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자녀교육에 진심인 쌍둥이아빠 양원주입니다.
지난주 저는 난데없는 야간 드라이브를 아내와 해야 했습니다. 바로 실종된 장인어른의 휴대폰을 찾기 위해서였죠.
청주에 계시던 장인어른은 서울에 행사가 있어서 잠시 올라오셨습니다. 일정을 마치신 뒤에는 바로 내려가실 예정이었다고 합니다. 저희도 그런 줄 알고 집에서 저녁을 먹고 치우는 중이었죠. 그런데 저녁시간에 모르는 전화가 아내에게 여러 번 와있었습니다. 아내는 보이스피싱 아니냐며 당황했죠.
알고 보니 장인께서는 휴대폰을 잃어버리신 뒤 다른 분에게 휴대폰을 빌려 아내에게 전화를 하신 모양이었습니다. 일단 실종되었던 휴대폰은 지하철 9호선 노들역에서 보관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어떻게 휴대폰이 거기에 가 있었는지는 귀신이 곡할 노릇이었죠.
아무튼 그 휴대폰의 행방을 아신 장인께서는 예정대로 청주행 버스를 타고 내려가 버리셨습니다. 바로 나름 든든한 사위가 있어서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맞아요. 그게 바로 접니다.
상황을 파악한 저는 혼자 다녀오겠노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생각해 보니 아무리 밤이어도 지하철역 인근은 주차단속 카메라가 있을 듯했습니다. 아내도 함께 가겠다며 급하게 채비를 했죠. 제가 운전을 하고 지하철 역사로 들어가서 휴대폰을 찾는 역할은 아내가 하기로 한 것입니다.
재미있는 사실은 전화기를 가지고 있던 노들역 역무원에게 장인께서는 "딸이 찾으러 올 거요"라고 하셨다더군요. 만약 제가 들어갔으면 "당신은 누구냐"라는 소리를 들을 뻔했습니다. 그렇게 유랑을 떠난 휴대폰은 1시간여의 밤 드라이브 끝에 가족의 품으로 안전히 돌아왔습니다.
하지만 일은 거기서 끝나지 않았습니다. 커다란 문제가 남아있었죠. 이 휴대폰의 주인은 당분간 서울에 올 계획이 없었다는 점이었습니다. 어쩔 수 없이 우편으로 보내겠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아침에 출근하자마자 아내는 우체국으로 갔지만 그 방법 또한 쉽지 않았습니다. 그날은 공교롭게 금요일(27일)이었고 우편물로 발송할 경우 금토일월을 지나 화요일에 도착한다는 말을 들어서였죠.
둘째가라면 서러울 정도의 효........녀........였던..........
아내는 아버지의 사회생활에 지장이 있을까 걱정이 되어 동서울 터미널까지 와서 청주행 고속버스 탁송으로 보내기에 이릅니다. 그 과정도 눈물 없이는 들을 수 없었습니다. 터미널에 도착해서 수화물 보내는 데가 어디냐고 여기냐고 물어보니 '저기로 가라', 이곳은 맞냐고 물어보니 '아니다, 저쪽이다'하며 정신없이 왔다 갔다 했다고 합니다.
결국 출발하기 2분 남은 버스를 허겁지겁 잡아 세우고서야 물건을 맡길 수 있었습니다.
비록 일반우편물로 보내는 비용보다는 더 들어갔지만 그렇게 고속버스까지 혼자 타고 서울에서 출발한 휴대폰은 무사히 청주 터미널에 도착해 아버님 품에 안겼다고 합니다.
장모님께서는 이제 우리가 자식들에게 이런 피해를 줄 때가 되었다며 미안해하셨죠. 밤에 움직여야 해서 번거롭기는 했지만 결국 휴대폰은 찾았고 다른 피해도 없었기에 소소한 해프닝이라 여기기로 했습니다. 더욱이 어르신들이 연배가 있으시니 자식 된 도리로 이제는 그런 일을 할 때도 되기도 했죠. 발 빠른 조치로 도움이 될 수 있으니 다행히 아니었나 싶었습니다.
소소했지만 여운은 좀 묵직하게 남았던 에피소드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