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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사슴부터 일본 곰까지, 인간이 자초한 비극

by 페르세우스



안녕하세요, 자녀교육에 진심인 쌍둥이아빠 양원주입니다.


우리에게 동물은 친근한 존재 또는 가족으로도 인정받고 있습니다. 애완동물에서 반려동물이라고 부르게 된 지도 오래되었죠.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동물들로 인한 사건사고들이 뉴스로 전해지고 있어서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습니다. 내용을 접하면 전혀 웃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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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순수함의 상징으로만 생각되었던 꽃사슴은 이제 인간에게 해로운 적이 되어버렸습니다.

꽃사슴은 1950년대 이후 녹용 채취와 관상용으로 수입된 외래종입니다. 전남 안마도에 937마리, 인천 굴업도에 178마리가 살고 있는데, 이는 고라니보다 15~23배 높은 밀도입니다. 안마도는 5년간 1억 6천만 원의 농작물 피해가 발생했고, 진드기에서 치명적인 병원체까지 검출되기도 했습니다.

제주도에도 약 250마리가 서식하면서 25종의 식물 피해가 확인되었습니다. 이에 환경부는 2025년 4월 꽃사슴을 유해야생동물로 지정할 계획을 발표했고, 제주도도 10월 조례 개정안을 의회에 제출했습니다. 이 조례가 통과되면 포획과 사살이 가능해집니다.




천연기념물인 황새와 관련된 소식도 씁쓸하기 짝이 없습니다.

황새는 원래 1971년 우리나라에서 완전히 멸종했습니다. 하지만 1996년부터 많은 비용을 들여 복원 사업을 벌였고 지금은 다행히 다시 우리 곁으로 돌아왔습니다.

그런데 2025년 10월 15일, 김해시 화포천습지 과학관 개관식에서는 황새가 폐사하는 황당한 사건이 발생하고 말았습니다. 그날 방사될 예정이었던 세 마리의 황새는 높으신 분들의 인사말이 끝날 때까지 기다리느라 1시간 40분간 좁은 새장에 갇혀 있어야 했습니다.


햇볕이 강했던 데다 그늘막조차 없는 상황에서 케이지에 갇혀 있던 황새 한 마리는 결국 스트레스로 탈진해 죽고 말았습니다. 수십 년 공들여 복원한 천연기념물을 행사 도구로 활용하려다가 이런 비극이 생긴 셈입니다. 이번 일에 대해 시장이 공식적으로 사과를 하기까지 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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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youtube.com/watch?v=AlaGGBcE-gA




서울은 요즘 주인 없는 들개 때문에 불안해하는 사람들이 늘어났습니다.

이미 충남에서는 들개로 인한 피해가 2024년 5월 기준 1,122건으로 급증했습니다. 2024년 8월 부산에서는 60대 남성이 들개에게 습격당했고, 1월에는 20대 남성이 얼굴에 50 바늘을 꿰매기도 했습니다.


2025년 10월부터 서울대에서는 들개들이 무리 지어 다니는 모습이 여러 차례 목격되었습니다. 관악산에는 수십 마리 이상의 들개가 서식하고 있는데, 과거 보신탕 집들이 폐업하면서 개들을 산에 풀어놓았기 때문입니다. 버려진 개들이 번식을 계속하면서 이젠 완전한 야생동물이 되어버렸습니다.


대학생들끼리는 들개를 만났을 때의 대처법을 공유하는 웃지 못할 상황이 생기기도 했습니다. 지자체에서도 포획 팀을 운영하고 있는데 이미 60마리 이상을 잡았다고 하니 보통 일은 아닌 듯합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_Qnh8CN0Pew




그런데 우리나라에서 일어난 동물과 관련된 사건들은 이웃나라 일본에 비하면 약과입니다.


최근 일본 홋카이도에서 운전자의 블랙박스 영상 하나가 SNS에서 큰 화제가 되었습니다. 빗속 도로 위에서 거대한 불곰이 차를 향해 달려드는 모습이었습니다. 영화 속 이야기가 아닌 실제 상황이었다고 하니 보는 이들도 정말 공포스러웠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AdmTG-ccTuo




일본은 2025년 4월부터 10월 22일까지 곰의 습격으로 172명이 죽거나 다쳤으며, 사망자는 13명으로 역대 최다를 기록했습니다. 이 중 66%는 산이 아닌 마을에서 피해를 입었고, 7월부터는 생활권에서의 사상자가 80%를 차지했습니다. 일본 정부는 자위대를 투입하고 경찰이 소총으로 곰을 퇴치할 수 있도록 규칙을 개정하기에 이르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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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모든 문제는 결국 인간이 만들었습니다. 황새는 우리가 멸종시켰다가 다시 살렸지만 행사 도구로 써서 죽였습니다. 들개는 사람들이 물건처럼 버린 개들이 야생에서 번식한 결과입니다. 꽃사슴은 돈을 벌려고 들여왔다가 방치한 경우입니다. 일본의 야생 곰도 개발로 서식지를 잃어 마을로 내려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죠.


우리는 지금 이상한 일을 하고 있습니다. 황새는 '우리 동물'이니 살려야 한다면서, 꽃사슴은 '외래종'이니 제거해야 한다고 합니다. 들개는 포획한다면서 계속 개를 몰래 버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자연과 동물들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습니다. 황새만 살린다고 해결되지 않습니다. 황새가 살 습지와 먹이가 있어야 합니다. 꽃사슴을 잡는다고 끝나지 않습니다. 동물을 함부로 들여오고 버리는 습관을 고치지 않으면 또 다른 문제가 생깁니다.




가장 큰 문제는 더불어 살아가지 않는 인간의 이기적인 생각입니다. 자연을 마음대로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하고, 당장 눈앞의 이익에 눈이 멀어 생태계는 나중에 생각하자는 태도로 인해 그 대가는 결국 인간이 고스란히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명확합니다. 이런 신호들을 가벼이 여기지 말고 동물과 함께 공생할 수 있는 길을 찾아야겠죠. 함부로 버리지 말고, 외래종을 제대로 된 검토 없이 함부로 들여오지 말며, 야생동물이 살 수 있는 공간을 남겨두어야 합니다. 이 동물은 살리고 저 동물은 죽이는 식이 아니라, 모든 생명이 함께 살 수 있는 환경을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습니다.


자연이 건강해야 우리도 안전할 테니까요.


한 줄 요약 : 동물을 함부로 대하는 인간의 태도는 결국 대가를 치를 수밖에 없도록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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