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기와의 전쟁
장난 아니고 정말 진짜 진심으로 네가 싫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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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n 2. 2022
제목을 보시면서 이제 막 6월이 시작한 이 시점에 이 무슨 소리냐고 생각이 드신 분들이 계실 겁니다. 하지만 실상은 그렇지가 않습니다. 이 나쁜 녀석들이 벌써부터 저희 집에서 활개를 치기 시작했단 말입니다. ㅜㅜ
사건의 발단은 며칠 전 새벽이었습니다. 1호와 함께 자던 저는 새벽 5시쯤에 1호의 나지막한 부름을 받았습니다. "아빠, 죄송한데 모기가 앵앵거려서 잠을 못 자겠어요." 저는 제 꿈속에서 아이가 제게 하는 말인 줄 알았습니다.
정신을 차리고 나서 일단 2층 침대에서 자던 1호를 제가 누워있던 1층으로 내려오라고 한 뒤 모기를 찾기 시작했습니다. 비몽사몽 간에 모기를 잡는 것은 건초더미에서 바늘 찾기나 다름없습니다.
형광등까지 켜서 찾기에는 저도 너무 졸렸기에 금세 포기를 하고 일단 저는 소파로 가서 다시 누워버리고 말았습니다. 다행히 그날 새벽은 아이에게 더 이상의 피해 없이 그렇게 넘어가는 듯했습니다.
그날 저녁 가족들은 다시 부랴부랴 벽을 유심히 봐가면서 모기의 흔적을 다시 찾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면서 홈매트를 가동하기 위해 서랍장을 뒤졌습니다.
하지만 이게 웬일입니까.. 서랍장에 있는 줄 알았던 액체형 전자모기향이 하나도 없는 것이 아니겠어요! 가는 날이 장날이라더니 지금 상황이 바로 그런 상황이었습니다. 얼른 인터넷으로 주문을 한 뒤 오늘 하루만 모기에게 습격당하지 않고 잘 넘어가기를 빌며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아내는 안방, 2호는 서재방, 저와 1호는 아이들 방 2층 침대에서 각자 잠을 청했습니다. 그런데 과연 모기의 간택을 받은 사람은 누구였을까요? 바로 아내였습니다. 잠자리에 든 지 1시간도 채 되지 않아 아내가 곤히 자고 있던 저를 깨우러 왔습니다.(왜 다 나한테만...)
누워있는데 계속 모기소리가 들려서 잠을 못 자겠다며 모기 잡는데 협조를 해달라고 합니다. 어른 둘은 20여 분 동안 불을 켰다 껐다를 반복하면서 모기와의 전쟁을 시작했고 결국은 포기하고 말았습니다.
하지만 아침에 이야기를 들어보니 아내는 다시 귀에 앵앵 거리는 소리를 듣고 일어나 30분 넘게 찾아다닌 끝에 커튼에 숨은 녀석을 기어코 잡아냈다더군요.
그리고는 홈매트를 당장 사자며 분개합니다. 다행히 그날 저녁부터는 과학과 기술의 힘으로 모기로부터의 공격을 피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본격적인 여름이 오기 전에 방충망에 구멍 난 데가 없는지부터 다 확인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 그리고 전자 파리채에 건전지도 미리 채워놔야겠습니다.
한 여름철 필수품들 2, 3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