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 사진도 공개
안녕하세요, 자녀교육에 진심인 쌍둥이 아빠 양원주입니다.
예전에 조카가 한 번 제 모습을 그려준 적이 있습니다. 바로 이런 모습이었습니다. 이 그림을 보신 분들이라면 그날 올린 제 얼굴도 보셨을 테고 아마 적지 않은 충격에 휩싸이셨을 겁니다.
막내 조카가 큰아빠를 싫어하는 게 아니냐
막내 조카에게 용돈을 덜 줘서 그런 게 아니냐는 의혹도 일었죠.
장난스럽게 내신 의견이었지만 제 기준에서는 매우 진지하고 일리가 있는 의견이었습니다.
왜냐하면 제 막내 조카는!!
그림을 정말 잘 그리기 때문이었죠.
이 그림을 본 뒤 저는 조카에게 더 잘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사실 우리 가족들 중에는 그림을 잘 그리는 분들이 정말 많습니다. 특히 어머니께서 그러하죠. 어머니께서는 저를 제법 많이 키우신 뒤부터 그림을 배우시기 시작했고 제법 많은 작품들을 남기셨습니다. 이 작품은 가장 최근에 그리신 '천년의 숲'(함양상림숲)이라는 작품이죠.
※ 함양상림숲 : 신라 시대 최치원이 조성한 것으로 알려진 숲
작년에는 대회까지 나가셔서 상을 받아오시기도 했습니다. 늦게 시작하신 취미치고는 장족의 발전이었죠.
하지만 저는 그림을 못 그립니다.
안 그려보고 못 배워서 그런 게 아니냐고 하실 수도 있기에 아주 진지하게 생각해봤는데 정말 못 그리는 듯합니다. 아내 또한 그림 그리는 모습을 거의 본 적이 없어서 모르겠습니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제 아이들도 그림에 관한 실력은 비슷하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그런데 유전의 법칙을 거스른 아이가 하나 있더군요.
바로 건강이입니다. 이 아이가 언젠가부터 그림 그리는 일에 재미를 느끼는 듯하더니 취미로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습니다. 6학년 한때는 입시미술학원을 잠시 다니며 그림을 그렸을 정도였으니까요.
입시미술의 세계와 자신이 맞지 않는다고 생각하고 그만둔 뒤로는 그냥 심심할 때 뭘 소소하게 그리는 수준이었습니다. 물론 그 수준은 제 기준에서 봤을 때 결코 낮지는 않았습니다. 제 사진을 뽑아 달라고 하기에 그렇게 해줬더니 그걸 보고 제 얼굴을 그려준 적도 있었죠.
그러던 지난달 어느 날, 가족들이 다 함께 옛날 갓난 아기 시절의 사진을 즐겁게 보던 중이었습니다. 건강이가 자신의 50일 기념으로 찍었던 사진 중 한 장을 메일로 보내줄 수 있냐고 하더군요. 그림으로 그리고 싶다고 말이죠. 별생각 없이 보내줬습니다.
그래서 세계 최초로 아이들의 50일 때의 사진을 공개합니다. 당연히 아이들의 허락을 얻어서 말이죠.
건강이는 가장 마음에 들었던 사진을 하나 고르고 컴퓨터 화면으로 띄워놓은 뒤 차분하게 그리기 시작하더군요. 반나절 동안 집중하며 심혈을 기울이고 있길래 방해하지 않으려고 조심조심 행동하기도 했죠. 결과물이 나왔다길래 확인했는데 제법 많이 놀랐습니다. 머리털까지 꼼꼼하게 표현했더군요.
화가는 원래 작품 밑에 서명을 해야 한다고 했더니 제법 멋들어진 서명을 만들어두기도 했더군요.
제목이 뭐냐고 하니 '자화상'이라고 합니다.
보통 자화상이라고 함은 "자기가 그린 자신의 초상화"인데 문득 궁금해졌습니다. 그동안 우리가 미술사에서 봐왔던 자화상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어서 말이죠. 한편으로는 자신의 모습을 그리기는 했으니 자화상이라고도 할 수 있겠다 싶었습니다.
자신의 어린 시절을 자화상으로 남긴 사람은
ㅇ 알브레히트 뒤러(13세)
ㅇ 램브란트 판 레인(20~29세)
ㅇ 파블로 피카소(15세)
ㅇ 살바도르 달리(14~15세)
등이 있는데 모두 그 나이대의 자신의 얼굴을 그렸습니다. 제가 찾아본 바로는 시간이 지난 후 어린 시절의 자신의 모습을 그리는 경우는 없더군요. 이 또한 이례적인 상황이어서 신기했습니다.
앞으로 1년 단위로 자화상을 그리며 자신이 어떻게 자랐는지 관찰해보겠다고 선언했는데 건강이에게 즐거운 마음으로 도전할 수 있는 목표가 하나 생긴 듯해서 기특했습니다. 이런 목표도 자신의 삶을 더 건강하고 행복하게 만들어줄 수 있을 테니까요. 자칫 사춘기 때 부족해질 수 있는 자기애를 더 키운다는 점에서도 좋게 볼 수 있는 대목이라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린 시절에 사진을 많이 찍어야하는 이유도 하나 발견할 수 있었고요.
앞으로 아이가 꾸준히 그리겠다는 약속을 지킨다면 저도 그 그림을 이곳에 꾸준히 올려보도록 하겠습니다.
#부모교육 #자녀교육 #자화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