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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로켓프레시, 선의로 반납한 아이스팩은 어디로 갈까

by 페르세우스


안녕하세요, 자녀교육에 진심인 쌍둥이아빠 양원주입니다.



저희 집에서 주로 이용하는 온라인 쇼핑몰은 쿠팡입니다. 특히 신선식품 배달을 해주는 로켓프레시를 자주 이용하고 있는데요. 신선식품을 다음날 새벽에 받을 수 있다니, 맞벌이 부부에게는 정말 편리하고 감사한 일이죠. (새벽배송 찬반에 대한 이야기는 다음 기회에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특히 프레시백 안에 들어있는 수돗물 아이스팩은 예전의 젤 형태의 아이스팩보다는 훨씬 친환경적이어서 만족스러워했습니다. 하지만 이 아이스팩을 매번 뜯어서 버리는 일도 번거롭고 프레시백에 그대로 넣어두면 재활용을 할 수 있겠다 싶어서 배송이 오면 그대로 넣어두곤 했습니다. '이렇게 하면 환경도 지키고 업체도 비용을 미약하게나마 절감할 수 있겠다' 싶었죠. 아마 많은 분들이 저처럼 생각하셨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최근에 전해진 이야기는 제게 꽤 큰 충격이었습니다. 쿠팡은 소비자들이 반납한 아이스팩을 재활용하지 않고 전량 폐기한다고 하더군요. 위생상의 이유라고는 하지만, 수돗물을 담은 밀폐된 아이스팩이 위생에 과연 어떤 문제가 되는지 궁금했습니다. 간단한 공정만 추가해서 세척하고 소독하면 재사용이 가능할 텐데 말이죠.


저희 집에서 일주일에 배송받는 신선식품에 들어가는 아이스팩은 평균적으로 5~8개 정도 됩니다. 한 가정에서 반납하는 아이스팩은 매우 적은 양이죠. 하지만 플랫폼을 이용하는 수십만, 어쩌면 수백만 가구를 생각해보면 규모는 달라집니다. 매일 엄청난 양의 아이스팩이 생산되고, 쓰레기로 버려지고 있는 셈입니다.

https://youtu.be/1EjfcabS7M4?si=GkSR56ibKamaypip




조금 더 찾아보니 아이스팩 문제는 빙산의 일각이었습니다. 쿠팡에는 이 밖에도 다른 환경 관련 이슈가 있는데 바로 과대 포장입니다. 작은 물건 하나가 커다란 박스 하나에 덩그러니 담겨서 배송된 경우도 제법 많습니다. 이게 가장 효율적인 포장방법이냐고 물으신다면 제 대답은 단호하게 "아니요"입니다.


물론 쿠팡 입장에서는 위생 문제, 품질 관리, 비용 등 여러 이유를 댈 수 있겠죠. 하지만 요즘처럼 ESG(환경·사회·지배 구조) 경영이 화두가 되고 있는 시대에, 이런 방식이 과연 합리적이라고 보기에는 어렵습니다. 이런 이유로 온라인에서는 경영진이 ESG에 대한 개념이 전혀 없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습니다.




쿠팡은 전기차 도입, 재활용 포장재 사용, 무라벨 제품 개발 등 다양한 ESG 활동을 홍보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2022년에는 숙명여대 서용구 교수가 '쿠팡의 ESG 경영'이라는 논문을 발표하기도 했죠. 로켓배송이 유통단계를 줄여 탄소 배출을 감소시킨다는 긍정적인 평가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정작 매일 발생하는 아이스팩 폐기나 과대 포장 문제에 대해서는 매우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어 실망스럽습니다. 화려한 ESG 보고서와 실제 현장의 모습 사이에는 제법 큰 괴리가 있는 셈이죠.




하나 덧붙이자면 택배 기사님들에 대한 처우 문제도 있습니다. 프레시백 1개를 회수해도 200원도 안 되는 수당을 받는다고 합니다. 게다가 일부 소비자들이 프레시백 안에 넣어둔 쓰레기까지 처리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시간에 쫓기는 배송 기사님들은 아예 회수를 포기하기도 한다고 합니다. 이런 점만 봐도 환경을 생각한 제도가 현장에서는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조금만 생각을 바꾸면 위생 기준을 마련해 재사용 가능한 아이스팩만 회수하거나, 친환경 소재로 전환하거나, 합포장 시스템을 개선하는 등 여러 방법이 있을 것입니다. 소비자로서 우리도 목소리를 낼 필요가 있습니다. 고객센터를 통해 문제를 제기하고 개선을 요구할 수 있으며, 친환경 정책을 적극적으로 실천하는 기업을 선택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입니다. 제도적인 변화도 동반되면 더 효과적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기업은 이윤을 추구하지만, 동시에 사회적 책임도 함께 져야 합니다. 특히 쿠팡처럼 큰 영향력을 가진 기업이라면 더욱 그렇습니다. ESG 보고서를 발간하고 캠페인을 하는 것도 좋지만, 매일 발생하는 작은 환경 문제부터 개선하는 것이 진정한 ESG 경영이 아닐까요? 편리함만큼이나 환경도 중요합니다. 쿠팡의 현명한 결정을 기대해봅니다.


한 줄 요약 : 쿠팡 로켓프레시, 환경을 생각해서 선의로 반납한 아이스팩의 충격적인 운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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