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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수가 되고 있는 카카오톡의 대대적인 변화

by 페르세우스



안녕하세요, 자녀교육에 진심인 쌍둥이아빠 양원주입니다.


지난 9월 23일, 카카오는 '이프 카카오 2025' 행사에서 이번 업데이트를 카카오톡 역사상 가장 큰 변화라며 자신만만하게 발표했습니다. 정신아 카카오 대표는 "사용자 목소리에 주목하며 변화에 민첩하게 반응하겠다는 의지를 담았다"라고 말했지만 정작 사용자들의 반응은 싸늘합니다.




먼저 긍정적인 부분부터 살펴보겠습니다. 카카오톡은 채팅 탭에 GPT-5와 카카오의 자체 개발 모델 '카나나(Kanana)'를 탑재한다고 밝혔습니다. 다음 달부터는 별도의 앱 설치 없이도 AI를 활용할 수 있다니, 분명 편의성 면에서 큰 장점입니다. 챗GPT의 단순 활용을 넘어 카카오의 다양한 서비스와 연결되게 만들어 차별화된 사용성을 제공한다고 하니, 카카오 생태계와의 연동을 통해 실제 생활에 도움이 될 만한 기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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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문제는 이런 좋은 기능 뒤에 숨어있는 더 큰 변화가 사용자들을 당황시키고 있다는 점입니다. 현재 이번 변화에서 가장 큰 논란이 되고 있는 부분은 바로 친구탭의 개편입니다. 연락처 목록 대신 인스타그램이나 페이스북처럼 친구들의 프로필 변경 내역 등 친구로 등록된 사람들이 올린 게시물을 타임라인 형태로 전면에 앞세운 겁니다.


단순한 UI 변경이 아니라 카톡이 지금까지 유지해 온 핵심 정체성을 버리는 결정입니다. 카카오톡이 출시 직후 빠르게 자리 잡을 수 있었던 이유는 기존 휴대전화 전화번호부 형식을 그대로 가져와서 이질감 없이 누구나 편하게 이용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정작 이용자들 사이에서는 불만이 속출하고 있습니다. 소셜미디어(SNS)와 온라인 커뮤니티 등지에서는 카카오톡 앱 업데이트를 하지 말라는 조언이 넘쳐나고 있습니다. 앱이 자동으로 업데이트되지 않도록 자동 업데이트 기능을 끄는 법을 담은 게시물도 공유됐습니다.


방법은 간단해서 플레이스토어에서 카카오톡을 검색한 뒤 오른쪽 위에 있는 설정에서 자동 업데이트 끄기를 하면 됩니다. 저도 일단 조치를 해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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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자들의 불만은 구체적이고 현실적입니다. 메신저 앱에서 친구 목록이 안 보이게 만들 줄은 상상도 못 했다는 반응부터 본질적인 문제를 지적이 이어집니다. 사적인 교류가 많은 지인이나 가족 위주로 친구를 맺는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과 달리 카카오톡은 업무용으로도 많이 사용합니다. 그런데 가깝지 않은 사람의 사적인 사진을 어쩔 수 없이 보게 되는 상황을 원치 않는 사람들이 많다는 사실을 간과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온라인에서는 "시어머니, 직장 상사, 교수, 팀플 동료, 업계 사람 등이 혼재하는 앱에 누가 일상을 올리냐" "보기 싫어서 오히려 체류 시간이 줄어들 듯하다"라는 반응들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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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욱 우려스러운 부분은 카카오가 이미 비슷한 시도를 여러 번 실패했다는 점입니다. 카카오는 인스타그램 스토리와 유사한 기능인 '펑'을 2023년 9월 출시했습니다. 당시 15~24세 반응이 좋다고 전했으나 2년이 지난 지금 카카오가 '펑'에 대한 구체적인 지표를 공개한 적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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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출시한 SNS인 카카오스토리도 마찬가지입니다. 출시 후 9일 만에 가입자 수 1,000만 명, 5개월 만에 2,500만 명을 돌파하는 등 큰 인기를 끌었으나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외산 플랫폼 경쟁에서 뒤처지면서 인기가 식었습니다.


이번 개편의 배경에는 현실적인 문제가 존재합니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1인당 월평균 사용 시간이 2021년 5월 822.68분에서 2024년 5월 731.85분으로 줄어들었습니다. 카카오는 인스타그램, 틱톡 등 외산 SNS 플랫폼으로만 공유하던 일상 콘텐츠를 카카오톡 안으로 끌어들여 '탈카톡' 현상을 완화하려는 전략입니다.


문제는 이용자들이 카카오톡을 이용하는 가장 큰 목적은 채팅이지 SNS처럼 일상을 공유하기 위해서가 아니라는 점입니다. 결국 이런 접근은 근본적으로 잘못됐습니다. 떠나는 사용자들이 더 늘어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입니다.




카톡의 가장 큰 강점은 무엇이었을까요? 바로 단순함과 편의성이었습니다. 지금까지 살펴본 이번 업데이트는 이 모든 강점을 포기하는 결정입니다. 사용자들의 목소리가 이를 잘 보여줍니다. 카카오톡이 직면한 문제의 해답은 인스타그램을 따라가는 선택이 아닙니다. 오히려 메신저로서의 본질을 더욱 강화하고, 그 안에서 혁신을 찾아야 합니다.


ChatGPT 탑재와 같은 기능 개선은 분명 환영할 만한 변화입니다. 하지만 동시에 사용자들이 가장 소중히 여기는 카카오톡의 정체성을 흔들어서는 안 됩니다.

업계 관계자는 "카카오톡 일부 기능이 옵션으로 제공되듯 인스타그램식 피드를 억지로 이식하기보다는 이용자가 원할 때만 켜는 방식이 반발을 줄일 수 있다"라고 했는데 충분히 일리가 있는 조언입니다.




15년간 국민 메신저로 사랑받아온 카카오톡입니다. 단기적인 수익성 개선을 위해 그 소중한 신뢰를 잃어서는 안 됩니다. 지금이라도 사용자의 목소리에 진정으로 귀를 기울이고, 메신저로서의 본질을 지키면서도 혁신할 수 있는 길을 찾아야 합니다.

그게 진정한 사용자 중심의 혁신이자, 카카오톡이 앞으로도 국민 앱으로 남을 수 있는 유일한 길입니다.


한 줄 요약 : 메신저의 본질을 버리고 SNS를 따라한 카카오톡, 사용자들의 목소리를 간과한다면 결국 등을 돌릴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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