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자녀교육에 진심인 쌍둥이아빠 양원주입니다.
제가 아이들을 키우면서 어른이 되기 전까지는 강력히 금지하고 있는 것들이 몇 가지 있습니다.
첫 번째는 담배입니다. 더 설명하지 않아도 되겠죠?
두 번째가 오토바이입니다. 이 또한 설명이 필요 없으실 듯합니다.
마지막이 숏폼 콘텐츠입니다.
아이들은 저만큼 담배연기를 싫어합니다. 집 근처에서 오토바이가 밤에도 굉음을 내고 달리는 경우가 많아서 불편을 자주 호소하죠. 그렇기에 이 두 가지는 크게 걱정할 정도는 아닙니다.
그런데 숏폼 금지령은 생각보다 정말 지켜내기 어려운 압박으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이유는 아이들의 의지 문제가 아니라 우리나라에서 서비스되는 플랫폼들의 상상을 초월한 물량공세 때문입니다.
혹시 우리나라에서 접속할 수 있는 플랫폼들 중에서 숏폼 콘텐츠가 어느 정도 되는지 생각해 보신 적 있으신가요?
유튜브의 '숏츠'와 인스타그램의 '릴스', 틱톡 정도만 알고 계신다면 그건 정말 호랑이 담배 피우던 옛날 옛적 이야기입니다.
이제는 숏폼의 홍수의 시대가 되었습니다.
네이버는 '클립'으로 점점 더 숏폼 콘텐츠를 폭발적으로 늘려나가고 있습니다. 언론사 또한 숏폼 콘텐츠를 만들고 있는데 네이버뉴스를 통해서 계속 공급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OTT 플랫폼인 티빙에서도 숏폼 콘텐츠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티빙 숏 오리지널'이라는 이름입니다. 차별화를 두겠답시고 숏드라마라는 새로운 장르를 만들어서 사용하고 있는데 보고 있으면 기분이 좋지 않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끝난 줄 아셨죠?
당근마켓에서조차도 '당근 스토리'라는 이름으로 숏폼 콘텐츠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중고물품을 거래하는 플랫폼에서 다양한 방향으로 확장을 해나가고 있어서 대단하다 싶었는데 여기까지 손을 뻗치리라고는 상상도 못 했습니다.
당근이 하는데 우리라고 못할쏘냐!
요즘 무섭게 치고 올라와서 국내 패션·의류 모바일 앱 업계 1위를 차지하고 있는 무신사도 '무신사 숏TV'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제 기가 차지도 않으시죠?
최근 몇 달간 온 나라를 떠들썩하게 했던 카카오톡까지 업데이트 이후 서비스를 슬쩍 끼워 넣었습니다. 저는 요즘 카톡의 숏폼 콘텐츠 때문에 아주 미칠 지경입니다. 앱을 열고 오픈채팅 탭을 열 때마다 자동으로 나타나 재생이 되는 바람에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어서죠.
이 정도면 플랫폼들이 사용자를 중독시키겠다고 전사적인 역량을 투입한 듯해 보이고 숏폼에 미친 나라가 되어가고 있다고 봐도 무방해 보일 정도입니다. 기업들이 너도 나도 사용자를 자신들의 숏폼 콘텐츠에 중독시키기 위해 혈안이 되어있죠.
마지막에 언급한 카카오톡이 무조건 볼 수밖에 없게끔 세팅을 해놔서 가장 지독하게 느껴집니다.
숏폼이 가진 치명적인 문제점은 한두 가지가 아닙니다.
숏폼 콘텐츠는 뇌의 보상 시스템을 과도하게 자극해 도파민 중독을 일으킵니다. 2021년 fMRI 연구에 따르면 알고리즘이 추천하는 숏폼 영상을 시청할 때 뇌의 보상 및 동기 강화와 관련된 복측피개영역(VTA)이 지속적으로 활성화되어 갈망과 중독을 유발한다고 밝혔습니다. 2023년 뇌 영상 연구는 숏폼 영상 시청 시 전전두엽의 억제가 일어나며, 이는 자기 조절과 인지 통제 능력을 약화시킨다고 보고하기도 했습니다. 지속적인 스크롤은 뇌를 수동적 소비 모드로 전환시켜 집중력과 기억력 저하, 불안감 증가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2025년 연구에서는 숏폼 영상 중독 증상을 가진 사람들이 의사결정 시 전전두엽 활성화가 감소하고 더 충동적인 선택을 한다는 것이 확인되었습니다. 여러 연구에서 과도한 숏폼 콘텐츠 사용이 우울, 불안 증상과 연관이 있다고 보고하고 있어 결코 가벼운 문제라고 보기 어렵습니다.
세계 여러 나라에서는 숏폼에 접속할 수 있는 SNS에 대한 청소년 사용 규제를 위해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디지털 기반 소통이 청소년의 정서적 건강과 사회적 관계 형성에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연구 결과가 잇따르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BBC는 지난해 9월 케임브리지대 연구 결과를 인용해 “SNS를 통한 가상 상호작용은 (일시적으로) 외로움을 완화할 수는 있으나 정서적 건강을 근본적으로 보호하지는 못한다”라고 보도했다.
하지만 우리는 이 문제에 대해 거의 손을 놓다시피 하고 있다는 점에서 더 심각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런 상황인데 독서국가 선포를 백날 천날 해봐야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약을 먹자고 소리치면서 불량식품은 끊지 않고 매일 먹는 꼴과 다름없죠.
그렇기에 독서국가 선포와 정책이 시행되더라도 결국 실패할 수밖에 없다고 1부에서 말씀을 드린 겁니다.
과연 우리는 스스로의 의지로 숏폼의 함정에 빠지지 않을 수 있을까요? 저는 지금까지 숏폼을 호환마마나 마약처럼 생각하기로 마음먹어서 최대한 피하겠다고 다짐하고 몇 달이 넘도록 실천하고 있지만 모든 사람이 그러지는 못할 겁니다.
인간의 회복력이 뛰어나다고 하지만 망가진 뇌와 나쁜 습관을 극복하려면 많은 시간이 필요합니다. 많이 망가질수록 돌아오는 데 시간은 더 오래 걸리겠죠.
우리에게 남은 시간이 점점 줄어들고 있음을 잊지 말아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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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고로 도움이 되실까 싶어 카카오톡 숏폼이 자동재생 되는 걸 막는 방법만 좀 알려드리겠습니다. 첨부된 그림을 참고해서 해보셔요. 조금은 나아지시지 않을까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