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자녀교육에 진심인 쌍둥이아빠 양원주입니다.
2월 둘째 주에 교장선생님의 임기 중 마지막 운영위원회를 맞았습니다. 그리고 운영위원들은 교장선생님께 감사의 마음을 담은 패를 만들어드렸습니다. 말을 먼저 꺼낸 제가 대표로 나서서 했죠. 그 안에 헤어짐의 아쉬움과 그간의 감사한 마음을 문구에 녹여서 가득 담았는데 좋아하셔서 만든 보람이 있었습니다.
정말 열정적인 분이셨습니다. 약력을 접한 적이 있는데 2002년부터 꽤 오랜 세월을 나이스(NEIS)⁽¹⁾관련 업무에 기여하시면서 우리나라 교육정보화 기초를 다지는 데도 그동안 일조하셨다고 하시더군요.
※ 나이스(NEIS) : 2002년부터 사용된 전자정부 시스템으로 교육부와 17개 시·도교육청, 전국의 초·중·고등·특수학교를 아우르는 대형 네트워크
그러다가 마지막 교직생활을 아이들의 학교에서 마무리하기 위해 부임하셨던 거죠. 남자 교장선생님이셔서 그런지 취임하셨을 때부터 저를 또 편하게 잘 대해주셨습니다. 학교에 남자 학부모가 드물어서 그러셨던 듯합니다.
사실 2025년 하반기부터 이번 2월까지는 학교운영위원회 활동을 해온 시간 중에서 가장 바쁘고 정신없는 시기였습니다. 바로 운동장 때문인데요. 현재 아이들이 다니는 중학교에는 운동장이 없습니다. 초등학교만 운동장을 쓸 수 있고 체육관만 달랑 하나 있죠.
고작 체육관 하나로는 3개 학년 33개 학급의 체육수업을 모두 소화하기에는 어려웠습니다. 보도블록 위에서 배구 연습을 하는 아이들도 있을 정도로 정말 열악한 환경이었습니다.
그동안 학교가 개교한 이래로 많은 분들이 노력하셨지만 결국은 부지가 마땅치 않아 번번이 고배를 들었고 불가능한 미션처럼 여겨져 왔습니다. 선생님들은 물론 학부모들조차 회의적인 시선을 보였죠. 저도 크게 다르진 않았습니다.
하지만 그런 상황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이 열악한 환경을 바꾸기 위해 교장선생님은 불철주야 백방으로 노력을 하셨습니다. 결국 이 문제는 학교 혼자서 해결하기 어려웠기에 어쩔 수 없이 교육청은 물론 관공서, 정치인 등과 만나서 계속 협의를 할 수밖에 없었죠.
일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시차를 두고 교육감, 국회의원, 시의원은 물론 시장, 부시장, 구청장까지 수많은 분들이 학교를 찾았습니다. 그 바람에 운영위원들과 학부모회 임원들은 어쩔 수 없이 정치인도 많이 만나야 했습니다.
누가 온다고 하면 교장선생님이 직접 연락을 주셨고 저를 비롯해 운영위원장님이나 학부모회장님이 전면에 설 수밖에 없었습니다. 저는 학교운영위 부위원장이기도 하고 학부모회 부회장인 데다 흔치 않은 남자 위원이어서였죠. 그리고 이런 사안은 학교가 아닌 학부모들이 많이 나서야 문제가 해결되는 구조여서 더욱 그랬습니다.
이러다 보니 사실 정치하려고 그러는 거 아니냐는 오해를 받을 수밖에 없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그런 오해를 감수하고서라도 나설 수밖에 없는 이유는 교장선생님의 열정이 너무나도 뜨거웠기 때문이었습니다. 곧 퇴직하실 분이 이렇게 노력하시는데 학부모들이 가만히 있는 건 말이 안 되는 일이었으니까요.
그렇게 훌쩍 1년 반이 지나가고 결국 이번에도 실패하지 않겠냐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던 2월 중순, 학교 옆에 있는 부지를 체육공원으로 활용한다는 소식이 공식적으로 발표가 되었습니다. 공교롭게 교장선생님의 퇴임식을 하시는 날에 일어난 기적 같은 일이었죠.
새로 운동장이 마련될 곳에서의 행사를 마치고 티타임을 가졌습니다. 기쁜 마음에 우스갯소리로 체육공원을 완공하면 교장선생님의 흉상이라도 만들겠다는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죠.
자리를 정리하고 나오려는데 교장선생님은 저를 안아주시기까지 했습니다. 제 덕분이라고 말이죠. 사실 그 말씀을 인정하기는 어려웠습니다. 교장선생님의 의지가 아니었다면 저는 절대 먼저 움직이지 않았을 테니까요.
교장선생님은 퇴임하셨지만 그분이 남겨주신 유산들은 많은 가르침이 되어 제게 오래도록 기억될 듯합니다. 이래용 교장선생님, 그동안 감사했습니다. 건강하세요. 그리고 존경하고 사랑합니다.
#자녀교육 #부모교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