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바닷가재 보호법, 생명 윤리의 경계선은 어디까지

by 페르세우스



안녕하세요, 자녀교육에 진심인 쌍둥이아빠 양원주입니다.



오늘은 크리스마스입니다. 전 세계 각지에서 예수의 탄생을 기리고 축하하기 위해 파티도 열렸을 겁니다. 파티에 쓰이는 음식들 중에서는 바닷가재도 있을 텐데 이와 관련된 재미있는 이야기가 있어서 다뤄보려고 합니다.

43001772-d72b-409f-8113-5cc143058123.jpg



지난 12월 22일, 영국 정부는 새로운 동물복지지침을 통해 살아있는 바닷가재를 끓는 물에 넣어 삶는 행위를 전면 금지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이는 영국에서 2022년부터 시행된 개정 동물복지법에 따른 조치입니다.

이번에 바뀐 법률은 바닷가재, 게, 새우 등 갑각류와 문어, 낙지 등 두족류를 포함한 무척추동물도 동물복지법의 대상에 포함시켰습니다.




과학계가 연구를 통해 갑각류나 두족류도 지각이 있어 고통을 느낀다는 결과를 내놓았고 그에 따른 후속 조치인 셈입니다. 예테보리 대학의 린 스네든 교수는 고통스러운 자극이 실제로 게의 뇌에서 처리된다는 연구를 발표했고, 런던 정경대 연구팀은 갑각류를 산 채로 삶으면 죽는 데 2분 이상 걸리며 극심한 고통을 겪는다고 밝혔습니다.


갑각류 보호단체 대표도 "의식이 있는 동물을 끓는 물에 넣으면 몇 분 동안 극심한 고통을 겪게 된다"라며 "이는 피할 수 있는 고문이다. 전기충격이나 공기, 얼음을 통한 냉각처리 같은 인도적 대안이 이미 널리 이용되고 있다"라고 이 조치를 반겼다고 합니다.


이미 미국 메인주에서는 높은 수압으로 바닷가재를 6초 만에 죽이는 조리도구가 개발되었고, 셰프들은 두 눈 사이를 칼로 가르는 방법을 소개합니다.


사실 이런 조치는 영국이 최초가 아닙니다. 스위스는 2018년부터 이미 바닷가재를 산 채로 삶는 조리법을 법으로 금지했고, 노르웨이와 뉴질랜드도 같은 조치를 시행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될 경우 비용이 추가로 발생하므로 외식업계의 반발은 불을 보듯 뻔하기에 논란은 계속될 듯합니다.




영국 정부는 법안에 바닷가재 내용뿐만 아니라 다른 사안들도 포함시켰습니다.

⊙ 양식 어류에 대해서도 인도적 도살 요건을 도입

⊙ 좁은 우리에 산란계나 어미 돼지를 가둬 사육하는 방식 금지

⊙ 강아지 번식을 위한 공장식 사육 금지

⊙ 개에게 전기충격 목줄 사용금지

⊙ 번식기 중 토끼 사냥을 금지

⊙ 트레일 헌팅 금지

※ 말을 탄 사냥꾼들이 사냥개를 몰며 여우의 배설물 등을 따라가는 모의 사냥

bWAdZ9Tw.jpg



동물복지 측면에서는 '살아있을 때만이라도 고통을 최소화하려는' 노력 자체는 의미가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법안에 대한 논란도 만만치 않습니다. 바닷가재의 고통을 인정한다면 바닷가재를 죽이는 행위 자체를 그만둬야 한다는 주장이 더 합리적일 수 있으니까요. 죽이는 방법만 다를 뿐 결국 죽인다는 점에는 변화가 없다는 근본적인 질문도 제기될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다면 이런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비건이나 베지테리안이 되어야 한다는 말이 나올 수 있습니다. 채식주의자들은 동물권 보호, 환경 보전, 건강 등 다양한 이유로 육식을 거부합니다. 공장식 사육, 강제임신, 배터리케이지 등 비윤리적 사육 방식을 반대하는 윤리적 채식주의자들도 많습니다.




안타깝게도 채식주의 또한 완벽한 답은 아닙니다. 이스라엘 텔아비브 대학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식물도 고통을 느낄 수 있고 그에 따라 동물과 상호작용을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했습니다. 비록 동물의 고통만큼 명백하지는 않지만 고려해 볼 만한 연구결과입니다. 동물권이 아닌 식물권이라는 표현도 나올 수 있다는 이야기죠.


의학계는 극단적인 비건 식단이 건강에 좋지 않다고 경고합니다. 비타민 B12, 철분, 아연 등 필수 영양소가 부족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극단적 채식을 하다 건강을 해친 사례들도 보고되고 있습니다.




우리는 어디에 선을 그어야 할지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됩니다. 바닷가재는 보호하면서 계란이나 생선, 다른 육류는 먹어도 되는 걸까요? 채소나 야채는 과연 괜찮은지도 논란이 많습니다. 게다가 가장 큰 모순은, 고통 없이 죽이면 살생에 대한 죄책감을 가지지 않아도 된다는 식으로 해석될 수 있다는 점입니다.


현실적으로 이와 같은 논란에서 완전한 합의를 이루기는 거의 불가능합니다. 법과 도덕으로 판단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니까요. 가치관, 종교, 문화, 건강 상태에 따라 선택은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AKR20170814109700797_13_i_P4.jpg



다만 우리가 공유할 수 있는 최소한의 원칙은 있습니다. 피할 수 없다면 불필요한 고통은 줄여주자, 생명을 함부로 대하지 말자, 각자의 선택을 존중하되 강요하지 말자는 기본적인 태도입니다.


영국의 바닷가재 보호법이 황당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이는 우리가 다른 생명과 어떻게 공존할지 고민하는 과정입니다. 정답이 나올 수는 없지만 올바른 방향으로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 나가기 위해 질문은 계속되어야 합니다.


한 줄 요약: 바닷가재부터 계란, 생선, 육류까지, 우리가 보호해야 할 생명의 경계선은 완벽한 합의보다 지속적인 고민 속에서 그려집니다.


#영국동물복지법 #바닷가재보호 #갑각류고통 #동물권논쟁 #채식주의딜레마 #생명윤리 #인도적도살 #윤리적소비 #동물복지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