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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천 목욕탕, 일본 여행에서 빼놓으면 서운한 호사

일본 여행기 10탄

by 페르세우스



안녕하세요, 자녀교육에 진심인 쌍둥이아빠 양원주입니다.


이 편이 아마 5월부터 시작한 다카마쓰 여행기의 마지막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3박 4일의 이야기가 10편의 이야기로 마무리되니 여행이 훨씬 의미 있지 않았나 싶습니다.


https://brunch.co.kr/@wonjue/1588



이번 이야기는 숙소 근처 동네를 돌며 얻었던 즐거움에 대해 써보려고 합니다. 저희는 여행을 마무리하는 셋째 날 미술관 구경을 한 뒤 이른 시간에 숙소로 돌아왔습니다. 저녁은 간단하게 백화점에서 사 온 도시락으로 해결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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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선택을 한 이유는 간단했습니다. 바로 동네에 있는 온천에 가기 위해서였죠. 평균 나이가 50인 우리 팀은 사흘간의 강행군에 몹시 지쳐있었습니다. 큰 형님은 목욕탕에 진심인 분이셨고 일본의 목욕탕은 과연 어떤 곳일까 하는 호기심도 있었기에 다 함께 가기로 합니다.


해가 뉘엿뉘엿 지고 있는 시간이 채비를 해서 숙소를 나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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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가면 좋을지 고민을 했습니다. 걸어서 가면 30분, 전철로 가면 20분이 걸려서였죠. 상의 끝에 가는 길에 저녁식사 소화도 시키고 씻고 돌아올 때 장을 봐와서 또 먹어야 하니까 겸사겸사 걸어가기로 했습니다. 건강보다 무언가를 더 먹기 위해 걷는 아저씨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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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는 동안 일본의 독특한 구조의 단독주택들을 실컷 구경했습니다. 도심에 옹기종기 모여서 아웅다웅하면서 복닥거리면서 사는 한국 도심의 주거방식과는 다르니 부러워 보이기도 합니다. 적어도 이런 집은 층간소음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될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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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씩 눈에 띄는 공동주택들도 있지만 대부분은 한 가정이 거주하는 단독주택이 90% 정도 됩니다. 전형적인 일본 소도시의 특징을 띄고 있습니다. 비슷한 경우도 있었지만 대부분 주택들의 디자인이 한 가지 방식에 치우치지 않았다는 점도 눈길을 끌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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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은 아예 관리를 하지 않은지 꽤 오래된 듯한 집도 보입니다. 우리도 지방소멸 이슈가 심각하게 대두되고 있지만 그 시초는 일본이니까요. 도심으로 사람들이 모여드는 현상은 어쩌면 어쩔 수 없는 시대흐름이라고 봐야 하지 않을까 싶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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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분을 걸어서 온천까지 왔습니다. 붓쇼잔 온천은 제법 이 지역에서 알려진 곳이더군요. 일본 특유의 전통적인 간판이 아기자기한 느낌을 줍니다. 간판과 달리 건물은 꽤 현대적인 방식처럼 보입니다. 안에는 어떻게 되어있을지 궁금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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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입구에서 계산을 하면서 놀랐습니다. 1인당 요금이 700엔, 약 6,500원 정도밖에 하지 않아서였습니다. 일본의 다른 물가들과 비교하면 아주 저렴한 편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목욕탕 이용료가 만 원이 넘은 지 오래되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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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에 들어가서도 깜짝 놀랐습니다. 그렇게 크지 않은 목욕탕 공간이었습니다. 중앙에 있는 공간은 전통방식의 편백나무 탕이 다섯 개 정도 만들어져 있습니다. 정중앙에는 나무와 벤치도 있어서 정말 고즈넉한 분위기에서 탕 목욕을 즐길 수 있게 되어있죠. 그 옆에는 우리나라 목욕탕 같은 구조로 샤워를 할 수 있게 만들어져 있습니다.


※ 참고로 이 사진은 제가 직접 찍은 사진이 아니라 다카마쓰 관광청의 붓쇼잔 온천 이미지를 빌려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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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상적이었던 부분은 이뿐만이 아니었습니다. 목욕이 끝난 뒤 쉴 수 있도록 공간을 많이 만들어뒀더라고요. 저희는 씻고 나온 뒤에 자판기에서 음료수를 하나씩 뽑아서 테이블에 자리를 잡고 앉아 바깥 풍경 구경을 하면서 잠시 망중한을 즐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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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목욕탕에 책을 비치해 놨다는 점에서 경탄의 영역이었습니다. 일본이 가진 저력이 어디서 오는지에 대해서 잠시 생각해 보게 되었죠. 이렇게까지 책을 쉽게 접할 수 있게 만들어 놓았기에 일본의 평균 독서량이 이 정도까지 나오게 되었겠다고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목욕을 마치고 다시 되돌아옵니다. 그런데 생각보다 가로등이 촘촘하게 배치되어 있지 않아서 꽤 캄캄한 골목들이 많았습니다. 남자들이어서 그렇지 여성분들이라면 아무래도 조심해야 하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뜻밖의 광경이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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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또 이상한 점이 있었습니다. 뜨거운 탕에서 피로를 꽤 풀었다고 생각했음에도 걷기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엄청 힘이 들어서였죠. 뭔가 이상하다 싶었는데 그 이유는 워치에서 오는 알람을 통해 알 수 있었습니다. 다시 걷기 시작한 지 10분도 채 되지 않아 30,000보를 걸었다는 메시지는 충분히 이 상황을 납득시켰습니다.


여행 1일 차 : 24,000걸음

여행 2일 차 : 28,000걸음

여행 3일 차 : 30,800걸음


이렇게 걸었는데 안 피곤하면 그게 더 이상한 상황이었죠.


드디어 마무리가 되었습니다. 이번 일본 여행을 통해서 배우고 느낀 점도 많았고 즐거웠는데 다시 또 이런 시간을 가질 수 있다면 좋겠다는 바람입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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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줄 요약 : 인생에서 여행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면 어찌 행복하지 아니하다고 하겠는가!


#일본온천여행 #일본다카마스여행 #붓쇼잔온천 #지방소멸 #일본빈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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