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 선행학습과 심화학습에 대해서 깊게 생각해볼걸

아이가 10살이 넘기 전에 놓치지 말아야 할 48가지

by 페르세우스

SQ(Study Quotiont)를 키우는 교육 8 : 선행학습과 심화학습에 대해서 깊게 생각해볼걸

세 권을 한 번 푸는 것보다 한 권을 세 번 푸는 것이 낫다 -수학계 명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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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진이 어머님은 고등학생 아들을 둔 학교 선생님입니다. 선행학습에 대한 단점을 아는 분이었기에 호진이에게 선행학습을 시키지 않고 현행의 심화학습 정도만 시켰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그 선택은 의외의 결과를 낳았습니다. 현재 호진이는 고등학교 수업을 따라가기도 벅차다고 합니다. 그리고 엄마에게 이런 원망을 한다고 합니다. “엄마, 왜 나 선행 안 시켜줬어?”

이와 같은 일화들은 우리나라에서 선행학습을 해야 한다고 믿는 엄마들이 설득되는 가장 강력한 논리입니다. 5학년에는 중1, 중2 때는 고1 수학을 공부하는 식으로 최소 두 개 학년 이상의 공부를 미리 해둬야 고등학교 2학년 때는 수능시험 준비를 본격적으로 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 선행학습의 딜레마

우리나라만큼 선행학습에 대한 논쟁이 격렬한 나라는 많지 않을 것입니다. 선행학습이란 새로운 지식이나 기술을 습득할 때 정규과정보다 앞서 배우는 것을 뜻합니다. 기간에 대한 뚜렷한 정의는 없으나 일반적으로 하나 또는 두 학기 정도를 미리 공부하는 것까지는 예습으로 보며 그 이상은 선행으로 봅니다. 문제는 요즘은 저학년조차도 두 개 학년 정도는 가볍게 뛰어넘는 선행을 시키는 경우가 많다는 사실입니다.

현재 다른 선진국들처럼 우리나라 역시 선행학습이 원칙적으로 금지되어 있습니다(공교육 정상화 촉진 및 선행교육 규제에 관한 특별법(2019.03.26. 공포)). 학교는 선행학습을, 학원은 선행학습 광고를 하지 못하는 것이 이 법의 핵심입니다. 그렇지만 우리 동네에서 어느 학원에서 선행수업을 하는지 모르는 부모는 많지 않습니다.

선생님들과 전문가들은 교육적으로도 도움이 되지 않기에 선행학습의 부작용에 대해서 수없이 경고합니다. 보통 아이의 선행학습은 이해도가 80%는 되어야 효과가 있다고 봅니다. 그리고 습득한 지식을 자기주도학습으로 복습할 수 있는 시간과 능력이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교육전문가들은 선행학습을 소화할 수 있는 아이들의 비율을 10%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고 보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도 부모들은 학원에서 최소 두 개부터 많은 경우에는 네 개 학년 이상 뛰어넘은 교육을 아이들에게 시키고 있습니다. 지금 저 10% 안에 들지 못하면 아이의 고등학교, 대학교의 진로는 이미 결과가 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알려진 것처럼 수능 만점자들의 인터뷰에는 선행학습을 하지 않았다는 내용이 심심찮게 나옵니다. 2020학년도 수능시험 만점자인 송영준 군 역시 선행학습을 하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저 아이는 특별하니까 가능했던 거겠지’, ‘조금은 했겠지. 설마 하나도 안 했겠어?’, ‘그래도 명문대 간 아이들은 다 선행을 하지. 왜 안 하겠어?’라고 생각하면서 스스로 합리화시키려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렇지만 과연 선행학습으로 우리 아이들은 부모님이 기대하는 만큼의 성취를 이룰 수 있을까요? 선행학습은 알고 보면 득보다 실이 더 많은 방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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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행학습의 부작용

사교육을 통한 선행학습이 가진 부작용은 크게 네 가지입니다.

첫 번째는 선행학습의 대부분이 수박 겉핥기식 암기 형태의 교육이라는 점입니다. 입시 전문가들은 대학입시에서 수시전형을 준비하든 정시전형 준비하든 간에 가장 우선되어야 하는 것은 기본 개념이라고 주장합니다. 개념을 잡지 않으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없다는 이유에서입니다. 선행학습은 가장 중요한 공식의 원리를 비롯한 개념에 대한 학습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합니다.

학원에서는 기본 개념을 천천히 잡으며 진도를 진행할 수가 없습니다. 기본적인 진도가 정해져 있고 수준이 높은 상위권 학생들 위주로 수업이 진행되기 때문입니다. 이런 방식의 공부는 아이의 공부에 대한 의욕을 오히려 급격히 떨어뜨릴뿐더러 되려 수포자의 길로 들어서는 지름길이 되기도 합니다.

두 번째는 현재 학교에서 하는 공부에 대한 흥미가 상실됩니다. 선행으로 공부를 마쳐버리면 아이는 복습으로 온전히 하지 못했음에도 그 내용이 자신의 지식이 되어버린 것으로 믿게 됩니다. 메타인지 착각이 생기는 것입니다. 그로 인해 학교에서의 현행 수업은 지루하게 느낍니다. 중고등학교 교실에서는 수업 시간에는 자고 학원에 가서 공부하는 아이들의 모습을 심심찮게 볼 수 있습니다. 엄청난 양의 학원 숙제로 인해 수면이 부족한 이유도 있겠지만 이미 아는 내용이라 생각하기에 집중력이 떨어지고 지루함을 느끼기 때문입니다. 내신성적의 대부분이 학교 수업에서 나온다는 것을 감안한다면 이는 결코 바람직한 방향이 아닙니다.

세 번째는 자기주도학습 능력을 기를 수 없다는 점입니다. 자기주도학습의 핵심은 자신에게 필요한 공부를 필요한 만큼 효율적으로 집중력 있게 사용하는 것입니다. 학원은 자기주도학습 능력의 최대의 적입니다. 학원 수업에서 아이들은 스스로 문제는 풀어보기보다는 선생님의 풀이와 설명을 듣고 오는 시간이 많습니다. 요즘 학원에서는 수업 시간에 아이들이 스스로 문제를 풀도록 한다고 항변하실 분들도 계시겠지만 일방적으로 정해진 진도를 소화하기 위해 대부분은 선생님이 문제를 풀어주는 시간이 더 많습니다.

자신에게 진짜 부족하고 필요한 부분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 수 있는 복습이 필요합니다. 배우고 나서 다시 살펴봄으로써 확실히 흡수하는 것이 중요한데 감당하기 힘든 학습량으로 인해 복습할 시간은 턱없이 부족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악순환이 반복되면 제대로 된 공부법을 익히지 못하게 됩니다. 자기주도학습을 습관화하기가 어려워진 아이의 학습능력과 성적은 굳이 언급할 필요도 없을 것입니다.

마지막으로는 금전적인 부담입니다. 하우스푸어라는 말은 이제 흔한 단어입니다. 그렇지만 요즘 새롭게 에듀푸어(교육빈곤층)라는 말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자녀들의 교육비를 대느라 빈곤층으로 전락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현대 경제연구원의 조사에 의하면 2015년 말 기준으로 에듀푸어(도시에 거주하는 2인 이상 가구 중 빚이 있고 적자 상태인데도 평균 이상 교육비를 지출하는 가구)는 60만 6,000가구로 추정된다고 합니다. 이 수치는 자녀 교육비 지출이 있는 614만 6000가구 중 9.9%에 해당하는 수치라고 합니다. 부모의 교육 수준이 높을수록 자녀에 대한 기대치가 높고 그와 더불어 교육비의 지출 비중이 높아지는 구조라고 하니 생각보다 걱정스러운 수준입니다.

물론 아이의 교육에 부모가 투자하는 것을 결코 헛된 투자라고만 볼 수 없습니다. 부모의 시간과 노력을 조금만 더 올바른 방향으로 투자할 수 있다면 그것은 몇 개의 사교육보다 더 훨씬 값진 결과를 낳을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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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행학습, 아이가 정말 잘 소화해 내고 있나요?

제가 아는 6학년 자녀를 둔 아버지 한 분은 현재 자녀가 중학교 2학년 선행학습을 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친구들이 선행학습을 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아이도 학원에 가기를 원했다고 합니다. 그 이야기를 듣고 아이의 능력과 의지를 칭찬해주면서 아이가 현재 6학년 공부는 잘 따라가는지에 대해서 조심스레 물었습니다.

안타깝게도 아이는 정작 자신의 학년인 6학년 수행평가에서 중간 정도의 성적밖에 거두지 못했다고 합니다. 더 놀라운 사실은 학원을 그렇게라도 다니고 있으니까 절반 정도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믿는 그분의 대답이었습니다. 현재를 담보로 하여 미리 미래의 수익을 예측해서 투자는 하지만 결과가 기대한 만큼 좋지 않아 보여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얼마 전 서울의 한 초등학교 2학년 아이가 고등학교 과정에 있는 정석 수학을 배운다는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참으로 놀라운 실력입니다. 문제는 그 아이에게 수학적인 재능에 비해 학교생활에 대한 적응력은 부족했다는 사실입니다. 그 아이는 학교에서 선생님을 비롯해 같은 반 아이들과 충돌이 자주 생겼습니다. 고등학교 수학을 배우는 수준인 아이의 눈에 그 교실이 얼마나 유치하게 보였겠습니까. 안타깝게도 아이의 선행학습은 뜻대로 이루었을지 몰라도 아이가 보여주는 문제행동을 개선하는 데까지 성공하지는 못했던 모양입니다. 결국 그 아이는 선생님을 수업 중에 폭행하는 사건을 일으켰고 강제 전학 조치를 당했습니다.

결과론적인 이야기지만 과연 그 아이의 선행학습이 그 아이에게 맞는 교육이었는가 하는 의문도 있었습니다. 여러 사례에서 본 적이 있듯 아이는 부모의 사랑을 얻기 위해 스스로 감당하기 힘든 일을 억지로 하려는 경우도 있기 때문입니다.

정말 우리 아이가 뛰어난 인지능력이나 학습능력을 가졌다면 부모는 그 능력을 더 살리고 키울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당연합니다. 다만 선행학습이라는 것은 현재 내가 하는 공부를 시시하게 만들게 되므로 현행 학교 수업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들게 만들고 적응을 힘들게 할 수 있습니다. 공부에 대해서만 다른 사람들보다 먼저 달려 나가는 것뿐만 아니라 정서적인 부분에서도 아이와의 소통을 통해 많은 도움을 줘야 합니다. 언론에 자주 노출되며 전국민적으로 모르는 사람이 없었던 천재 송유근 군의 사례는 앞서나가는 교육에 대해 깊이 참고해볼 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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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완전학습과 심화학습

이러한 선행학습과 반대되는 개념으로 강조되는 것이 완전학습과 심화학습입니다. 완전학습은 해당 학년이나 학기에 배우는 내용을 현행에서 완벽하게 이해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방식입니다. 임작가의 『완전학습 바이블』에서는 완전학습을 위해 교과서와 학교 수업을 강조합니다. 기본이 제일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아이들의 대다수가 교과서의 내용을 온전히 이해하지 못한 채 어려운 문제집이나 학원 교재로 넘어갑니다. 교과서를 완벽하게 이해하는 것에서부터 공부는 시작이지만 이미 수업을 마쳤으니 수업내용이 습득된 것으로 착각한다는 것입니다. 이 역시 메타인지 오류입니다. 일단 진도를 나갔으니 다음 단계로 어렵고 복잡한 문제를 풀고는 있지만 내용을 완벽하게 이해했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레벨테스트로 수강생을 따로 선발하는 상당수의 학원도 상황은 마찬가지입니다. 테스트를 통과한 뒤 각 해당 레벨에 해당하는 수업 진도를 마칩니다. 약 3개월 정도 되는 일정 기간의 수업을 마치면 테스트를 보고 월반을 하지만 100점 만점에 70점 정도가 커트라인이다 보니 요식행위에 가깝습니다. 이렇게 수업을 듣기만 하면 완벽하게 이해했다고 가정하고 계속 진도를 나갑니다. 부모들은 아이의 실력이 계속 향상되고 있다고 굳게 믿게 됩니다.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는 것을 깨닫기는 쉽지 않습니다. 부모가 매일 아이의 공부를 챙기기에는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아이는 점점 공부에 대한 스트레스와 한계를 느끼게 될 것이고 그것이 화산처럼 분출되어 나오는 위험한 순간을 맞이하게 될지도 모릅니다.

교육과정이라는 것은 순차적으로 앞의 내용을 바탕으로 뒤에 오는 내용을 배워 나가기 위해 짜놓은 체계적인 과정입니다. 수학 계통도 기준으로 보았을 때 나눗셈을 제대로 배우지 못했다면 분수에서부터 문제가 생깁니다. 이런 문제가 차츰 누적되면 걷잡을 수 없게 됩니다. 부모는 뒤늦게 이런 상황을 마주하며 ‘멘붕’에 빠집니다. 더 큰 문제는 어디에서부터 이런 문제가 생겼는지 알기 힘들다는 점입니다. 이것이 바로 수포자가 생기는 흐름입니다. 교과서에 있는 기본적인 내용들을 완전히 습득하고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완전학습은 공부를 위한 필요충분조건인 셈입니다.

심화학습이란 풀어본 적이 없는 고난도 문제를 풀어보는 학습을 뜻합니다. 교육 관련 전문가들의 상당수는 수학이란 학문은 선행학습을 하기보다는 현재의 학년에 요구되는 개념을 확실히 이해하고 응용력을 키워줄 수 있는 심화가 더욱 중요하다고 조언하고 있습니다. 선행학습의 심리는 어렸을 때부터 미리 수학의 진도를 빼놔야 좋은 고등학교를 갈 때 도움이 될 것이라는 생각에서부터 시작됩니다.

그렇지만 수학도 여느 과목들처럼 제시된 문제를 통해 답을 찾아내는 과목입니다. 분명히 다른 점은 자신의 지식을 바탕으로 문제에서 요구하는 조건에 맞춰서 풀어내는 방법을 찾아내는 과정을 평가한다는 점입니다. 이런 점에서 수박 겉핥기 방식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큰 선행학습보다는 깊이 있는 공부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심화학습은 선행학습보다 도움이 됩니다.

심화학습이란 현행에 대한 완전학습을 기반이므로 개념을 깊이 있게 이해하고 어려운 문제에도 도전하면서 응용력도 키울 수 있습니다. 이런 과정을 거치게 되면 단원이나 학년 간 연계성을 고려했을 때 심화학습만으로도 상위 학년의 단원에 대한 예습까지도 가능합니다.

다만 한 가지 주의할 점이 있습니다. 무리한 수준의 심화학습은 되려 자신감이 떨어뜨릴 수 있으므로 유의해야 합니다. 어려운 문제를 손도 못 대서 답안지를 봐야 해결이 된다면 심화를 하는 의미가 없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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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위에서 다른 아이들이 선행학습을 하고 있다고 이야기를 들을 때 우리는 큰 불안감을 느낍니다. 오히려 선행하는 아이들의 상당수가 현재 학년의 수업에 제대로 따라오지 못한다는 이야기는 귀에 잘 들리지 않습니다. 실제로 두 개 학년 이상의 수학 선행학습은 영재고나 특목고를 목표로 하는 아이들에게 필요한 방식입니다. 그렇지만 그 방법이 모든 아이에게 맞는 것은 아닙니다. 아이를 성향을 면밀하게 관찰하고 고민한 끝에 적절한 공부 방법을 찾았다면 그 방향으로 믿음을 가지고 기다려 줄 수 있는 의지가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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