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벌받아도 훨씬 남는 장사, 담합이 사라지지 않는 이유

by 페르세우스


안녕하세요, 자녀교육에 진심인 쌍둥이아빠 양원주입니다.


얼마 전 교복값이 엄청 비싸다는 내용의 글을 쓰면서 정부에서 이에 대한 담합 조사가 시작된다는 뉴스를 접했습니다. 요즘 교복값이 얼마나 부담스러운지는 직접 사보신 분들이 아시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 소식을 접하면서 개운하기보다는 솔직히 화가 더 많이 났습니다.



대통령이 등골 브레이커라는 말을 꺼낸 직후 조사가 시작되고, 설탕과 밀가루 담합 수사 지시가 떨어지자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오르던 파리바게뜨와 뚜레쥬르가 빵값을 내리더군요. 지도자의 말 한마디에 이렇게 빠르게 해결되는 일이었다면, 그동안 다른 사람들은 어떤 이유에서든 간에 손을 놓고 있었다는 이야기가 되니까요.


이번에 설탕 담합을 한 제당 3사의 과징금이 총 4,083억 원이나 되지만 이마저 소송을 통해 줄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가장 큰 이유는 ‘리니언시(자진신고 감면)’ 제도 때문입니다. 먼저 담합을 고백한 기업은 과징금을 100% 면제받거나 절반을 깎아주다 보니, 실제 납부액은 발표된 수치보다 훨씬 적을 수밖에 없습니다.


또한, 기업들은 보통 행정소송이라는 장기전에 돌입합니다. 법정 다툼을 통해 담합의 증거를 다투거나 액수가 과하다는 논리로 금액을 깎는 것이 일종의 '필수 코스'가 되었거든요. 결국 4천억 원이라는 숫자는 공정위의 '최댓값'일 뿐, 실제 납부할 '최종가'는 몇 년 뒤 법원 판결이 나와야 알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요즘 우리의 기분을 몹시 불쾌하게 만드는 담합이란 녀석은 정확히 무엇일까요?


공정거래법상 담합은 경쟁 관계에 있는 사업자들이 가격, 생산량, 거래 조건 등을 사전에 몰래 맞추는 행위입니다. 교복 브랜드 4사가 가격 인상 시기를 동시에 조율하거나, 제분·제당 업체들이 밀가루와 설탕 가격을 함께 올리는 방식이 대표적입니다. 2006년에 이미 밀가루 담합이 적발됐는데 2026년에 또 적발됐다는 사실은 이 구조가 얼마나 뿌리 깊은지를 보여줍니다.




문제는 이런 부당한 방식으로 벌어가는 돈에 비해 처벌이 너무 약하다는 점입니다.

최근 5년간 국내 기업들의 담합 관련 매출액이 91조 원을 넘어섰지만 실제 부과된 과징금은 2조 원대에 그쳤습니다. 매출 대비 2.5% 수준입니다. 담합으로 벌어들인 이익보다 과징금이 훨씬 적으니 기업 입장에서는 걸려도 남는 장사인 셈이죠. 처벌이 비용보다 싸다면 규칙은 무의미해집니다.


미국이나 EU의 대처는 다릅니다. 미국은 부당이득의 3배를 징벌금으로 부과하고 민사소송까지 더해지면 회사가 사라질 수도 있습니다. EU는 단순한 정보 교환만으로도 담합으로 보고 거액의 과징금을 매깁니다. 경쟁사 임직원과 밥을 먹는 자리조차 의심받을 수 있는 수준입니다.




다른 한편에서는 담합이 반드시 나쁜 건 아니라는 주장도 있습니다.

안정적인 가격 유지가 시장의 예측 가능성을 높이고 과도한 가격 경쟁이 오히려 품질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는 논리입니다. 일부 경제학자들은 가격 수렴 자체가 담합의 증거가 될 수 없다고도 주장합니다. 자유시장경제 체제를 신봉하는 입장에서는 담합에 대한 처벌은 근간을 흔드는 매우 부당한 제도라고 말하기도 하죠.


하지만 이는 사실상 약자의 비용으로 강자가 이익을 나눠 갖는 구조를 정당화하는 논리에 가깝습니다. 교복 브랜드 4사의 가격이 수년째 같은 폭으로 동시에 오르는 현실을 두고 시장의 자연스러운 수렴이라고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경쟁이 없는 시장에서 피해는 언제나 소비자의 부담으로 돌아오니까요.




이번에는 미국 - 이란 전쟁으로 인한 수급 우려로 인해 기름값 담합에 대한 이슈까지 등장했는데 어떤 식으로 마무리되는지 지켜봐야겠습니다. 전쟁이 시작되고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된 지 이틀 만에 서울은 45원, 어떤 곳은 200원이나 오른 곳이 생기는 등 시차 없이 기름값이 올랐기 때문이죠.


재정경제부 장관이 회의에서 원유 비축분이 200일 치가 넘는다고까지 했는데 인상분을 선반영해서 기름값을 한꺼번에 올리는 방식은 대체 어느 나라 셈법인지 모르겠습니다. 자유시장경제가 이런 방식까지 옹호하는 제도라면 국민들에게 신뢰받기 어렵지 않을까 싶습니다.




다행히 공정거래위원회가 담합 과징금 상한을 매출액의 30%로 올리고 정액 과징금도 100억 원으로 높이는 방향으로 제도 개편을 추진 중이라고 합니다. 방향은 이렇게 가는 게 맞습니다. 다만 이러한 문제가 또다시 지도자의 지시가 있을 때만 작동하는 구조가 되지는 말았으면 좋겠습니다.


담합은 결국 물가로 연결되어 우리 삶과 직결된 문제니까요.


한 줄 요약 : 담합이 지독할 정도로 반복되는 이유는 단순합니다. 처벌이 약해서 걸려도 남는 장사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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