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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페르세우스 Aug 08. 2022

여름휴가와의 전쟁

하지만 나는 이번에도 가지 않으리



 7~8월에 지인들이나 회사 동료들과 오랜만에 메신저 또는 통화를 하게 되면 빠지지 않고 하는 말이 있습니다.

"잘 지내시죠? 바로 여름휴가는 다녀오셨어요?"

 당연히 가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여름에 대화를 시작할 때면 언젠가부터 으레 사용하는 표현입니다.




 아무래도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때문에 지난 두 해 동안은 피서라는 개념을 쉽게 사용하지 못했던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다 보니 여름휴가라는 단어가 좀 더 올해는 특별하게 느껴질 법도 합니다.

 하지만 여름휴가라는 것은 그 시기가 보통 7월 말에서 8월 중순까지 집중되어 있다 보니 더위를 피하려다 되려 고생만 하고 돌아오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와............   합성 참 잘 했네..



  저 역시 여름휴가에 대해서는 그리 적극적인 입장을 가지고 있지 않은 사람 중 한 명입니다.

일단 사람이 많은 곳을 좋아하지 않기도 하고

성수기에는 비용이 평소보다 훨씬 더 많이 들어가기도 하며 

길이 막혀서 차 안에 오래 앉아있는 것힘들어합니다.


 그런 이유로 회사를 다니기 시작한 지난 15년 동안 저는 7~8월에 다들 가는 여름휴가라는 것을 딱 한 번 밖에 가지 않았습니다.

 딱 한 번의 여름휴가는 2013년에 친가 식구들끼리 다 함께 갔던 하이원리조트 피서였습니다. 제수씨가 회사 복지로 운영되던 숙소에 당첨이 되었던 것이죠.

 그때 저희 차는 2001년 식 구형 아반ㅇ XD 였습니다.  

출처 : https://m.blog.naver.com/dotori_co/221504392286



  차에는 상당한 무게의 짐과 더불어 저, 아내, 아버지, 어머니, 4살 짜리였던 쌍둥이까지 총 6명이 타고 있었습니다.

 문제는 그날 집에서 정선의 하이원리조트까지 잠시 쉬었던 시간까지 포함해 8시간 반이 걸렸다는 사실입니다. 그날은 가 겪은 인생 최악의 교통체증 중 하나라고 할 정도 도로에 차들이 가득 찼었습니다.


 비실비실했던 구형 아반ㅇ는 그날의 과로를 이기지 못하고 정선에 도착하자마자 속된 말로 퍼지고 말았습니다. 결과적으로 그날의 일정이 차를 바꾸게 되는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죠.


 그때의 경험으로 다시는 여름 성수기에는 멀리 움직이지 않겠다는 결심이 더 굳어졌습니다. 그 뒤로는 어딜 가든 웬만하면 비수기 때 움직이는 것이 우리 가족의 암묵적인 룰이 되었죠.




 저와 생각이 비슷한 분들이 많아졌는지 요즘 휴끌(휴가를 끌어모으는)이라는 말 생겼다고 합니다. 사무실에서 시원하게 여름을 보내고 선선한 계절이 오면 가족들과 좋은 곳을 다녀올 수 있으면 좋겠네요.


https://m.asiatoday.co.kr/kn/view.php?key=20220804001122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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