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 전기회사 다니잖아" 그래서 직접 해봤습니다

by 페르세우스


안녕하세요, 자녀교육에 진심인 쌍둥이아빠 양원주입니다.


최근 저는 요즘 쓰는 말로 일명 '긁혀서' 집안일 하나를 뚝딱 해치워야 했습니다. 바로 주방에 붙어있는 전등 스위치 때문인데요.


사실 이 스위치가 고장 난 지는 제법 되었습니다. 하지만 아래쪽 버튼도 누르는 부분을 사용할 수 있어서 불을 아예 켜지 못하는 상황은 아니었습니다. 미관상 보기 싫을 뿐이었으니 차일피일 미루고 있었죠.




그러던 어느 날 아내가 대뜸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당신은 전기 회사를 다니고 있는데 왜 이런 걸 못 고치고 있냐"라고 말이죠.


사실 기술직으로 회사를 다니는 사람들이 정말 억울한 부분이 바로 이런 점입니다.

삼성전자 다닌다고 해서 스마트폰 고칠 수 있는 게 아니고

현대자동차 다닌다고 해서 자동차 고장 난 거 다 알지 못하는데

전기회사 다니는 저라고 다르겠습니까.

기술직이기는 하지만 현장에서 직접 뭘 만지는 업무를 하지 않는지라 사실 잘 모른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그렇게 변명을 하려고 했는데 왠지 무시당하는 느낌이 들더군요. 결국 못한다는 말은 하지 못했습니다. 사실 못하는 게 아니라 안 하는 쪽에 가까웠죠. 그동안 눈대중으로 일하시는 모습들을 본 적은 많았기에 교체하는 방법 정도는 알고 있으니까요.


부랴부랴 새 스위치를 사서 작업 준비를 했습니다. 준비물은 그렇게 많이 필요치 않습니다. 단지 새 스위치가 없어서 못했을 뿐이었으니까요.


그렇게 집안일이기는 하지만 스케일이 조금은 다른 집안일을 시작하게 됩니다.




가장 중요한 건 첫째도 안전, 둘째도 안전이었기에 일을 시작하기 전 집안에 있는 차단기부터 확인합니다. 원래 가정의 전기배선은 전등과 전열로 나뉩니다. 조금 전문가 같은가요? ^^


전등 쪽 차단기 스위치를 일단 내렸습니다. 이렇게 되면 실내의 불이 모두 꺼지게 됩니다. 이를 확인한 뒤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벽에 붙어있는 스위치를 떼어내니 전선과 연결되어 있습니다. 전선을 파손된 스위치에서 분리해서 새로운 제품과 연결해 주면 됩니다. 만약 차단기를 끄지 않으면 전기가 흐르고 있는 상태라서 무조건 감전됩니다. 항상 조심 또 조심해야 합니다.


남이 하는 모습을 볼 때는 쉬워 보였는데 막상 하려고 하니 조금 긴장이 되더군요. 사실 지금 와서 고백하지만 직접 하는 작업은 태어나서 처음이었습니다. 분리를 해서 내려놓고 나니 8년 만에 교체하는 거라서 그런지 전선은 물론 접속 부위도 많이 낡아 보이더군요.




조심스럽게 교체를 마치고 난 뒤 사진을 찍어 의기양양한 말투와 함께 아내에게 사진을 보냈습니다. 대견해하더군요. 딱 거기까지였습니다. 일하느라 바쁜 모양이었죠. 왠지 억울하더군요. 사람을 부르면 5만 원은 족히 드는 작업인데 말이죠. 차라리 사무실에 있을 때가 아닌 집에 왔을 때 "짜잔!"하고 보여줬어야 하는데 말입니다.


그런데 한 가지 실수가 더 있었습니다. 아이들이 학원에 갔을 때 작업을 했다는 점입니다. 아이들이 함께 있을 때 작업하는 모습을 보여줬다면 아빠의 능력도 보여주고 새로운 경험을 간접적으로라도 할 수 있었을 텐데 말이죠. 학원에서 지쳐서 돌아온 아이들도 큰 반응을 보이지 않았습니다.


다음번에 이런 일이 또 생긴다면 꼭 아내나 아이들이 집에 있을 때 해야겠다고 마음먹었습니다. 어쨌든 잘 고쳤으면 됐죠.


한 줄 요약 : 제대로 생색을 못해서 아쉬웠지만 잘 고쳤으면 그걸로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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