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국가 선포를 하면 독서를 많이 하게 될까?

by 페르세우스


안녕하세요, 자녀교육에 진심인 쌍둥이아빠 양원주입니다.


얼마 전 국민독서실태조사 결과가 또 나왔습니다. 2024년 4월 발표자료 기준(2022년 9월∼2023년 8월)으로 성인 연간 독서율 약 43%, 평균 독서량은 3.9권. 어른 두 명 중 한 명은 일 년에 책을 단 한 권도 읽지 않습니다.


청소년도 하루 평균 10분도 채 읽지 않고 있지만 이제는 이런 소식들이 그리 놀랍지도 않습니다. '책을 읽지 않는 나라'라는 오명은 점점 더 굳어지는 모양새죠.




이런 사회적인 분위기를 타파하기 위해 지난 1월 23일 국회에서는 독서국가 선포식이 열렸습니다. 독서국가 선포란 인공지능(AI) 시대를 맞아 독서 교육을 국가 핵심 전략으로 격상하고, 교육 패러다임을 '책 읽는 문화'로 전환하기 위해 국가가 공식적으로 발표한 정책 방향을 선언한다는 뜻입니다.


선포식에서는 이금희 전 아나운서의 축사가 인상적이었습니다. 책을 영하 15도 추위 속 방한복에 비유하며 세상이 우리를 거칠게 대할 때 책 속 문장 하나가 따뜻한 롱패딩이 되어준다는 내용이었죠. 그러면서 세상은 지금 독서 빙하기라고 표현했습니다. 하지만 함께한다면 이 빙하를 조금이라도 녹일 수 있을 거라며 연대의 힘을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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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정인 국가교육위원회 위원장은 인공지능 시대에도 종이책을 읽고 감동받고 생각에 잠기는 독서는 건너뛸 수 없는 성장과정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책을 읽으며 저자의 생각을 따라가고, 책 속 인물들의 삶을 들여다보며, 나만의 관점을 만들어가는 과정이 바로 AI가 대체할 수 없는 인간 고유의 영역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요즘 아이들은 점점 책보다 숏폼 콘텐츠로 깊게 빠져들고 있습니다. 15초, 30초짜리 영상에 익숙해진 아이들은 긴 글을 읽는 데 어려움을 느끼게 되고 점점 집중하는 힘까지 떨어지고 있습니다. 재미있고 자극적인 영상들이 한 편을 보면 다음 편이 자동으로 재생되며 끊임없이 밀려오니 멈출 수가 없습니다.


문제는 이런 콘텐츠들이 깊이 있는 사고를 방해한다는 점입니다. 빠르게 스쳐가는 정보 조각들을 받아들이는 데만 익숙해지면 복잡한 문제를 천천히 곱씹어 생각하는 능력이 떨어집니다. 책 한 권을 끝까지 읽어내는 인내심은 사라질 수밖에 없습니다.




교육부는 디지털 대응 독서교육 활성화 지원 사업과 함께 학교 도서관에 배치된 사서교사가 부족한 곳이 많아 학교도서관 활성화법을 재추진하겠다는 방침도 밝혔습니다. 서울시의 독서서울 선언, 수원시의 제1호 독서도시 선언, 인천의 '읽걷쓰' 운동처럼 지자체 차원의 독서 진흥 정책도 강조했죠.


독서국가 추진위원회는 생애주기별 독서교육 로드맵도 발표했습니다. 5~9세를 독서 골든타임으로 명명하고, 유치원과 어린이집을 독서유치원으로 전환하자고 제안했습니다. 초등학교는 독서 중점 초등학교로 지정하고, 중학교는 중1 자유학기제를 독서학기제로 바꾸자는 구상입니다. 학생 개인의 독서 이력을 기록해서 고교학점제와 연동하고, 과목 수강 신청이나 진로 설정 시 활용한다는 계획까지 내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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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결국 정책이 아무리 좋아진다고 해도 중요한 건 개인의 노력입니다. 아무리 좋은 정책이 있어도 본인이 책을 펼치지 않으면 소용없으니까요. 중학교 교실만 해도 추천도서 목록을 나눠주고 따로 독서 시간을 주지만 정작 읽지 않는 아이들이 태반입니다. 독서교육은 부모가 읽지 않는 경우가 많아서 더 하기 어렵습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꼭 종이책을 고집할 필요는 없습니다. 밀리의 서재, 리디북스, 교보문고 sam, 예스24e북 같은 전자책 구독 서비스를 이용하면 언제 어디서나 책을 읽을 수는 있기 때문입니다.


혼자 하기 어렵다면 함께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요즘은 도서관에서 운영하는 독서모임부터 오프라인 독서모임에 온라인 독서 커뮤니티도 많아졌습니다. 같은 책을 읽고 생각을 나누다 보면 혼자 읽을 때보다 훨씬 깊이 이해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죠.


독서를 하고 기록까지 하면 훨씬 더 효과적입니다. 저처럼 '북적북적'과 같은 앱을 활용하면 매우 효과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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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습관 역시 다른 습관처럼 작게 시작하면 됩니다. 하루 10분, 하루 열 페이지부터 읽는 방식입니다. 처음엔 어색하지만 며칠만 지나면 습관이 됩니다. 한 달쯤 지나면 지하철에서 책을 읽지 않고는 못 배기게 될지도 모릅니다.


자녀에게도 마찬가지예요. 일단 아이가 읽으려면 부모가 먼저 읽는 모습을 보여줘야 합니다. 잠들기 전 10분만 함께 책을 읽거나 따로 책 읽는 시간을 만들어보세요. 어떤 책이든 상관없습니다. 중요한 사실은 책과 친해지는 시간을 매일 갖는다는 점입니다. 아이들은 말보다 행동을 보고 배우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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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우리나라가 책 많이 읽는 나라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하지만 냉정히 말씀드리면 독서국가 선포는 결과적으로 실패할 가능성이 매우 높아 보입니다.


왜냐고요?

그 이야기는 다음 시리즈로 이어집니다. 이 글은 사실 2부작이었어요. 뿅!


한 줄 요약 : 독서국가 선포가 실패할 수밖에 없는 이유, 2부에서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