 영역으로 들어가게 됩니다. 비용을 지불한 분들에 대한 약속과 예의를 지켜야 하니까요. 쓰고 싶은 대로 글을 써왔던 사람에게는 이런 상황을 적응할 수 있을지에 대한 걱정이 들 수밖에 없습니다.




다섯 번째는 회복탄력성 부족입니다.

만약에 제가 세 가지 모두를 다 극복하고 난 뒤 멤버십을 신청했다고 가정해 볼게요. 하지만 막상 멤버십을 신청해서 제 글을 읽으시는 분들이 적다면 충격이 클 듯합니다. 사실 연재를 하지 않는 이유도 그와 비슷했으니까요. 실패나 실수를 통해 인간은 늘 새로운 지혜를 얻고 더 성장할 수 있다고 하지만 모든 상황에서 그러기는 쉽지 않죠. 만약에 호기롭게 신청해 놓고 신청하시는 분들이 적다면 심적인 타격이 클까 봐 걱정이 됩니다.

그런 상황이 생기면 아쉬운 마음을 넘어 누군가에게는 서운해질지도 모르는 일입니다. 정이 아닌 실력으로 검증받아야 하는 영역인데 말이죠.




그래서 지금 틈틈이 준비하고 있는 두 번째 책에 대한 원고 완성도가 높아졌다고 판단되면 멤버십에 대해 다시 고민해 보려 합니다. 이 이야기는 조만간 다시 풀어놓도록 하겠습니다.


아무튼 결론은 이래저래 불필요한 걱정이 많아서 지금은 하지 않는다. 끝!!


한 줄 요약 : (불필요한) 상상력이 많으면 그 인생 고달파! -아귀 <타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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