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자녀교육에 진심인 쌍둥이아빠 양원주입니다.
최근 고려대학교뿐만 아니라 우리나라로 보더라도 매우 반가운 뉴스가 전해졌습니다. 2025년 노벨화학상을 공동 수상한 오마르 M. 야기 교수와 기타가와 스스무 교수가 고려대 KU-KIST 융합대학원 석좌교수로 임용되었다는 소식입니다.
전례가 없었던 일이기에 큰 화제가 되었죠.
일단 석좌교수가 뭔지부터 궁금했습니다. 자주 듣는 표현이지만 대단한 분들이 하신다는 정도 말고 제대로 알고 있지 못했으니까요. 석좌교수는 한자로 碩座敎授, 즉 '큰 학자의 자리에서 가르침을 주는 분'이라는 의미입니다. 탁월한 연구업적이나 사회활동을 통해 국내외적으로 명성을 쌓은 석학을 특별히 초빙하는 명예로운 자리입니다.
일반 교수와의 가장 큰 차이는 재원입니다. 일반 교수의 급여는 대학에서 책정한 예산으로 받지만, 석좌교수는 기업이나 개인이 기부한 석좌기금으로 연구비와 급여를 지원받습니다. 또한 강의나 행정 업무 부담이 적어 연구와 후학 양성에 집중할 수 있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이 두 교수님의 업적에 대해서 뉴스에서 알려진 내용보다 더 쉽게 풀어드리겠습니다.
두 분은 MOF(금속-유기 골격체)라는 신소재를 개발했습니다. '분자 레고'라고도 불리는데, 블록처럼 금속 조각과 유기물 조각을 연결해서 만든 '구멍 숭숭 뚫린 분자 건물'입니다. 금속 이온이 건물 기둥 역할을 하고, 유기 분자가 기둥들을 연결하는 막대 역할을 합니다. 이렇게 연결하면 내부에 엄청나게 많은 구멍이 있는 3D 구조물이 완성됩니다.
구멍이 많으면 마치 스펀지처럼 여러 가지를 흡수하고 저장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공기 중 이산화탄소를 포집해 지구 온난화 방지
사막 공기에서 수분을 모아 물 생성
약물을 담아 체내 특정 부위로 표적 전달
배터리 성능 향상이나 유독 가스 제거
같은 기능을 할 수 있죠.
기타가와 스스무 교수는 MOF 안으로 기체가 들어갔다 나올 수 있다는 걸 처음으로 실험으로 증명했고, 이 구조가 압력에 따라 유연하게 변한다는 것도 발견했습니다.
오마르 야기 교수는 튼튼하고 안정적인 MOF를 만드는 데 성공했습니다. 또한 레고처럼 설계를 바꿔서 원하는 기능을 넣을 수 있다는 걸 증명했어요. 물 저장용, 이산화탄소 포집용 등 맞춤 제작이 가능합니다.
이 기술이 대단한 이유는 세 가지입니다.
첫 번째, MOF 1g의 표면적이 축구장 크기로 활성탄보다 수백 배 넓습니다.
두 번째, 금속과 유기물 조합을 바꾸면 수만 가지 MOF 제작이 가능해 문제에 맞는 맞춤형 소재를 설계할 수 있습니다.
세 번째, 기후 위기, 물 부족, 환경오염 등 인류의 큰 문제를 해결할 수 있습니다.
이런 대단한 발견을 하신 분들이기에 이번 임용은 여러모로 우리나라 학계에도 큰 의의가 있다고 합니다.
일단 국내 대학의 글로벌 연구 경쟁력을 크게 높일 수 있습니다. 그동안 국내 대학은 국제 공동 연구와 글로벌 네트워크가 약점으로 지적되어 왔습니다. 두 노벨상 수상자의 합류로 인해 고려대는 세계적 연구 허브로 도약하는 계기가 될 전망입니다.
당연히 차세대 과학자 양성에도 큰 도움이 됩니다. 두 교수는 공동연구, 연구 전략 자문은 물론 대학원생과 신진 연구자 육성에도 힘쓸 예정입니다. 세계 최고 수준의 멘토링을 직접 받을 수 있는 기회입니다.
마지막으로는 에너지·환경·바이오 분야의 혁신 연구를 가속화할 수 있습니다. MOF 기술은 배터리, 기후 문제 해결 등 다양한 분야에 응용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사실 노벨상 수상자를 석좌교수로 영입한 사례는 국내 대학에서 딱 한 번 있었습니다. 2012년 서울대학교에서 2011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토머스 사전트 (Thomas Sargent)를 전임교수로 한 해 임용했었습니다. 안타깝게도 개인 사정으로 임기를 채우지는 못했죠.
그동안 국내 대학들이 세계적 석학을 석좌교수로 초빙하는 사례는 꾸준히 있었지만 노벨상 수상자, 그것도 수상 직후 두 명을 동시에 영입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라 할 수 있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고려대의 이번 임용이 우연이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크림슨 프로젝트'라는 국제협력 프로젝트를 추진하며, 노벨상 수상 발표 이전부터 두 교수와 석좌교수 임용에 합의하고 준비를 진행해 왔다고 합니다. 이번 임용은 2040년까지 노벨상, 필즈상, 튜링상 수상자 3명 배출을 목표로 한 이 프로젝트의 일환이었던 셈입니다.
이번 석좌교수 임용은 단순히 명망 있는 학자를 우리나라에 모셨다는 의미를 넘어섭니다. 국내 대학이 세계 최고 수준의 연구자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인류의 난제 해결에 기여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사례입니다.
앞으로 우리나라의 뛰어난 인재들이 노벨상 수상자에게 직접 배우고, 함께 연구하며, 차세대 과학자로 성장하는 모습을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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