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자녀교육에 진심인 쌍둥이아빠 양원주입니다.
어제 낙산공원과 카페에 들렀던 내용의 글을 썼는데요. 거기서 일정이 바로 끝나지는 않았습니다. 낙산공원이 있는 곳은 바로 공연예술의 혼이 살아 있는 대학로였기 때문이죠. 대학로까지 어렵게 와서 공원 구경만 하고 돌아가는 건 제 기준에서 매우 비효율적이었습니다. 게다가 저희 가족들은 모두 외출을 그리 즐기지 않는 집돌이 집순이들이었기 때문이었죠.
아내가 낙산공원 트레킹을 처음에 낙점했을 때 저는 남몰래 추가로 할 수 있는 일을 찾아보기 시작했습니다. 그건 바로 연극 관람이었죠.
문제는 뭘 봐야 할지 기본적인 지식이 없었다는 점이었습니다. 사실 저도 연극을 본 지 15년도 훌쩍 넘었으니까요. 아이들과 무언가를 같이 할 수 있는 기회가 점점 적어질 수밖에 없다는 점을 알고 있었기에 뭐라도 하고 싶었고 그렇게 선택한 활동이었던 셈이었죠.
일단 로맨스 장르는 아이들이 매우 기피하고 스릴러를 볼 수 있는 사람은 이 집에 아무도 없는 데다 신파가 있는 드라마는 아이들에게 난해할 듯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결국 코미디가 가장 무난한 선택이 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난생처음 가족과 함께 보는 연극이 즐거운 기억으로 남기를 바랐죠.
고민 끝에 선정한 작품은 바로 2호선 세입자였습니다.
이 연극은 네이버 웹툰을 기반으로 제작되었는데 2022년 1월 14일에 시작해 지금까지 롱런하며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대학로 스테디셀러 연극 <옥탑방 고양이> 제작진이 참여했다고 알려져 있어 나름대로 검증된 작품입니다. 지금까지 누적 관객이 55만이 넘었다고 알려져 있죠.
대략적인 시놉시스는 이러합니다.
<뒤늦게 역무원 인턴으로 취업한 주인공 '이호선'이 2호선 열차 안에 거주하는 의문의 세입자들을 발견하면서 벌어지는 소동을 그립니다. 호선은 정규직이 되기 위해 이들을 내보내려 하지만, 각기 다른 사연을 가진 세입자들과 점차 가까워지며 위로와 감동을 나누고 위기를 극복해 나갑니다>
예매를 하려고 보니 합리적인 가격의 회차가 12시밖에 없었습니다. 그다음 시간은 티켓 가격의 차이가 좀 나더군요. 고민 끝에 그 시간으로 고르고 공연장 근처에서 이른 점심을 먹었습니다. 식사를 주문해 놓고 기다리는 동안 티켓도 미리 가서 받아오는 치밀함을 보였죠.
소소한 팁을 하나 알려드리면 이미 예매하는 시점에 자리가 정해져 있어서 굳이 미리 티켓팅을 할 필요는 없다는 점이더군요. 이제는 연극에도 선착순 개념이 없어졌다는 사실을 하나 배워갑니다. 공연을 하는 바탕골 소극장은 혜화역 입구에서 단 2분 거리에 있고 지상 5층에 있어 눈길을 끌었습니다.
아쉬운 부분은 엘리베이터가 다섯 명이 타면 꽉 차다 보니 촉박한 시간에 가면 기다릴 수도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안내를 받아 소극장으로 들어갔는데 그야말로 소(小)극장입니다. 의자 사이의 간격은 앞뒤좌우 모두 꽤 좁았습니다.
이게 연극을 보는 묘미다 싶으면서도 겨울이라 외투의 부피가 있다 보니 좀 힘들기도 했죠.
본격적으로 연극이 시작되었습니다. 오랜 시간 사랑을 받은 작품이어서 기대를 은근히 했는데 연기자들의 연기가 참 대단했습니다. 자연스럽고 재미있는 대목들도 많았는데 틈틈이 애드리브도 순발력 있게 보이더군요. 그렇게 느꼈던 이유는 상대 배우가 웃음을 참지 못하는 모습을 보면서였죠.
어른들에게는 제법 재미있었지만 중학생들까지 빵빵 터뜨리기에는 살짝 부족했던 모양입니다. 그래도 아이들도 중간에 피식피식 웃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1시간 반 동안의 공연을 마친 뒤 커튼콜까지 하고 사진도 찍은 뒤 공연은 끝났습니다. 오랜만에 제대로 된 문화생활을 한 번 즐긴 듯해서 좋았지만 함께했다는 점이 더 뿌듯했습니다. 기회가 된다면 아이들이 진짜 포복절도할 수 있는 작품을 한 번 보여줄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더군요.
이렇게 설 연휴 마지막 날은 야간근무를 마친 뒤라서 좀 피곤하기는 했으나 낙산공원에서의 트레킹과 연극 관람으로 나름대로 뜻깊은 시간으로 마무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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