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자녀교육에 진심인 쌍둥이아빠 양원주입니다.
오늘은 어떤 분들에게는 그냥 11월의 여느 평범한 하루일지 모르지만 어떤 분들에게는 인생의 많은 것들이 걸려 있는 매우 중요한 날입니다. 바로 2026학년도 대입수학능력시험을 치르는 날이었기 때문이죠. 이 시험의 결과로 많은 사람들의 인생은 달라지게 될 겁니다. 시험 하나로 이렇게 되는 현실은 매우 비정상적이지만 지금 시점에서는 어쩔 수 없는 상황입니다.
아시다시피 저는 작년에 수능시험을 한 번 치렀습니다. 유난스러운 아빠라는 타이틀을 얻기도 했지만 그 덕분에 소중한 깨달음들을 많이 얻었습니다. 게다가 거대 유튜브 채널인 '미미미누'에도 출연할 수 있었으니 꽤 의미 있는 도전이었죠.
이번에도 수능시험을 치를지 말지 갈등을 했는데 고민 끝에 올해는 그냥 넘어가기로 했습니다. 미미미누 채널에서 상담을 했듯 윤도영 선생님의 '당장의 시험이 크게 도움이 되기 어렵다'라는 조언을 받아들이기로 한 거죠. 2년 정도 쉬고 아이들이 고등학교 1학년이 되는 해인 2027년부터 도전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그때가 고교학점제 체제의 첫 번째 수능시험이니까요.
시험을 치르지 않으니
접수를 하러 교육지원청에 가지 않아도 되고
예비소집일에 가지 않아도 되며
시험날도 고사장에 가지 않아도 되니
마음이 한결 편할 줄 알았지만 그렇지만도 않았습니다.
올해는 유난히 주변 지인들의 자녀가 수능시험을 치는 경우가 많아서였죠.
아무래도 2007년이 황금돼지해라서 그때 태어난 아이들이 많아서 그런 모양이었습니다.
둘러보니 주변에 계시는 지인들의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도 다 다릅니다.
동북고에 다니는 아들
광남고에 다니는 아들
광양고에 다니는 아들
대원고에 다니는 아들
대원외국어고에 다니는 딸
용인외대부고에 다니는 딸
그냥 시험 잘 보기를 바란다고 말로만 격려를 하기가 뭣해서 무언가를 챙겨줬습니다. 직접 만날 수 있던 학생들에게는 용돈을 주기도 했고 만나기 어려웠던 경우는 어머님께 연락드려 동네에서 만나 소소하게 초콜릿이라도 전해드렸죠.
작년 경험으로 수험생이 느끼는 마음을 충분히 공감하고 있었기 때문이죠. 시험 결과에 아무런 상관이 없는 아저씨가 치를 때도 심장이 두근거렸는데 아이들은 어땠겠어요. 이 한 문제의 결과로 인생의 방향이 달라질 수 있다고 생각하면 평정심을 유지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성향도 다르고 목표도 다르지만 이 아이들을 위해서 딱 한 가지만 빌었습니다. 수능 대박이라는 말 대신 '그동안 이 순간을 위해 노력한 만큼의 결과는 반드시 나오게 해달라'고 말이죠. 몇 년 동안 쌓았던 땀과 노력이 배신하지 않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에서였죠.
보통 시험 직후에는 '누군가는 웃고 누군가는 운다'라고 하지만 아마 대부분의 학생이 침울해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가채점을 해도 최종 성적표가 나오기 전까지는 그 결과가 어느 정도 수준인지 확신하기 어려울 테니까요. 지금까지 달려오느라 고생했습니다. 하지만 남은 전형들이 있는 만큼 다시 마음을 다잡고 잘 준비해서 마지막에 꼭 웃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작년에 그 분위기를 제대로 느껴보고 와서 그런지 제가 시험을 보는 것도 아닌데 이상하게 참 마음이 고단한 하루였네요. 학생들 그리고 학부모님들 수능시험 치르느라 모두 애 많이 쓰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