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 아이에게 몰입하는 힘을 더 키워줄걸

아이가 10살이 넘기 전에 놓치지 말아야 할 48가지

by 페르세우스

SQ(Study Quotiont)를 키우는 교육 7 : 아이에게 몰입하는 힘을 더 키워줄 걸(스톱워치로도 집중력을 키울 수 있다니까요)


당신이 하고 있는 일에 온 정신을 집중하라! 햇빛은 한 초점에 모아질 때만 불꽃을 내는 법이다. -알렉산더 그레이엄 벨-



아이가 열심히 놀고 있는 모습을 가만히 관찰해보면 눈이 초롱초롱해 보이고 불러도 듣지 못할 정도로 집중하고 있을 때가 있습니다. 아마 아이가 몰입 중이기 때문입니다. 그럴 때는 방해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들곤 합니다. 아이가 훌륭하게 성장하는 데 중요한 요소 중 하나가 바로 몰입입니다. 저명한 미국의 심리학자인 미하이 칙센트미하이는 몰입이라는 표현을 처음 사용했으며 삶의 풍요로움은 행복이 아닌 몰입에서 온다고 주장했습니다. 몰입은 자신의 시간과 에너지를 중요한 한 가지에 쏟아붓는 것을 의미합니다. 과학적으로 위대한 결과를 이끌어 낸 천재들의 공통점도 바로 몰입적인 사고를 했다는 것입니다.



◇ 너무나도 먼 몰입의 세계

몰입 상태에서는 자신감이 높고 호기심도 극대화될 뿐더러 평소에 어렵게만 느껴지던 난제들이 쉽게 풀리고 삶의 만족도도 높아집니다. 두뇌 활동이 최고조에 오르고 사고력 역시 가장 빠른 속도로 발전한다고 합니다. 그런데 집중력과 몰입의 차이는 무엇일까요? 집중은 의식적으로 한 가지 일에 모든 힘을 쏟는 것을 뜻합니다. 몰입은 무의식적으로 어떤 일에 빠져있는 자체에서 즐거움을 느끼는 심적 상태를 말합니다. 집중력에 비해 몰입은 시간과 깊이가 현저히 다릅니다.

아이의 공부에서 몰입을 끌어내기 위해서는 다음 세 가지의 원칙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첫째, 목표가 명확해야 합니다. 15~30분 내외의 소화가 가능한 공부 분량을 정해줍니다.

둘째, 공부의 난이도는 80~90% 정도 혼자 해결할 수 있는 정도가 적당합니다.

셋째, 공부의 결과가 나왔을 때 칭찬이나 격려 같은 피드백이 빨라야 합니다.

그렇지만 아이들에게 공부를 시켜보려면 몰입은 커녕 얕은 집중력에 걱정만 커집니다. 일단 자리에 앉히기도 쉽지 않다는 것이 아이를 키우는 부모의 대부분이 가진 골칫거리일 것입니다.

집에서 관찰해보면 학습활동이나 일기쓰기와 관련된 아이의 몰입 시간은 매우 짧습니다. 아이들을 어렵사리 앉혔다 싶으면 갑자기 목도 마르고 화장실도 가고 싶어지고 연필로 종이에 낙서도 하고 지우개도 주물럭거려 봅니다. 잠깐 집중한다 싶다가도 싫증을 빨리 느끼며 몸을 배배 꼽니다. 그 모습을 보며 부모의 인내심은 무너져 내립니다.


◇ 포모도로? 먹는 거 아닌가요?

몰입하는 능력을 키우기 위한 저희 집에서 시도한 방법은 초창기에는 다른 집들과 별다른 것이 없었습니다. 으름장도 놓아보고 달래도 보고 어른이 옆에서 집중하는 모습도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여러 가지를 시도했지만 크게 효과를 얻지는 못했습니다.

그러다가 우연히 접하게 된 방법이 바로 포모도로 기법입니다. ‘포모도로’는 이탈리아어로 황금사과라는 의미를 가진 토마토를 뜻합니다. 토마토 모양의 타이머를 통해 아이디어를 얻었다 해서 그 이름을 따서 만든 시간 관리 방법론입니다. 집중력이 부족한 사람들을 위해 만들어진 이 기법은 20~25분을 타이머로 설정하고 할 일에 집중하고 5~10분을 쉬는 것으로 꽤 간단한 방법입니다. 여기서 유념할 점은 집중하는 시간과 쉬는 시간을 확실히 구분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아이들도 이런 방식을 시도하는 것에 대해 찬성했습니다. 아이들도 시간을 아끼면 놀 시간이 많다는 것 정도는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아이에게 일기나 숙제, 문제집에 얼마만큼의 시간을 사용하겠느냐고 물은 뒤 그 시간만큼을 스톱워치로 정해서 실천했습니다.

그 결과는 나쁘지 않았습니다. 정해진 시간 안에 자신이 과제를 마치는 것이 일종의 미션처럼 생각되었던 모양입니다. 물론 중간에 흐트러지는 상황이 생기기도 합니다. 그래도 끝까지 잘 앉아있기만 해도 절반의 성공입니다. 습관이 되면 차차 나아질 것이기 때문입니다.

조금씩 시간을 늘려봤더니 길게는 30분 정도까지도 집중하기도 했습니다. 빠르게 할 일을 마침으로써 나머지 시간은 놀 수 있다는 것을 깨닫고는 상당한 효율을 발휘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놓치지 말아야 할 부분은 정해진 시간을 잘 마무리하면 칭찬을 꼭 잊지 말아야 한다는 점입니다.

이렇게 일정 시간 동안 집중하는 훈련이 몸에 습득되면 깊은 몰입에까지 도달할 수도 있습니다. 처음에는 타이머를 틈틈이 곁눈질하다가도 어느 순간 시간이 가는 줄을 모르고 과제를 수행하게 될 것입니다. 그런 성공적인 경험을 통해 아이도 몰입이 습관이 되어 타이머가 필요 없게 되는 경지에 이르게 될 것입니다.

참고로 스마트폰을 타이머 용도로 쓰는 것은 그리 추천하지 않습니다. 『노모포비아, 스마트폰이 없는 공포』에 언급된 연구에 의하면 동작하지도 않은 스마트폰의 알람을 확인하려고 하는 유령 진동 증후군처럼 전자기기가 가까이에만 있어도 집중력이 떨어진다는 연구도 있기 때문입니다. 520명의 실험을 통해 스마트폰이 책상처럼 가까이에 두면 멀리 둔 것에 비해 작업 기억과 유동성 지능을 떨어뜨린다는 것이 밝혀지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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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집중력을 키우는 간단한 방법은?

포모도로 기법 이외에도 몰입하는 힘을 키우는 방법은 다양합니다. 가정환경이나 아이의 집중력 수준에 맞춰야 하므로 사전에 꼼꼼하게 따져볼 필요가 있습니다.

첫 번째는 아이의 몰입하는 힘이 현저히 낮다고 판단되면 아이가 몰입할 수 있는 최소 시간부터 시도하는 것입니다. 일단은 앉아있는 것조차 힘들다면 몰입이 잘 되는 시간대에 5분부터 시작합니다. 부모도 옆에 앉아 함께 시간을 보내며 몰입할 수 있도록 돕고 적응되었다 싶으면 시간을 조금씩 늘려나가면 됩니다.

두 번째 방법은 점잇기나 미로 찾기, 숨은그림 찾기, 스티커 컬러링 같은 놀이책을 활용하는 것입니다. 시중에는 다양한 분야의 놀이책들이 있습니다. 아이가 관심이 있어 하는 것 중 수준에 맞는 것으로 고르면 됩니다. 아이가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이럴 때는 숙제가 아닌 놀이처럼 보이게 어른이 먼저 해보는 것도 방법입니다. 이런 활동들은 몰입력뿐만 아니라 기본적으로 소근육의 발달을 돕습니다. 그와 더불어 인내심과 성취감을 키우는 데도 상당히 좋습니다.

세 번째 방법은 아이가 심리적으로 몰입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입니다. 아이는 부모의 말과 행동에 민감합니다. 아이가 열심히 수학 문제를 풀고 있는데 부모님이 옆에서 통화를 하거나 tv를 보고 있다면 어떨까요? 아이는 결코 집중력을 유지할 수 없을 것입니다. 노는 시간과 공부하는 시간을 분리해주는 것 역시 중요합니다.

네 번째 방법은 아이가 몰입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줘야 합니다. 어질러진 공간은 몰입에 방해가 될 수 있습니다. 아이가 스스로 치울 수 있도록 하되 하지 못한다면 함께 도와주면 됩니다. 일종의 준비 활동인 셈입니다. 그런 뒤 차분하게 몰입이 필요한 활동을 하게 해 주면 됩니다.

다섯 번째 방법은 규칙적인 습관을 만들어주는 것입니다. 어떤 활동이든 부모가 충동적으로 정하고 지시하는 식이라면 아이는 혼란스러워할 것입니다. 일어났을 때 내가 오늘 무엇을 해야 한다는 것을 미리 알게 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이렇게 하면 아이가 시간을 어떻게 써야 할지를 생각할 수 있습니다. 아이의 계획성을 키워줄 수 있다는 점과 더불어 몰입하는 힘을 키우는 데에도 큰 효과가 있습니다.

여섯 번째 방법은 보드게임을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는 점입니다. 『파워풀 워킹 메모리』(미국 노스플로리다 대학 심리학과 교수 트레이시 앨러웨이와 메모사인 사의 CEO 로스 앨러웨이가 쓴)에 따르면 작업기억은 집중력과 직접적인 관계가 있다고 합니다. 카드게임, 체스, 장기 같은 게임이나 주사위를 사용하지 않고 전략이 필요한 보드게임은 작업기억력을 높이는 데 많은 역할을 합니다. 이는 규칙을 기억하고 단기와 장기기억에 저장된 정보들을 꺼내서 잘 조합하고, 처리해서 원하는 것을 판단하고 행동하게 하는 능력이 향상됨을 뜻합니다.

마지막으로 언제나 그렇듯 아이가 일정한 수준과 시간 동안 집중력을 유지하는 것을 성공했을 때 칭찬과 격려를 잊지 말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아이가 초반에는 적응하기 힘들어할 수 있습니다. 그럴 때 내적 보상만으로 아이가 만족하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상황에 따라 작은 선물과 같은 외적 보상도 적절하게 써주세요. 아이가 원하는 것을 무리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적절하게 들어주는 것도 필요합니다.

참고로 게임이나 영상물로는 온전하게 집중력을 키울 수 없다는 점도 확실히 알고 가셔야 합니다. 이들은 특별한 노력을 기울이지 않아도 저절로 생기는 무의미한 수동적인 집중력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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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집중력에는 손글씨!

저는 학교에서의 활동이 많다 보니 아이 친구 부모님들을 비롯해 선배 학부모님, 선생님들과 이야기를 많이 나누곤 했습니다. 그러다 보면 아이에 대한 다양한 걱정들을 듣게 되는데 생각보다 아이들의 삐뚤빼뚤 글씨를 걱정하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물론 글씨가 그렇게 중요한 것이냐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있을 겁니다. ‘천재는 악필’이라는 말도 있는데 말입니다.

이 유명한 말에는 재미있는 속설 하나가 있습니다. 천재가 악필이 된 것은 순간적으로 생각난 아이디어들을 언제 어디서든 급히 메모하다 보니 글씨가 나빠질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는 이야기입니다. 그렇게 보면 악필과 천재의 인과관계는 크게 없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요즘에는 교육 분야에서조차 미디어의 종류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다 보니 손글씨를 쓸 일이 많이 줄어들었습니다. 심지어 대학교 강의실에서조차 필기하는 학생보다 노트북으로 교수의 강의를 타자로 메모하거나 녹음을 하는 학생들이 많아졌습니다. 심지어 요즘에는 녹음한 파일을 문서로 변환시켜주는 프로그램까지 생기기도 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손글씨를 포기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바른 연필 잡기를 통해서 쓴 바른 글씨는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다주기 때문입니다.

『필기에 대한 권위 있는 분석』(마크 세이퍼)에서는 필기가 왜 두뇌 발달에 좋은지를 밝혔습니다. 좌뇌와 우뇌의 균형된 발달은 물론 정서 안정과 학습효과 향상에도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필기는 장기기억에 제일 큰 효과가 있는 방법이기도 합니다. 프린스턴대와 UCLA대 공동연구팀의 연구에 따르면 필기를 하는 대학생과 전자기기에 기록하는 대학생 중에서 필기하는 쪽이 긴 시간 동안 기억이 정착되는 경향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와 더불어 집중력 및 창의성 발달과 읽기 습득 능력, 학습에도 도움이 된다는 연구도 있습니다. 손글씨를 쓸 때 뇌파에서는 이성적 판단과 의사결정을 담당하는 전두엽이 활성화되었다는 사실도 매우 흥미로운 부분입니다.

바른 손글씨의 기본은 올바르게 연필을 잡는 것부터 시작합니다. 연필 잡는 방법부터 잘못되면 글씨가 바르게 써지지 않습니다. 아이의 연필 잡는 모습을 자세히 지켜보면 의외로 독특하게 잡고 글씨를 쓰는 경우가 많습니다. 칫솔질이나 젓가락질처럼 연필을 잡는 방법도 초반에 잘 잡아주어야 합니다.

바른 방법을 알려준다 해도 아이가 손이 아프다, 불편하다며 칭얼거릴 겁니다. 그런 것에 마음 약해지지 말고 다독거려주되 단호히 지도해줄 필요가 있습니다. 이병대 한글 필기체 연구소장은 그 이외에도 연필을 잡는 힘, 즉 필압을 최대한 낮춰서 글씨 쓰기에 대한 피로감을 줄이는 방법과 펜과 종이와의 각도는 반시계 방향으로 15~20도로 유지, 글씨의 기준선을 정해서 쓸 수 있도록 지도하는 것을 글씨체를 바꾸는 방법으로 꼽았습니다. 시중에 나와 있는 글씨 교정을 위한 책을 구매해서 아이에게 시켜보는 하나의 방법입니다.


다른 할 일도 많은데 이런 것을 굳이 숙제처럼 시켜야 하는 건가 하는 비판적인 시각을 가진 분들도 계실 겁니다. 아이가 글씨가 예쁘지 않으면 글씨 쓰는 것에 자신감도 없어지며 더 쓰지 않게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쓰는 장점을 잃어버릴 확률이 그만큼 높다는 뜻입니다. 글씨는 여느 습관들처럼 때를 놓치면 훨씬 더 고치기 힘들다는 것은 다들 경험으로 아실 것입니다. 무엇보다도 손글씨는 집중력 향상에 큰 도움이 된다고 하니 부디 놓치지 않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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