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 유대인 교육인 하브루타를 제대로 해볼걸

아이가 10살이 넘기 전에 놓치지 말아야 할 48가지

by 페르세우스

SQ(Study Quotiont)를 키우는 교육 5 : 유대인 교육인 하브루타를 제대로 해볼걸(아이와의 말싸움도 하브루타)


자기가 보는 것이 무엇인지 모른 채 막연히 바라보는 사람, 어디에 자기가 서 있는지 모른 채 우두커니 서 있는 사람, 그들은 불행하다. -탈무드-



독일은 틈나는 대로 유대인에게 전쟁과 학살로 얼룩진 과거사를 반성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일본이 우리에게 보여주는 모습과는 사뭇 다릅니다. 이런 차이가 생기는 이유는 생각보다 간단합니다. 유대인이 가진 세계 경제를 움직이는 힘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세계 최강대국 미국에서 경제정책을 좌지우지하는 정부 인사나 월스트리트의 영향력 있는 사람 중 유대인의 비율은 매우 높습니다. 페이스북의 저커버그, 영화감독 스티븐 스필버그, 구글 창업자인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 등 세계 경제를 이끄는 인물들이 모두 유대인입니다.

유대인이 세계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0.2%에 불과하지만, 전 세계 억만장자 중 30%,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의 40%를 차지하고 있으며 미국 100대 기업의 40%를 소유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독일은 과거사에 대해 유대인에게 끊임없이 사죄하는 것이지요. 이런 유대인의 힘은 탈무드와 하브루타를 기반으로 한 교육에서 나옵니다.



◇ 비슷한 듯 아닌 듯 너무도 다른 우리

유대인 교육의 질적인 수준은 전 세계적으로 정평이 나 있습니다. 유대인들은 단일민족, 고유언어, 음력 사용, 높은 교육열 등에서 한국인들과 공통점이 있습니다. 그런 이유에서인지 우리나라에는 탈무드와 하브루타와 관련된 수많은 유대인 교육 관련 책이 나와 있습니다.

하지만 홍익희 세종대 교수에 칼럼에서 유대인 교육과 한국인의 교육은 교육 목적, 교육 방법, 교육 목표, 공동체 정신에서 중요한 차이점이 있다고 말합니다.

유대인의 교육 목적은 학습적인 성취를 위해서가 아닌 성숙한 인격체를 만드는 데 있습니다. 그를 통해 유대인 공동체에 일원이 되는 것이지요. 반면, 우리나라는 높은 성적을 얻어 시험에 통과하는 것이 제일 큰 목적입니다. 교육 방법 역시 상당히 대조적입니다. 유대인 교육은 수평 관계를 통한 질문과 토론이 중심이지만 우리나라 교육은 수직적이며 질문과 소통이 턱없이 부족한 주입식 교육이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한 권짜리 이야기책 형식의 탈무드를 주로 읽고 유대인 교육을 어느 정도 한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탈무드는 20권으로 이루어진 경전이라는 것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또 우리 교육은 상위 단계로 올라갈수록 질문이 없어집니다. 그와 반대로 유대인들은 질문하는 것이 몸에 습관으로 배어 있습니다. 그들에게는 ‘원래 그렇다’는 말이 없다고 합니다.

안타깝게도 우리나라의 토론문화는 성숙하지 못한 쪽에 가깝습니다. 실제로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토론프로그램인 《백분토론》이나 다른 대담을 보더라도 서로를 바라보며 상대방의 의견을 귀담아 들으면서 설득하려고 하기보다는 자신의 의견만을 쏟아내는 경우가 많습니다. 토론이 아닌 일종의 연설에 가깝다고 볼 수 있습니다.

미래사회에서는 협업과 소통하는 능력이 더욱 중요해집니다. 토론할 수 있는 능력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아이들이 학교에서 이런 능력을 키우기에는 쉽지 않습니다. 토론교육을 학교에만 맡겨놓지 말고 일상에서 생활화되도록 다양한 주제나 상황들을 부모님과 함께 이야기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 하브루타의 시작

주제에 대하여 입체적으로 관찰하여 생각하는 능력을 기른다는 점에서 하브루타는 두뇌를 발달시킬 수 있는 좋은 교육법입니다. 하브루타를 한다는 것은 거창한 것이 아닙니다. 하브루타를 하기 위해서는 세 가지의 원칙만 기억하면 됩니다.

첫 번째는 아이와의 눈높이를 맞추고 부모와 동등한 위치에서 의견을 교환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부모와 동등한 관계인 유대인과는 달리 우리나라는 상하관계에서 대화를 나눕니다. 아이의 의견은 그다지 논리적이지도 않을 것이고 고쳐주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을 것입니다. 그 상황에서 아이에게 가르치는 투로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토론보다는 지도나 훈육으로 흘러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결국 아이는 자연스럽고 편안한 상황에서의 의사소통을 하고 싶은 의욕을 잃게 되겠죠.

두 번째는 언제든지 무슨 내용이든지 이야기할 수 있도록 해주세요. 아이는 부모에게 재잘재잘 무언가를 이야기하려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래저래 집에서 할 일이 많은 부모는 아이와 눈높이를 맞추고 대화 나누기가 어렵습니다. 대화가 가능하다면 짧게라도 아이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그 순간이 아니더라도 기억하고 있다가 아이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질문의 꼬리를 물고 이야기를 해나갈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세 번째는 밥상머리 교육 시간을 놓치지 말라는 것입니다. 밥상머리 교육은 자녀교육의 핵심 키워드입니다. 위대한 미국 대통령이었던 J.F. 케네디 역시 어머니의 밥상머리 교육으로 경청과 토론하는 능력을 키웠다고 합니다. 밥 먹을 때 나누는 대화는 토론능력뿐만 아니라 언어능력 향상과 정서적 안정감을 높인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합니다.



◇ 독서 하브루타란?

하브루타는 짝을 지어서 질문하고 대화, 토론, 논쟁하는 것을 전제로 합니다. 토론이라 하면 사회문제나 가치판단에 대한 주제들을 떠올릴 수 있지만 그런 거창한 것만이 꼭 하브루타 교육은 아닙니다. 아이가 아직 어릴 때는 책을 함께 읽고 내용에 대해 다양한 방식으로 생각을 교환하는 방식도 하브루타의 영역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이를 독서 하브루타라고 부릅니다.

독서 하브루타는 책을 읽고 내용을 파악한 뒤 질문을 만들고 생각을 나누고 표현하며 발표로 진행됩니다. ‘아이가 말을 더 많이 하게 하는 것’( 『독서 하브루타』 황순희)이 하브루타의 핵심입니다.

독서 하브루타를 진행하는 순서는 다음과 같습니다.

책 읽고 내용 파악 ⇨ 질문 만들기 ⇨ 생각 나누기 ⇨ 생각 표현 ⇨ 발표평가

이 중에서 가장 핵심은 질문 만들기입니다. 아이가 말을 많이 하게 만들려면 부모가 질문을 하는 방식도 상당히 유연해져야 하는데 질문하는 좋은 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 번째로 평소 대화를 나눌 때도 반문형(‘글쎄? 너는 어떻게 생각해?, 또 어떤 것이 있을까?,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해줄 수 있겠니? 네 기분은 어땠니?’)을 사용하는 것입니다. 아이와의 대화에서 부모는 아이가 말을 더 많이 할 수 있게 노력하기보다는 용건만 빨리 끝내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런 시간이 누적되면 아이는 점점 더 질문하지 않게 될 것입니다.

두 번째로 논쟁이 될 만한 답이 없는 질문을 하는 것이 좋습니다. “친구를 때리면 될까?”라든지 “쓰레기를 함부로 버리는 것은 나쁜 행동일까?”와 같이 답이 명확한 질문은 아이의 생각을 확장시킬 수 없습니다. “『마당을 나온 암탉』에 나오는 족제비는 나쁜 동물인가요?”와 같은 질문처럼 바로 답을 할 수 없거나 생각이 다를 수 있을 법한 질문을 해야 합니다.

세 번째로 단순한 하나의 단어로도 아이의 호기심을 자극할 수 있는 다양한 이야기나 질문을 끌어낼 수 있어야 합니다. 김치라든지 플라스틱과 같은 단어가 있다면 이것으로도 토론을 유도할 수 있습니다. 그 분야의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최소한의 상식만 있어도 가능한 일입니다. 아이와 이야기를 해나가면서 찾아나가고 배워나가면 되기 때문입니다.



◇ 비판적이고 논리적인 사고능력 (이 답이 정말 최선입니까?)

인터넷의 대중화는 정보의 바다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냈습니다. 그로 인해 아이들의 질문에 부모가 명확한 답을 주지 못하는 경우면 대뜸 ‘네이버나 구글에서 찾아봐요’라는 말이 바로 나오게 됩니다.

문제는 이렇게 편리하기만 한 것처럼 보이는 정보의 바다가 우리에게 새로운 고민을 안겨주었다는 점입니다. 우리는 포털사이트에 있는 수없이 많은 정보를 아무런 필터 없이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그 결과 스스로 질문하고 답을 찾는 노력을 하거나 그 정보가 옳은지를 고민하는 것보다는 구글링(구글로 정보를 검색한다는 뜻)을 얼마나 잘하느냐가 더 능력 있는 학생으로 인정받는 사회가 되었습니다.

대표적인 예가 하나 있습니다. 그리스의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는 자신의 저서에서 높은 곳에서 무게가 다른 물건을 떨어뜨릴 때 무거운 물건이 더 빨리 떨어진다고 주장했습니다. 실제로는 질량과 관계없이 모든 물체는 같은 속도로 떨어집니다. 결국 16세기에 갈릴레이가 그 이론이 틀렸다는 사실을 증명할 때까지 사람들은 권위 있었던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의 주장이 절대적으로 옳다고 믿어왔던 것입니다.

내가 찾은 정보들이 모두 사실인 것으로 무조건 신뢰해버리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비판적이고 논리적인 사고는 생각을 펼치면서 일의 앞뒤가 맞아떨어지는지를 살피고 생각을 평가하는 힘을 의미합니다.

예일대 토론 협회장 헨리 장은 논리적인 사고가 필요한 이유를 세 가지로 요약했습니다.

첫째, 논리는 다양한 분야의 학문뿐만 아니라 자신이 생각하고 있는 중요한 질문에 대한 해답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준다.

둘째, 다른 사람의 말에 쉽게 현혹되지 않고 중요한 질문에 대한 대답을 더 잘하게 된다.

셋째, 스스로 논리를 만드는 것으로써 상대방을 설득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를 수 있다

우리가 알고 있는 모든 것들이 진실과 다르다는 것을 생각하기 시작하는 데서부터 논리적 사고는 시작됩니다. 이 사실을 잊지 말고 아이들과의 생활에서 지도해줘야 합니다.



하브루타는 유대인의 전통적인 교육이자 관계를 중심으로 이루어진 가정교육의 핵심입니다. 이 말은 다른 무엇보다 가족 간의 유대감이 기본이 되어야만 효과적인 대화나 질문이 가능하다는 의미입니다. 이런 능력을 바탕으로 아이가 좋은 책을 읽고 다양한 생각과 질문을 펼치는 힘을 키울 수 있다면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하브루타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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