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자녀교육에 진심인 쌍둥이아빠 양원주입니다.
허삼관 매혈기라는 소설이 있습니다. 배우 하정우와 하지원이 주연으로 출연해서 영화로도 만들어졌죠. 여기서 허삼관은 사람 이름이고 매혈기는 팔 매, 피 혈, 기록할 기를 뜻합니다. 즉, 허삼관이라는 사람이 자신의 피를 팔아서 사는 이야기인 셈이죠.
최근 헌혈의집에서 진행한 이벤트를 보며 문득 이 소설이 떠올랐습니다. 물론 시대도 다르고 상황도 전혀 다르지만, 사은품을 받기 위해 헌혈에 참여하는 모습을 두고 일부에서는 '피를 파는 행위'라는 표현까지 사용하는 모습을 보면서 말이죠.
최근 헌혈의집에서 두쫀쿠를 사은품으로 제공하는 이벤트를 진행했습니다. 저는 처음에 이 소식을 듣고 웃어넘겼습니다. '두쫀쿠가 저렇게 유명한가?' 싶었거든요. 그런데 결과는 예상 밖이었습니다. 혈액 보유량이 비약적으로 상승하는 효과를 발휘했다고 합니다. 꽤 많은 사람들이 두쫀쿠를 받기 위해 헌혈에 참여한 겁니다.
대한적십자사가 1월 중순부터 진행한 두쫀쿠 증정 이벤트는 놀라운 결과를 가져왔습니다.
혈액 보유량이 2만5천 유닛 미만으로 떨어지며 '관심 단계'를 발령했던 상황에서, 이벤트 실시 후 단 며칠 만에 적정 수준으로 회복되었습니다. 행사를 시행한 대부분의 혈액원의 헌혈자가 2배에서 2.5배로 늘어났다고 합니다.
특히 주목할 만한 변화는 평소 기피하던 혈소판 헌혈 참여가 급증했다는 점입니다. 적십자사가 두쫀쿠를 전혈과 혈소판 헌혈자에게만 제공하면서(혈장 헌혈 제외), 채혈 시간이 1시간 30분이나 걸리는 혈소판 헌혈로 자발적으로 전환하는 사람들이 늘어났습니다. 평소에는 30~40분 소요되는 혈장 헌혈을 선호했지만, 이벤트 이후 전체 예약자의 90% 이상이 혈소판 헌혈을 선택했습니다.
이어서 이번에는 성심당 빵을 사은품으로 주는 이벤트가 예정되어 있다고 합니다. 대전의 명물인 성심당 빵 역시 많은 이들의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SNS에서는 벌써부터 헌혈 예약에 대한 이야기들이 오가고 있더군요.
물론 이런 방식에 대한 비판도 존재합니다. 앞서 말씀드린 대로 '사은품을 받기 위해 피를 파는 행위'라는 표현을 서슴지 않고 쓰는 분들도 계십니다. 허삼관 매혈기처럼 생계를 위해 피를 팔던 시절을 연상시킨다는 겁니다. 순수한 봉사정신이 아닌 물질적 대가를 바라고 헌혈한다는 점에서 그 본질이 퇴색된다는 우려도 이해는 됩니다. 헌혈은 생명을 살리는 숭고한 행위인데, 그게 디저트나 빵 한 개와 교환되는 모습이 못마땅할 수도 있겠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이런 방식으로라도 헌혈을 유도하는 접근을 칭찬해주고 싶습니다. 이 또한 적극적 행정이니까요. 저 역시 헌혈휴가가 생기면서 헌혈을 시작해 꾸준히 매해 두 번씩 빠지지 않고 하고 있습니다. 이렇게라도 해서 혈액 보유량이 늘어난다고 하면 더 권장해야 한다고 봅니다. 재미있는 사실은 그럼에도 하지 않는 분들이 절반이 넘는다는 점입니다.
물론 한국적십자사에 대한 비판적인 부분들이 있습니다. 운영의 투명성이나 효율성 측면에서 개선해야 할 점들도 분명 존재합니다.
하지만 그런 부분을 차치하더라도 혈액 예비분은 우리 국민들의 안전과 건강을 위해 꽤 중요한 자원입니다. 교통사고나 응급수술, 암 치료 등 언제 어디서 누구에게 필요할지 모르는 게 혈액입니다. 특히 희귀혈액형의 경우 평소에 충분한 보유량을 확보해두지 않으면 정작 필요한 순간에 구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순수한 마음으로 헌혈하는 분들도 계시고, 사은품 때문에 참여하는 분들도 계십니다. 하지만 중요한 건 그 피가 누군가의 생명을 살린다는 사실 아닌가 싶습니다. 두쫀쿠를 받으려고 헌혈했든, 성심당 빵을 먹고 싶어서 헌혈했든, 휴가를 얻기 위해 했든 간에 그 피는 긴급히 필요한 누군가에게 소중하게 쓰인다는 점이 중요합니다. 동기가 무엇이든 결과적으로 혈액 보유량이 늘어나면 더 많은 생명을 구할 수 있으니까요.
게다가 처음에는 사은품 때문에 갔다가도, 헌혈의 의미를 알게 되고 정기적으로 참여하게 되는 경우도 많다고 합니다. 제가 헌혈휴가라는 작은 계기로 헌혈을 시작했으니 그런 케이스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작은 계기가 좋은 습관으로 이어지는 겁니다.
앞으로도 이런 이벤트가 계속되어 국민적인 참여가 필요한 곳의 호응이 늘어나면 좋겠습니다. 젊은 층의 헌혈 참여율이 떨어지고 있기에 그들이 관심 가질 만한 사은품으로 헌혈 문턱을 낮추는 시도는 현명한 판단입니다.
물론 사은품에만 의존하는 방식보다는 헌혈의 중요성에 대한 교육과 인식 개선도 병행되면 좋겠죠. 하지만 당장 혈액이 부족한 상황에서 실질적인 효과를 내는 이런 이벤트는 분명 의미가 있습니다.
허삼관은 생계를 위해 피를 팔았지만, 지금 우리는 누군가의 생명을 위해 피를 나눕니다. 그 과정에서 두쫀쿠나 성심당 빵을 받는다고 해서 그 의미가 퇴색되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이런 이벤트가 더 많은 사람들을 헌혈의집으로 이끌 수 있도록 만드는 계기가 된다면, 그게 더 가치 있는 일 아닐까요?
#헌혈두쫀쿠이벤트 #헌혈성심당 #생명나눔 #혈액보유량 #헌혈이벤트 #사회공헌 #헌혈휴가 #대한적십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