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자녀교육에 진심인 쌍둥이아빠 양원주입니다.
지난주는 한미, 한일, 한중 정상회담을 비롯해 APEC 정상회담이 경주에서 열리고 있어 그와 관련된 뉴스가 제법 많은 비중을 차지했습니다. 그런 가운데 뜻밖의 사진 한 장이 온 국민의 눈길을 끌었습니다. 바로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기업인 중 하나인 엔비디아의 젠슨황이 강남에 나타나서였죠. 그는 삼성전자의 이재용 회장, 현대자동차의 정의선 회장과 함께 치맥을 즐기며 엄청난 쇼맨십을 보여줬습니다.
여담이지만 SK하이닉스 최태원 회장도 초대가 되었지만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CEO 서밋 의장 자격으로 경주에 있어서 참석하지 못했다고 합니다.
이 회동 이후 국내 기업들과의 협업들이 연이어 발표된 데 이어 우리나라에 GPU가 26만 장이나 공급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여러모로 긍정적인 메시지를 줬습니다. GPU는 대규모 병렬 연산에 최적화되어, 방대한 데이터를 빠르게 처리해 초거대 AI 모델 개발, 자율주행, 로보틱스, 디지털 트윈 등 첨단 기술 구현에 필수적인 'AI 두뇌' 역할을 하는데 현재 물량을 구할 수 없어서 애를 먹었기에 큰 희소식입니다.
다만 한국에 와서 왜 이렇게까지 했느냐는 궁금증도 일었습니다. 평소의 행보와 비교하면 파격적이라고 봐도 무방해서였죠. 엔비디아(NVIDIA)의 CEO 젠슨 황이 한국에 공을 들이는 주된 이유는 한국이 AI 산업 혁명의 핵심 무대가 될 수 있는 전략적 중요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전 세계적으로 AI 생태계는 미국과 중국이 양분하고 있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거대한 고래 두 마리 가운데서 그나마 영향력을 발휘할 가능성이 남아있는 새우가 바로 한국인 셈입니다. 이는 단순히 그가 언급한 한국에서의 과거 인연을 넘어선, 미래 AI 인프라와 생태계 구축을 위한 다각적인 협력 관계를 강화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는 이유입니다.
그리고 한국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AI GPU에 필수적인 고대역폭 메모리(HBM)의 세계적인 선두 주자입니다. 엔비디아의 GPU 성능을 극대화하려면 이들 기업과의 긴밀한 협력이 필수적입니다. 젠슨 황 CEO 역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놀라운 파트너"로 언급하며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더불어 한국의 대기업들은 제조업, 자동차(현대차 그룹과의 파트너십), 로보틱스, 6G, 양자 컴퓨팅 등 다양한 분야에서 AI 팩토리 구축에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엔비디아는 이들 기업에 최신 GPU를 대량 공급하며 한국을 아시아태평양 지역 AI 혁신의 거점으로 삼으려 합니다. 미래성장동력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적인 선택인 셈입니다.
대만의 TSMC가 파운드리(위탁 생산) 파트너인 것과 별개로, 한국 기업들은 AI 시대의 핵심 부품 공급과 거대한 AI 플랫폼 시장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엔비디아에게 매우 중요한 파트너가 될 수 있다는 점도 큽니다.
엔비디아는 현재 AI 칩 시장, 특히 훈련용 GPU 시장에서 90% 이상의 압도적인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이 이 독점적인 지배력이 유지되는 시기를 2~3년으로 보고 있습니다. 미국 시장은 조금씩 포화상태로 가고 있으며 AMD의 차세대 칩, 인텔의 가우디 칩을 개발 중입니다. 그와 더불어 대형 고객사(OpenAI, 구글 등)들의 자체 칩 도입계획은 그동안 쌓아온 아성을 위협할 수 있기 때문이죠.
더구나 중국 측의 기술발전도 가공할 만한 속도입니다. 중국 AI 스타트업인 딥시크(DeepSeek)의 등장으로 인한 시장 충격으로 엔비디아 주가는 하루 만에 16.97% 폭락한 적도 있었으니까요.
그러니 이미 엔비디아는 현재의 성공에 안주하지 않고 가까운 시기에 다가올 위기를 우리나라를 통해 타개하겠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봐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런 일련의 상황들이 우리에게도 26만 장이나 되는 GPU가 제공될 여지가 생긴 셈이죠. 이번 방한은 새로운 시장도 선점하고 삼성과 하이닉스의 칩을 필요로 하는 경쟁사들의 추격도 견제하는 일석이조의 전략적 선택을 위해서라고 볼 수 있습니다.
젠슨황이나 이재용 회장, 정의선 회장 모두 세계에서 가장 바쁜 사업가들입니다. 소탈해 보이는 모습은 동네에서 아저씨들끼리 치맥을 즐기는 모습과 비슷해 보였지만 한국 치킨이 아무리 맛있다고 한들 굳이 거기까지 시간을 내서 가지는 않았겠죠. 그 의도를 조금 더 읽을 수 있다면 앞으로 투자를 하는 데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마냥 좋은 소식으로 보기보다는 "왜 그럴까?"라는 생각을 하고 고민해 보니 몇 안 되는 엔비디아 주식을 팔아야 할 시기가 되지는 않았는지 고민했으니까요.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기업인들이 치킨 먹는 사진 덕분에 세상을 보는 눈을 조금 더 틔울 수 있지 않았나 싶습니다. 어쨌든 이 네 기업(SK 하이닉스 포함)의 협업이 한국 경제를 조금 더 높은 곳으로 견인하고 우리나라가 AI 생태계에서 살아남는데 좋은 역할을 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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