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자녀교육에 진심인 쌍둥이아빠 양원주입니다.
런던베이글뮤지엄은 제 아내가 진짜 좋아하는 곳입니다. 저도 심부름으로 여러 번 다녀왔는데 독특한 매장 분위기와 더불어 종류도 다양하고 맛도 좋은 곳이다 보니 갈 때마다 대기인원이 어마어마했습니다. 이 브랜드는 2021년 9월 서울 안국동에서 시작해 빠른 시간 안에 성장하면서 많은 관심을 끌었고, 올해 7월에는 사모펀드에 2,000억 원이라는 가격에 매각될 때까지 빠르게 달려왔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한 청년의 죽음으로 인해 그동안 쌓았던 위상과 이미지는 그야말로 곤두박질치고 말았습니다. 매장에서 근무하던 26세 직원의 과로사 때문이었는데요. 충격적인 부분은 주 80시간을 일했다는 유가족의 주장이었습니다. 이로 인해 런베뮤는 파리바게뜨로 유명한 SPC에 이어 '노동자의 피로 만든 빵'이라는 오명을 쓰게 쓸 위험에 처해 있는 중입니다.
지난 7월 16일, 런던베이글뮤지엄 인천점에서 일하던 정효원 씨가 회사 숙소에서 심정지 상태로 발견되었습니다. 입사한 지 14개월 만의 일이었습니다. 스케줄표와 카카오톡 대화내역으로 근무시간을 추정한 결과 고인은 사망 직전 1주 동안 80시간을 일했고, 이전 12주간 평균 60시간 넘게 근무했다고 합니다. 주 80시간이면 하루 평균 11시간 이상을 일했다는 뜻입니다. 법정 최대 근로시간인 주 52시간을 훨씬 초과한 수치입니다. 키 180cm, 몸무게 78kg의 건강했던 청년은 이렇게 허망하게 세상을 떠났습니다.
런던베이글뮤지엄에서는 2022년부터 2025년 9월까지 총 63건의 산업재해가 발생했고, 모두 승인되었습니다. 특히 2024년에만 29건이 발생했는데, 이는 최근 중대재해로 논란이 된 SPC삼립의 2024년 산재 승인 건수 11건보다 두 배 이상 많은 수치입니다. 직원 수가 10배나 많은 SPC보다 산재가 더 많았다는 사실은 비정상적이라고 볼 수밖에 없습니다.
게다가 런던베이글뮤지엄은 그동안 노동자들에게 1~3개월 단위의 초단기 일명 '쪼개기' 근로계약을 강요해 왔다는 주장이 제기되었습니다. 현행법상 불법은 아니지만, 사업주 입장에서는 2년 이상 고용 시 정규직으로 전환해야 하는 법을 회피할 수 있고 퇴직금 지급에 대한 부담도 없습니다. 반면 노동자는 고용 불안에 시달릴 수밖에 없었겠죠.
심지어 직원 간 계약기간 공유는 금지되었고, 계약기간을 공유하면 경위서까지 써야 했습니다. 고용 불안을 조성함으로써 장시간 근로를 강요하는 구조였던 셈입니다.
더욱 놀라운 점은 사망사고 이후 사측의 대응입니다. 회사 고위급 임원은 고인 사망 2주 뒤 유족에게 "과로사로 무리하게 산재를 신청한다면 진실을 알고 있는 저와 직원들이 과로사가 아님을 적극적으로 밝히겠다"라는 메시지를 보냈고, "과로사했다는 거짓에 현혹돼 직원들이 거짓 협조는 하진 않을 예정이니 양심껏 모범 있게 행동하시길 바란다. 굉장히 부도덕해 보인다"라며 유족에게 폭언에 가까운 발언을 해서 많은 이들을 분노하게 했습니다.
사망사건은 7월 16일에 발생했지만, 회사가 사모펀드에 매각되는 과정(7월 1일 매각, 7월 29일 공정거래위원회 승인) 중이었고, 경영진이 투자자들에게 "사망사건은 잘 해결됐다"라고 알린 정황까지 파악되면서 사건을 축소·은폐하려 했다는 의혹도 제기되어 이 회사는 도덕성에도 큰 흠집이 생겼습니다.
이 일이 생기고 나서는 런던베이글뮤지엄은 제 맛집 리스트에서 삭제되었습니다. 지금도 매장 앞을 지나가다 보면 젊은 직원들이 정말 열심히 땀 흘리며 일을 하고 있습니다. 이 사건의 내막을 알고 나니 마음이 진짜 불편하고 무겁더군요.
자원이 없고 땅이 좁은 우리나라는 기업이 정말 잘 되어야 합니다. 그 점에 대해서는 단 하나의 이견도 없습니다. 하지만 엄청난 기세로 성장한 기업이 사람의 목숨으로 쌓은 영광의 탑이었다면 부끄러워해야 마땅합니다. 그의 아버지는 "면접 사진이 영정사진이 되었다"며 울분을 토했습니다. SNS 감성 마케팅과 '인스타그래머블'한 인테리어 뒤에 이런 현실이 숨어 있었습니다.
고용노동부는 근로감독에 착수했고, 노동계 역시 "이는 개별 기업의 일탈이 아닌 대한민국 청년 노동의 구조적 문제의 축소판"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인간다운 직장이 더 잘 되는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예쁘게 포장된 빵 한 조각 뒤에 누군가의 눈물과 희생이 있어서는 안 됩니다. 우리의 선택이 더 나은 노동환경을 만들 수 있기를 바랍니다.
시간이 좀 지나기는 했지만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런던베이글뮤지엄 #과로사 #청년노동 #쪼개기계약 #산업재해 #노동착취 #장시간근로 #근로환경 #불매운동 #직장인건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