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자녀교육에 진심인 쌍둥이아빠 양원주입니다.
지난 금요일에는 학교폭력심의위원회가 있었습니다. 이날의 심의는 다른 날보다 특별했죠. 바로 제가 활동한 4년 동안의 임기 중에 마지막 심의였기 때문입니다. 대략 세어보니 2022년부터 시작해서 학교폭력심의는 60회에 조금 모자란 57번이나 참석했고 연수도 여덟 번이나 받았더군요.
심의를 하는 동안 다른 위원님들의 마음도 싱숭생숭하신 모양이었습니다. 참고로 제가 속했던 초등 3팀은 교원 위원 두 분, 학부모 위원 세 분, 변호사 한 분, 경찰 한 분 이렇게 구성되어 있습니다. 보통 다 그렇게 이루어져 있고 심의를 할 때 참석자들한테는 누가 어떤 사람인지 따로 알려주지는 않습니다. 재미난 사실은 제가 보통 유일한 남자 위원인 경우가 많아서 경찰이나 변호사로 오해받는 경우도 간혹 있었다는 점이었죠.
아쉽지만 두 분이 사정이 있으셔서 빠지신 터라 다섯 명이서 심의를 별 탈 없이 마무리했죠. 간사님께서 가지 말고 기다려달라고 하시길래 뭐가 있나 했더니 뭐가 있었습니다. 교육지원청 학교생활지원센터에서 준비해 주신 케이크와 함께 조촐한 기념식(?)이었죠. 짧은 시간이었지만 석별의 정을 나눴습니다.
사실 학폭위를 하면서 힘든 점이 참 많았습니다. 휴무일 때도 있었지만 근무를 조정해야 하는 날도 있었습니다. 1년에 14번 정도 심의를 한 셈인데 늘 휴무일이었던 건 아니었으니까요. 게다가 심의에 출석하는 학생이 많거나 사실 여부를 다퉈야 할 쟁점 사안이 많은 건들은 생각보다 오래 걸리다 보니 끝나고 나면 진이 다 빠진 채 돌아온 적도 많았습니다.
그나마 다행이었던 점은 3년 차부터는 원래 중등부 위원으로 들어갔어야 하는데 초등부를 계속할 수 있었다는 점이 아닌가 싶습니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중등부는 훨씬 힘들다고 하시더라고요. 그것도 제 운이고 복인 셈이죠.
여러 사례들을 보면서 '이런 일로도 학교폭력으로 엮일 수가 있구나'라는 경험도 많아서 아이들을 키우는 데도 큰 도움을 얻었죠.
보통 심의를 하면 사실관계 확인을 하고 사실관계에 대해 다퉈야 하는 부분을 물어가면서 확인을 해야 하기 때문에 조사하듯 물어봐야 할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는 더 조심스럽게 하려고 노력했습니다. 그 자리에서는 뭐라고 하지 않지만 끝나고 난 뒤에 "그때 왼쪽에 앉아있던 안경 쓴 남자 위원 말인데요"라는 식으로 민원이 들어오기도 한다고 하셨거든요.
그동안 다양한 사례를 검토하려고 하면서 배운 점도 많았습니다. 확실한 학교폭력인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지나치게 확대 해석한 경우도 꽤 있었고 학부모들끼리의 감정이 상해 들어온 정말 사소한 사안들도 있었습니다. 만나는 분들도 가지각색이었죠.
가장 크게 배웠던 부분은 결국 대부분의 사례가 부모 훈육의 부재에서 온다는 점이었습니다. 병리적인 문제를 가진 아이가 온 케이스 두 건 정도를 빼고는 모두 그러했죠.
아이를 혼내고 처벌하기보다는 부모 교육을 시켜야 하는 경우들이 너무 많았습니다. 물론 그런 이야기를 면전에서 할 수는 없죠. 그리고 그런 이야기를 한다고 바뀌지도 않습니다.
그러다 보니 심의를 마치고 나면 개운하다는 느낌보다는 찝찝한 기분이 들 때가 적지 않았습니다. 한편으로는 그런 안타까운 모습을 보며 제 자신을 돌아보고 타산지석으로 삼을 수는 있었습니다.
그래도 그나마 다행스러운 부분이라면 2024년부터 대학입시에 학교폭력 이력이 적용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부모 교육이 안 되니 결국 제도적 강제가 필요해진 것이죠. 물론 이런 방식이 바람직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가정에서 인성교육이 잘 되는 자정작용이 이루어지지 않으니 어쩔 수 없이 이런 강제적인 방식도 필요하지 않나 싶습니다.
상황이 허락한다면 개인적으로 심의를 더 해보고 싶은 마음이 컸지만 그러기는 어려웠습니다. 서울시교육청의 방침상 교원 위원이나 학부모 위원은 평생 동안 딱 4년밖에 못하도록 하는 규정으로 되어 있다고 하더군요. 결국 아쉬운 마음을 뒤로하고 4년 동안의 임기를 잘 마무리했습니다.
올해부터는 교권보호위원으로 선정되어 새롭게 활동을 시작할 예정입니다. 학폭위에서 배운 것들을 교권보호 활동에도 이어가고 도움이 되는 역할을 하면 좋겠다는 바람입니다.
위원님들과 기념사진도 찍은 뒤 저도 프로필 사진으로 하나 쓸까 싶어서 몇 장 찍었는데 웃으면서 사진을 찍으면 전문성이 없어 보인다 하여 다시 찍어봤습니다. 그래도 딱히 전문성이 있어 보이는 얼굴 같지는 않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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