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MO의 부작용, 빌린 돈으로 올라탄 불장

by 페르세우스



안녕하세요, 자녀교육에 진심인 쌍둥이아빠 양원주입니다.


요즘 하루가 멀다 하고 롤러코스터를 타는 증시로 인해 함께 마음까지 롤러코스터를 타시는 분들이 많을 듯합니다. 저 또한 그런 사람 중 한 명이니까요. 물론 무리해서 하고 있지는 않기에 지나치게 일희일비하지는 않고 있으나 주위에서 걱정스러운 이야기도 제법 들려오더군요.


바로 빚투 때문입니다.

사실 빚투는 연예인들의 가족이 과거에 거액을 빌린 뒤 잠적했다는 등 채무 논란을 공론화하는 일을 뜻하는 신조어였습니다. 하지만 요즘에는 다른 의미로 훨씬 더 많이 쓰이죠.


바로 빚(채무)을 내서 투자하는 일, 신용거래융자를 뜻합니다.

7c99b67f-8a46-4163-ad5a-7914f8bfa1d9.jpg



새로운 대통령이 취임한 2025년 6월 4일, 코스피(KOSPI) 지수는 2,770.84였습니다. 그 이후 대내외적인 상황이 받쳐줬던 덕에 2026년 3월 13일 종가 기준으로 코스피는 5,500선 자락에 있습니다. 9개월 만에 두 배나 올랐죠. 물론 내수부진과 같은 내실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지만 한때 코스피가 6,000포인트를 넘어서기도 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사람들의 투자심리는 그 어느 때보다도 커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와 함께 '나만 소외되거나 뒤처지는 것에 대한 공포'를 뜻하는 포모(FOMO :Fear Of Missing Out)도 급속도로 퍼지게 되었습니다. 주변의 모든 사람들이 주식을 하고, 또 엄청난 수익을 얻고 있는 듯하니 말이죠.


하지만 기쁨도 잠시였습니다. 2026년 2월 28일 미국·이란 전쟁이 터지고 연휴가 끝난 뒤 열린 국내 증시에서는 단 하루 만에 코스피가 12%, 코스닥이 14% 폭락했습니다. 그런데 그보다 더 눈에 띄는 숫자가 있었습니다. 바로 신용거래융자 잔고, 이른바 빚투 규모였습니다.

폭락 당일에도 빚투가 줄기는커녕 오히려 늘었습니다. 그다음 날에는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죠.



◎ 빚투란 무엇인가

신용거래융자는 주식을 사고 싶은데 자금이 부족한 투자자가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매수하는 제도입니다. 레버리지, 즉 지렛대 효과로 수익을 키울 수 있다는 점에서 불장에서 인기를 끕니다.


일단 아직 자금에 대한 여유가 많지 않은 20, 30대 비율이 가장 높습니다. 본인이 모은 자금 일부에 신용융자를 받은 금액을 더해 투자하는 방식이죠. 코스피 불장에 올라타기 위해서입니다. 특히 삼성과 하이닉스가 쌍끌이하는 불장에다 짤로 돌아다니니 더 마음이 조급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maxresdefault.jpg



◎ 반대매매가 왜 무서운가

이렇게 계속 오르면 좋겠지만 이란 사태처럼 엄청난 악재가 증시를 덮쳐 이틀 연속 급락하게 되면 상황은 달라집니다. 빚을 내 산 주식은 대출 담보로 잡힙니다. 주가가 내려가면 담보 가치도 함께 낮아집니다. 담보 비율이 일정 수준 아래로 떨어지면 증권사는 투자자의 의사와 관계없이 주식을 강제로 팔아버립니다.


정말 똑같은 경우는 아니지만 <재벌집 막내아들>에서 진도준이 고모의 백화점 주식을 담보가치가 떨어졌다는 이유로 빼앗아 버리는 일화가 나옵니다. 이 또한 반대매매의 한 종류라고 볼 수 있죠.

news-p.v1.20221210.7a070ecbf1004442a4be875ced4d1565.jpg



문제는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반대매매 물량이 한꺼번에 시장에 쏟아지면 주가가 또 내려갑니다. 내려간 주가는 다른 빚투 투자자들의 담보 비율을 또 깹니다. 또 반대매매가 나옵니다. 악순환이 반복됩니다. 전문가들이 빚투를 시장의 시한폭탄이라 부르는 이유입니다.

실제로 이란 사태 직후 3일간 하루 평균 반대매매 금액은 839억 원이나 되었다고 합니다. 평소의 5배 수준이었습니다.

4364KLFPX5FZNL4F6MENSHRTGU.png



◎ 증권사는 왜 빚투를 부추겼나

이 부분이 가장 신경이 쓰이는 점입니다. 일부 증권사들은 상승장에서 신용융자 금리를 낮추고 수수료 이벤트를 진행하며 적극적으로 고객을 유치했습니다. 지난해 증권사들의 신용공여 이자이익 합계는 3조 1천억 원이었습니다. 전년 대비 8.5%나 증가한 수치입니다.


빚투가 늘어날수록 증권사 이익도 함께 늘어나는 구조입니다. 그러다 시장이 흔들리자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등 대형 증권사들이 갑자기 신용거래를 중단했습니다. 빚투를 권하다가 위험해지자 곳간 문을 잠가버렸죠.

133245079.1.jpg



◎ 지금 우리가 잊고 있는 사실

올해 들어 꾸준히 불어난 신용융자 잔고가 3월 초에는 33조 원을 넘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코스피 6,000 시대에 돈을 빌려서라도 주식을 사지 않으면 혼자만 소외되는 듯한 포모(FOMO) 심리가 꽤 많은 개인 투자자들을 괴롭혔다는 방증입니다.


이란 악재로 인해 외국인과 기관들이 우리 주식을 팔아치우고 있을 때도 개인은 꾸준히 매수하고 있는 모습만 봐도 충분히 이런 분위기를 감지할 수 있습니다. 빚투로 산 주식을 반대매매 위협 속에서도 추가 매수하는 모습이 걱정스러움을 자아낼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KakaoTalk_20260313_101000012.jpg



그런데 잊지 말아야 할 사실이 있습니다.

미국·이란 전쟁처럼 예측 불가능한 사건은 언제든 다시 올 수 있습니다. 지금도 이 상황이 마무리되지도 않았고요. 만약 코스피가 하루 12% 빠지는 날에 빚투를 하고 있었다면 자기 자금만으로 투자한 사람보다 훨씬 큰 손실을 입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그 손실을 고스란히 갚아야 합니다.


불장은 영원하지 않습니다. 빌린 돈은 영원히 남습니다.


한 줄 요약 : 수익은 내 것이라 믿으면서, 손실도 내 것이라는 사실은 망각하는 것. 그것이 빚투의 본질이다.


#빚투 #신용거래융자 #반대매매 #주식투자 #레버리지 #인버스 #코스피 #이란전쟁여파 #증권사수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