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자녀교육에 진심인 쌍둥이아빠 양원주입니다.
토요일부터 시작된 명절 연휴가 어느새 절반이나 지나갔습니다.
명절 연휴는 언제나 상황에 따라 느낌이 다르지 않을까 싶은데요. 편히 쉴 수 있는 분들에게는 빛의 속도로 지나가는 반면 과중한 명절 일거리에 파묻혀 있었던 분들은 제법 길게 느껴지셨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저는 굳이 따지자면 전자에 가깝다고 볼 수 있습니다.
집에서 따로 차례도 지내지 않는 데다 설 전날인 오늘은 주간근무, 설날 당일은 야간근무라서 고향에 내려가기는 물리적으로 어려워서였죠. 사실 교대근무를 하는 사람들이 받아들여야 할 비애이기도 합니다.
처가에는 아내가 아이들을 데리고 다녀오려고 했지만 장인께서 감기에 걸린 관계로 갈 수 없게 되었죠. 이래저래 난관이 많은 설날이었습니다.
아무튼 부모님께서도 이런 상황을 흔쾌히 이해해 주셨습니다. 대신 아쉬운 대로 동탄에 사는 동생네와 연락을 해서 함께 시간을 보내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집에 먹을 게 하나도 없었기에 아내와 함께 부랴부랴 재래시장을 찾았습니다. 원래도 집 근처에 있는 재래시장은 평소에도 찾는 곳입니다. 저는 동네마트, 대형마트, 온라인마트, 재래시장을 골고루 상황에 맞게 이용하는 편인데 이런 시기에는 재래시장이 가장 가성비가 좋죠.
재래시장에는 지나다니기가 수월하지 않을 정도로 사람들이 북적북적합니다. 여기서 고기와 죽, 과일, 전, 떡갈비 등을 사고 나왔죠.
전은 확실히 대형마트에서 파는 가격보다 많이 저렴한 편이었습니다. 계속 쉼 없이 프라이팬에서 전을 부치고 계시는 아주머니들을 보니 확실히 명절이긴 명절이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집으로 돌아온 뒤 얼마 지나지 않아 동생네 가족들이 도착했습니다. 함께 점심을 먹었고 이어서 한강으로 산책을 나갔습니다. 언제든 편하게 갈 수 있는 한강이지만 커다란 마천루와 올림픽대교가 보이는 광경은 아이들에게 꽤 괜찮은 산책코스였죠.
한강과 올림픽대교, 롯데타워를 배경으로 부모님께 보내드릴 단체사진도 하나 찍었습니다. 아들들과 며느리들과 손자, 손녀들이 잘 있는지, 어떻게 시간을 보내는지 궁금해하실 테니까요.
돌아온 뒤 잠깐의 휴식시간을 가지고 순차적으로 식사를 했습니다. 식탁이 여덟 명이 한꺼번에 앉을 정도로는 크지 않아 어른들이 먼저 식사를 시작했죠. 오랜만에 가락시장에서 회를 떠 와서 맛있게 먹었습니다. 아이들은 회를 좋아하지 않아서 어쩔 수 없이 어른들만 먹었죠.
그러고서 아이들에게 자리를 양보해 줬습니다. 함께 보드게임을 하고 난 이후에는 처음의 서먹함은 많이 없어졌더군요. 그리고 막내 조카가 그토록 먹고 싶어 했던 케이크도 먹었습니다.
그 정도면 충분히 먹었을 법도 한데 호떡믹스로 호떡도 만들고 싶다고 하더군요. 덩치는 아직 조그마한데 먹는 데만큼은 진심인 조카의 소원 중 하나였죠. 불과 기름을 다룰 때만 어른이 잠시 개입하고 둥이들과 조카들 넷이서 호떡믹스로 호떡을 만들었습니다. 제법 맛있더군요.
둥이들은 이제 중3이 되고 조카들은 중1, 초3이 되는데 둘 다 딸이라 처음에는 좀 데면데면하고 어색해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좀 지나자 다시 다 함께 즐겁게 놀았죠. 보이지 않는 노력도 제법 있었습니다. 막내 조카가 그토록 오빠들과 하고 싶어 하는 '눈 가리고 술래잡기'를 제가 안대를 쓴 채로 허우적거리면서 해줬고 호떡은 건강이가 많이 나서서 도와주었죠.
그 덕분에 막둥이 조카는 오늘 함께 했던 시간이 100점이라고 할 정도로 좋았다고 말해줬습니다. 어땠냐고 물어보려고 '1점에서 100점까지 있는데'라는 말이 끝나기도 전에 "100점, 100점요"라고 하더군요.
혈육이지만 어쨌든 손님이긴 손님인지라 준비하고 대접하느라 몸도 마음도 피곤하기는 했지만 즐거워하는 조카의 모습을 보니 기분이 좋았습니다. 멀리 계신 부모님께서도 사진을 비롯해 영상통화로 그 모습을 보시고 흐뭇해하시는 듯해서 다행이다 싶었습니다. 이틀 이르기는 했지만 세배까지 하면서 설날의 의미를 잊지 않았죠.
다만 한 가지 치명적인 문제점이 하나 있었으니 막둥이가 그린 큰아빠(양원주)의 그림이 너무나도 실물과 달랐다는 부분이 아닌가 싶습니다. 원래 그림을 잘 그리는데 왜 그랬는지 모르겠습니다. 나중에는 훨씬 더 잘 그려주리라 믿어보며 다음 자리를 기약하고 마무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