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자녀교육에 진심인 쌍둥이아빠 양원주입니다.
LG에서 운영하던 식물 커뮤니티 그로로가 12월 31일부로 서비스를 종료한다는 공지를 올렸습니다. 잘 모르시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5년이나 운영된 꽤 역사가 있는 플랫폼이었습니다. 식물 커뮤니티라고 했지만 이곳도 엄연히 글쓰기 플랫폼이었습니다. 이런 곳이 사라지는 소식을 전해 듣다 보니 글쓰기 플랫폼에는 과연 장밋빛 미래가 있는지에 대한 생각이 듭니다.
그로로는 공감스토리와 응원금으로 수익화를 시도했지만 결국 지속 가능한 비즈니스를 만드는 데까지는 실패하고 말았습니다. 네이버블로그처럼 광고 수익을 나누는 구조가 아니기에 어쩔 수 없는 수순이었습니다. 그나마 대기업이 운영하는 플랫폼이었기에 오래 버텼다고 봐야겠죠.
현재 시점에서 생존해 있는 글쓰기 플랫폼은 한 손에 꼽을 정도입니다.
이용자 숫자가 제법 되는 곳만 추리면 네이버블로그, 밀리로드, 브런치스토리, 티스토리 정도죠. 그 외의 소설을 위한 플랫폼이 있지만 인지도가 높다고 보기에는 어렵습니다.
이 시점에서 다음에 단두대에 오를 플랫폼은 누가 될까요? 속된 말로 인수분해가 유력해 보이는 플랫폼은 카카오가 운영하는 티스토리입니다. 티스토리의 주 수익 구조는 구글 애드센스와 카카오 애드핏 등 광고 수익 공유 모델입니다. 사용자는 자신의 블로그에 광고를 게재하여 수익을 창출합니다. 티스토리를 운영하는 카카오의 전체 광고 매출에 포함되는 구조인데 그 실적이 매우 저조하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게다가 더 큰 문제는 카카오가 그동안 해오고 있는 구조조정입니다. 카카오의 정신아 대표는 2년간 계열사를 142개에서 99개로 줄였고 연말까지 80개로 더 줄일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수익성 낮은 콘텐츠·엔터 부문을 정리 중인 상황에서 티스토리는 가장 우선순위에 놓일 수밖에 없겠죠.
티스토리가 정리된다면 브런치는 어떻게 될까요? 광고 수익 모델은 전혀 없고 플랫폼 수익성은 턱없이 낮습니다. 현재 밀리로드에서 소설을 쓰시는 분들을 청소기처럼 빨아들이고 있어서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는 중이죠.
네이버블로그처럼 유저와 플랫폼이 수익을 나누는 선순환 구조가 있어야 살아남는데 브런치는 그런 변화를 하기 너무 멀리 왔다는 점도 문제입니다.
확실한 사실은 지금 상태라면 브런치의 미래는 결코 밝지 않다는 점입니다.
저는 좋은 글까지는 아니고 그나마 괜찮은 글을 쓰고 소통하고 싶은 마음뿐입니다. 딱히 더 큰 욕심은 없고 브런치에 딱히 바라는 점도 없습니다. 하지만 집주인의 처지가 점점 위태로워지고 있으니 걱정이 되면서도 살길을 찾아야겠는 생각도 듭니다.
얼마 전 네이버포스트가 종료된다는 소식을 전한 지 얼마 되지도 않아 또 하나의 플랫폼이 없어진다는 소식이 들려오니 불안감은 커집니다. 백업이나 이사에 대해 미리 고민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더욱 커지고 있죠. 그나마 저 같은 경우에는 네이버블로그에 함께 글을 올리고 있으니 낫지만 다른 분들은 걱정스럽기도 합니다.
여담이지만 저는 이사를 가야 하는 시기가 온다면 댓글까지도 캡처해서 갈 생각입니다. 쌓아놓은 분량을 생각하면 벌써 머리가 아찔해지기는 하지만요.
이번 그로로의 서비스 종료가 주는 교훈은 명확합니다. 수익 모델 없는 플랫폼은 언제든 사라질 수 있고, 우리가 쌓은 모든 것이 한순간에 위태로워질 수 있습니다. 아마 티스토리 서비스 종료가 그 트리거가 될 수도 있지 않을까 싶기도 합니다. 과연 카카오 경영진에게 브런치는 손해를 감수하고 유지해야 할 가치가 있는 서비스일까요?
불행하게도 앞으로 이런 불안감은 계속될 수밖에 없습니다. 글 쓰는 사람들이 걱정 없이 활동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은 듯해서 착잡합니다. 티스토리에 대한 소식이 전해지는 시점이 되면 그때는 카운트다운을 해야겠죠. 불안을 조장하고 싶지는 않지만 현실이 그렇지 않은 방향으로 가고 있는 듯해 안타까운 마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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